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8일 토요일

  • 서울 26℃

  • 인천 25℃

  • 백령 17℃

  • 춘천 26℃

  • 강릉 29℃

  • 청주 26℃

  • 수원 25℃

  • 안동 28℃

  • 울릉도 16℃

  • 독도 16℃

  • 대전 26℃

  • 전주 28℃

  • 광주 28℃

  • 목포 25℃

  • 여수 25℃

  • 대구 30℃

  • 울산 27℃

  • 창원 27℃

  • 부산 26℃

  • 제주 22℃

산업 하반기 후판값 놓고 철강-조선 신경전···원자재 가격 '변수'

산업 중공업·방산

하반기 후판값 놓고 철강-조선 신경전···원자재 가격 '변수'

등록 2023.08.07 13:39

전소연

  기자

조선·철강업계, 하반기 후판값 협상···입장 첨예차례로 흑자 전환하는 조선···"수익성 확보 필수"전기료 인상·실적 악화 철강···"비용 부담 고려해야"

철광석 가격 추이. 그래픽=이찬희 기자철광석 가격 추이. 그래픽=이찬희 기자

국내 조선·철강업계가 하반기 조선용 후판값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두 업계 모두 지난 상반기 원자재 가격 추이에 따라 장기간 진통을 겪은 만큼, 올해 하반기도 철광석 등 주요 원·부자재 가격 추이가 이들의 협상 결과를 가를 전망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선·철강업계는 올해 하반기 조선용 후판값 협상을 시작했다. 철강업계는 상반기 수익성 악화와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조선업계는 상·하반기 두 차례 인상은 어렵다며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입장이 첨예한 이유는 후판이 업계 수익성을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후판은 선박에 사용되는 재료로,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말한다. 통상 조선사 생산원가의 20~30%가량을 차지해 후판 가격 인상은 조선업계 악재로 작용하지만, 철강사에게 후판은 핵심 매출원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호재다.

이번 협상 쟁점은 후판의 주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추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후판값 협상 시 조선·철강업계는 원자재 가격을 중심으로 합의점을 찾는다. 다만 이달 기준 철광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연초 대비로는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톤(t)당 100달러에 머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이달 4일 톤(t) 당 105.0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03.8달러) 대비 유사한 수준이나, 120~130달러를 웃돌던 연초 대비로는 10%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특히 양 업계는 협상 결과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오갈 수 있어 의견차를 쉽게 좁히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간 적자에 시달렸던 조선업계는 최근 차례로 흑자를 내며 수익성을 내고 있지만, 후판 가격이 올해 두 차례 인상되면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 2021년부터 이어진 후판 가격 인상에 따른 충당금 반영으로 지속해서 조(兆)단위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왔다. 게다가 10년간의 불황을 벗어나 제2의 부흥기를 맞은 조선업계는 후판값 인하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도 입장은 단호하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경기침체에 따라 실적이 반 토막 났고, 상반기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으로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에서다. 실제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는 올해 상반기 경기 둔화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20~70%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아울러 철강업계는 올해 상반기 두 차례 인상된 전기요금에 따른 전력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후판값 인상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앞서 올해 전기요금은 올해 상반기 kWh당 21.1원 올랐다. 철강업계는 전기요금이 1kWh만 올라도 연간 100억원 이상의 비용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후판값을 올려 전력비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조선·철강업계 입장이 첨예한 가운데, 업계는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원자재 가격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철광석 가격은 최대 구매처인 중국과 밀접하게 연결돼있는데, 중국은 현재 부진한 경기 지표를 보이고 있어 후판값 인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3으로 나타났다. 이는 4개월 연속 기준선인 50 아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올해 초에는 경제성장률을 5% 안팎으로 제시했으나, 오히려 산업·부동산 경기지표가 나란히 악화한 바 있다.

앞서 조선용 후판값은 올해 상반기 톤당 90만원 중반대로 합의가 마무리됐다. 통상 상반기 협상은 3월 말 또는 4월 초쯤 마무리됐지만, 상반기에는 원자재 가격 추이 등 돌발 변수 등에 의해 합의가 한 달가량 밀렸다.

올해 후판값 협상의 급등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미 높은 후판 가격이 유지되는 시황에서 올해 협상 가격의 급등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국내 조선소가 향후 3년간 인도할 선박들의 수주 당시 스팟 후판가격이 톤당 180~120만원이었고, 보수적인 예정원가가 기 책정됐을 개연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