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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외환 출신' 이승열 하나은행장, 내부화합·내실경영 중책

금융 은행

'외환 출신' 이승열 하나은행장, 내부화합·내실경영 중책

등록 2022.12.14 12:44

차재서

  기자

하나금융 임추위 새 하나행장에 이승열 추천 30년 넘게 현장서 활약한 '전략·재무 전문가'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첫 경영진 인사에서 '외환은행 출신 재무통' 이승열 하나생명 대표를 하나은행장으로 발탁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 금융권 곳곳에서도 위기 신호가 감지되는 만큼 내부적으로 신망이 두터운 재무 전문가에게 주력 계열사를 맡김으로써 안정을 도모하려는 포석이다.

14일 하나금융지주는 전날 열린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추위)에서 이승열 대표를 하나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승열 행장 내정자는 함영주 회장과 지성규 전 부회장, 박성호 행장을 잇는 하나은행의 네 번째 CEO이자 첫 외환은행 출신 행장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1963년생인 이승열 내정자는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1991년 외환은행에 입행한 뒤 전략기획부장과 경영기획부장 등을 거쳤다. 또 통합 하나은행이 출범한 이후엔 경영기획그룹장, 지주 그룹재무총괄, 경영기획·지원그룹장 등 요직을 맡아봤으며 연초부터 하나생명 대표로 재직 중이다.

또 이 내정자는 2012년 하나은행이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할 땐 외환은행 IR 팀장으로서 실무를 담당했고, 2015년 두 은행이 조기 통합을 추진할 당시 노사 협상단의 일원으로서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이처럼 함영주 회장이 이 내정자를 하나은행장으로 낙점한 것은 어느 때보다 은행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물경기 둔화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해 내년엔 은행업마저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나은행이 흔들리면 그룹에 위기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함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실질적인 통합을 이끈 장본인이다. 2015년 9월 초대 행장으로 취임한 그는 약 3년7개월 동안 경영을 책임지며 은행을 성장시켰고, 2019년엔 인사·급여·복지제도의 통합을 유도함으로써 출범 4년 만에 진정한 의미의 '원뱅크'를 이뤄냈다. 새 하나은행장에게도 같은 역할을 기대할 것이란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이에 따라 이 내정자는 하나은행 CEO로서 내부 임직원의 화합을 도모하는 데 신경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 이후 KEB하나은행이란 이름을 사용하던 하나은행은 2020년 2월 외환은행을 뜻하는 'KEB'를 떼고 새 출발했는데, 이로 인해 구성원간 위화감이 생길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또 올해는 하나은행 노조위원장 선거도 앞두고 있어 신임 행장으로서는 내부 분위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현재 연임에 도전하는 최호걸 위원장은 2019년 하나·외환은행 첫 통합 노조 위원장으로서 내부적으로 지지를 얻고 있는데, 함 회장 취임 당시 공정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냈던 인물로 유명하다.

이와 함께 은행의 체력을 키우는 것도 이 내정자의 숙제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악재 속에서도 하나은행이 양호한 성과를 내긴 했으나 올해에 접어들어서는 경쟁사에 추월을 허용하는 등 상대적인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실제 하나은행은 3분기까지 누적 2조24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성장했다. NPL(고정이하여신)커버리지비율 207.3%, 고정이하여신 비율 0.21%, 연체율 0.18% 등 건전정 지표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같은 기간 2조3735억원을 남긴 우리은행보다 소폭 뒤쳐진 실정이다.

은행업 전망도 어둡다. 하나금융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리인상 기조와 맞물려 가계부채, 한계기업,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취약부문의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 은행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실물경기 둔화와 대출금리의 급격한 상승이 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 악화와 대손비용 증가를 초래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나금융 임추위 측은 이 내정자에 대해 "최근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 CEO로서 중요한 자질인 전략적 방향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구성원, 영업 현장과 소통함으로써 조직을 이끌어 나가고, 투자자·소비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와 관계도 원만히 형성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신념과 원칙에 기반해 조직을 원활히 이끌어나갈 수 있는 신뢰받는 인물"이라며 "상생과 협업이 중시되는 현 금융생태계에 적합한 인물이자 하나은행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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