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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의 모멘텀]공매도 재개 한 달, 구멍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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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숲만 보고 불법벌목 외면하는 금융당국
공매도 주체 外人, 대차거래 전산화 대상서 빠져
불법 공매도 처벌 수위 선진국 대비 ‘솜방망이’

reporter
“불법 벌목꾼이 무분별하게 나무를 베고 있어도 멀리서 숲만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이죠. 불법 벌목꾼의 적발도 시늉뿐이니 죽어 나간 나무와 집을 잃은 새만 불쌍합니다”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재개 한 달이 지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공매도와 주가 간 유의미한 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공매도의 원활한 안착으로 시장불안 심리와 이상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셀프 칭찬’도 줄줄 늘어놨다.

하지만 이 같은 금융당국의 발표는 개인투자자들의 ‘민심’과 사뭇 동떨어져 보인다. 공매도가 허용된 코스닥150은 한 달간 1.5%나 떨어졌는데, 코스닥 평균인 –0.2%보다 하락 폭이 컸다. 코스피200의 상승률(1.8%)도 코스피 평균 상승률인 2.4%에 못 미쳤다.

특히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10개 종목 중 6개의 주가가 떨어졌고, 공매도 비중이 높은 상위 10개 종목에서도 2개를 빼면 모두 하락했다. 공매도 세력의 십자포화를 맞은 종목들은 추풍낙엽처럼 속절없이 무너진 셈이다.

셀트리온과 씨젠, 신풍제약 등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주요 바이오주들은 공매도 재개 이후 연일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시 말해 금융당국은 ‘숲’만 볼뿐 공매도에 시달리는 개별종목인 ‘나무’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5월 한달간 외국인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827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거래대금의 84.7% 수준이며, 공매도 금지 전인 2019년보다 21.8%p나 늘었다. 반면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1.6%에 불과하다.

문제는 공매도의 주체인 외국인이 아직도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를 적발하겠다며 ‘대차거래계약 확정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정작 외국인들은 감시대상에서 빠졌다. 최근 12년간 적발된 불법 공매도의 94%가 외국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힘든 조치다.

특히 대차거래계약 확정시스템은 ‘무늬만 전산화’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차계약서를 단순보관해 조회만 가능할 뿐, 여전히 실시간으로 불법 공매도를 잡아내는 건 불가능해서다.

불법 공매도로 적발되더라도 처벌은 1년 이상 징역 또는 부당이득 내 3~5배의 벌금이 전부다. 반면 선진국들은 강력한 처벌조항을 만들어 공매도 세력의 범죄 욕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에 따르면 미국은 무차입 공매도 후 결제 불이행 시 500만달러(약 50억원) 이하의 벌금 또는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프랑스도 1억유로(약 1368억원) 또는 부당이득의 10배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인 우리 자본시장에서 공매도에 순기능을 기대하긴 어렵다. 금융당국이 해야할 건 셀프칭찬이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처벌과 감시 강화다. 작은 개미구멍이 둑 전체를 무너뜨린다는데 우리 자본시장엔 이미 너무 큰 구멍이 뚫려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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