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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보고 신중해진 이커머스, 전략 전면 수정

컬리 보고 신중해진 이커머스, 전략 전면 수정

등록 2022.08.27 10:00

수정 2022.08.28 11:34

조효정

  기자

컬리, 적자·지분 문제로 예비심사부터 난항예상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공모가 난제업계, 전문 인력 보강·하반기 거래액 확대 나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IPO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SSG닷컴·11번가·컬리·오아시스 등 상장 도전에 나선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컬리가 최근 주권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첫 관문을 넘어섰지만, 증시 침체 속 기대 만큼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전망되고 있어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 22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상장 주관사단과 공모 일정을 합의 중이다.

관건은 몸값이다. 컬리의 공모가는 투자자뿐만 아니라 경쟁사들에도 최대 관심사다. 컬리는 지난해 12월 프리 IPO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최근 장외시장에서 거래된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절반도 안 되는 1.9조원 대로 떨어진 상태다.

예비심사 통과 후 증권신고서 제출까지 6개월의 시간이 있지만,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 컬리가 상장하지 못하면 대규모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통로가 막히며 신사업, 연구개발 등에 투자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경우 적자를 보고 있는 컬리가 흑자 전환을 도모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까지 상장을 마치지 못하면 예비심사를 다시 해야 한다.

컬리 재무적투자자(FI)들은 기대보다 낮은 가격에 상장한다고 해서 반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컬리가 IPO를 하지 않고 누적 손실을 쌓기 보단, 상장을 통해 투자금 일부라도 회수할 것이란 게 업체의 관측이다.

IPO를 준비 중인 SSG닷컴·11번가·오아시는 컬리가 걷는 길을 타산지석 삼으며 신중을 기하는 분이기다. 이들 또한 기대 만큼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상장을 마냥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하반기 수익성 강화전략에 방점을 찍거나 팀을 재정비하는 등 전략 수정을 통해 상장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11번가는 지난 24일 상장 주관사를 확정했다.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대표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각각 선정했다.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과 PEF 운용사 H&Q코리아에서 투자금 5000억원을 유치할 당시 '2023년 상장'을 계약 조건에 포함시킨 바 있다.

11번가는 내년으로 예정된 상장 계획에 맞춰 전략을 수립하는 등 기업공개와 관련된 업무 전반을 책임지는 '상장 추진팀'을 재정비하고 있다. 상장팀은 지난 4월 글로벌 투자은행 출신인 하형일 사장 부임 이후 조직개편을 통해 성장전략부서로 이동했다. 최근에는 성장사업담당 임원으로 SK텔레콤 성장사업을 담당했던 김태완 최고전략책임(CSO)을 새롭게 영입했다. 11번가는 하반기 거래액 확대로 성장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SSG닷컴과 오아시스는 서두를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연내 상장을 계획 중인 오아시스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하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앞두고 서류를 준비 중이다. 오아시스는 올해 상반기 중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것을 계획했지만,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오아시스는 대신 해당 기간 수익성을 높이며 이커머스 기업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올해 의왕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를 확대하고, 이랜드리테일, KT알파 등과 사업 협력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준비했다. 이는 공모가를 정할 때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오아시스는 상반기 실적을 반영해 증권신고서를 준비하고 올해 말 상장 일정을 소화할 전망이다.

SSG닷컴은 상장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상장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선정했지만, 이후 단계를 진행하지 않았다. 현재 증시 불확실성이 큰만큼 주관사들과 상장 시점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거래액이 5.7조원을 넘기는 등 투자자 풋옵션 조항을 이미 충족시켜 상대적으로 여유롭다는 해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평가가 핵심 요소인 만큼 기간 및 자금에 여유가 있는 회사들은 공모가를 낮추면서까지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여유가 부족한 회사들은 컬리의 상장 과정 하나하나를 유심히 지켜보고 이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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