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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20년 만에 공개한 반도체기판 사업장···日 독점 깬 삼성전기의 놀라운 기술

산업 전기·전자 르포

20년 만에 공개한 반도체기판 사업장···日 독점 깬 삼성전기의 놀라운 기술

등록 2023.11.05 09:00

세종=

김현호

  기자

전·후공정으로 역할 세분···수율 올리는 '임베딩' 기술까지신공장은 내년 5월 가동···"원료부터 통합 생산까지 한번에"

'최적의 공정 배치', '물류 자동화' 등 최고의 인프라와 청정환경을 구축한 삼성전기 세종사업장이 20여년 만에 외부인에게 개방됐다. 세종시 대표 산업단지인 명학산업단지 내 자리 잡고 있으며 축구장 24개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일본산 기판 독점 시대를 마감하고 전자부품산업의 산실로 평가되는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기판 생산의 전초기지다.

반도체 패키지기판은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 처리장치) 등 고성능 반도체를 메인보드와의 전기적 연결을 도와주며 외부 온도, 습도, 충격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전기신호가 지나가는 회로를 도로,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땅은 기판으로 불린다. 반도체 크기가 소형화되고 있는 만큼 한정된 공간에서 더 얇게, 더 미세한 회로를 구현하는 것이 반도체 패키지기판 기술 개발의 핵심이다.

반도체 패키지기판 구조. 사진=삼성전기 제공반도체 패키지기판 구조. 사진=삼성전기 제공

세종사업장은 삼성전기 국내 사업장 중 유일하게 반도체 패키지기판 단일 제품을 생산한다.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부터 메모리, 통신 모듈 및 전장용 반도체에 들어가는 패키지기판을 생산 중이다. 세종사업장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패키지기판 중 플래그십 모바일 AP용 기판은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일 찾은 세종사업장은 자동화를 구축해 놓아 현장 모니터링 인력들을 제외하면 상주 인원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첨단 시설로 중무장한 이곳은 각 제품에 바코드를 부여해 제품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고 유닛 단위까지 언제 어느 공정에 도착했는지 확인이 가능했다.

총 4개 공장이 운영되고 있는 세종사업장은 반도체 패키지기판의 회로 배선을 구현하는 전 공정과 표면처리를 하는 후공정 등 업무를 세분화해 24시간 가동되고 있다. 1, 2공장은 전 공정에 해당하는 회로 형성, 적층, 도금 공정 등이 이뤄지며 4공장은 회로의 손상 및 성능 저하 방지를 위한 후공정 작업인 SR(Solder Resist) 공정 등이 진행된다.

고객사가 원하는 디자인 형태로 회로를 형성하는 회로 형성 공정은 기판 위에 빛에 반응하는 감광성 고분자 물질인 포토레지스트(Photo Resist)를 얇게 바른 후 원하는 패턴의 마스크를 올려놓고 빛을 가해 회로를 형성한다. 회로가 형성되면 절연층을 겹쳐 쌓아 여러 층의 기판을 적층하고 적층된 층과 층의 전기적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도금 공정이 이뤄진다.

삼성전기 세종사업장에서 임직원이 설비를 관리하고 있다. 사진=삼성전기 제공삼성전기 세종사업장에서 임직원이 설비를 관리하고 있다. 사진=삼성전기 제공

패키지기판의 전기적 신호를 연결하기 위해선 적층 된 기판 사이에 구멍을 내야 하는 비아(Via) 작업이 필요하다.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를 만드는 과정을 뜻한다. 기판의 비아는 지름 80㎛(마이크로미터 : 1마이크로미터=A4용지 100분의 1 두께)내 50㎛의 구멍이 정확히 뚫려야 해 기술 난도가 높다.

회로가 복잡하면 신호가 전달되는 과정 중에 손실이 생길 우려가 커지는데 세종사업장은 '임베딩(Embedding)' 기술을 갖춰 패키지기판의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임베딩은 기판 위에 실장하던 수동부품을 기판 내부에 내장시키는 기술로 신호 경로 길이를 줄여 전력 손실을 50% 이상 줄일 수 있고 고속 신호 전달에도 유리하다. 삼성전기는 국내 기판 업체 중 유일하게 임베딩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세종사업장은 패키지기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5공장(신공장) 건설에 한창이다. 신공장은 새로운 반도체 적층 방식인 2.5D 패키징 기술을 갖춘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기판을 생산할 예정이다. 신공장은 2024년 5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며 현재 준공율은 약 57%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신공장에는 세종사업장 처음으로 원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통합 생산이 가능한 설비·인프라, 물류 자동화 생산체제를 적용해 제품 생산 속도를 끌어올리고 최고 수준의 청정환경 구축으로 우수한 품질의 기판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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