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위 소득격차 5.8배···지원금으로 분배 개선

지난해 상위 20% 계층(5분위)의 소득이 하위 20% 계층(1분위)의 5.8배 수준을 기록했다. 분배 지표는 시장에서 악화됐지만 재난지원금 등 공적지원금을 고려하면 개선으로 전환됐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은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2020년 기준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85배로 집계됐다. 상위 20% 소득 평균값이 하위 20%의 5.85배라는 뜻이다.

시장소득 기준으로 본 5분위 배율은 11.37배를 기록했다. 시장소득은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재산소득 등 쉽게 말해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이다. 시장소득에 재난지원금 등 공적이전을 더하면 처분가능소득이 된다.

시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2019년 11.56배에서 2020년 11.37배로 개선됐다. 처분가능소득 기준 5분위 배율도 같은 기간 6.25배에서 5.85배로 작아졌다. 5분위 배율로 보면 시장소득과 처분가능소득 모두 분배가 개선됐다.

분배 개선 현상은 66세 이상 은퇴 연령층에서 크게 나타난다. 이들의 처분가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7.21배에서 6.62배로 0.59배 포인트 개선됐다. 시장소득의 비중이 작은 계층이므로 공적이전이 늘었을 때 분배 개선폭도 커진다.

지난해 분배 개선은 분위별 소득 흐름에서 드러난다. 1분위의 시장소득은 월 68만1000원에서 70만6000원으로 3.7% 증가했다. 재난지원금까지 고려한 처분가능소득으로 보면 107만2000원에서 117만9000원으로 10.0% 늘었다.

5분위 시장소득은 2.0%, 처분가능소득은 2.8% 증가했다. 1분위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5분위보다 3.6배 높았다.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대지수인 지니계수는 흐름에 다소 차이가 있다. 작년 균등화 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405로 2019년의 0.404보다 0.001 높아졌다. 지니계수가 ‘0’이면 완전평등, ‘1’이면 완전불평등을 의미한다. 분배가 소폭 악화한 셈이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39에서 0.331로 0.008 개선됐다. 공적이전을 반영하면 분배가 개선된 것이다.

작년 균등화 시장소득 기준 상대적 빈곤율은 21.3%로 2019년의 20.8%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상대적 빈곤율은 중위소득 50% 이하에 속한 인구수를 전체 인구수로 나눈 비율이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보면 상대적 빈곤율은 15.3%로 2019년 16.3%에서 1.0%포인트 내려갔다.

처분가능소득 기준 상대적 빈곤율 연간 개선 폭은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다. 상대적 빈곤율 역시 악화한 분배를 재난지원금을 통해 개선한 셈이다.

통계청 임경은 복지통계과장은 “재난지원금 등 공적이전소득 증가 폭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면서 1분위부터 5분위까지의 소득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소득분배지표가 개선되는 쪽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임 과장은 “지난해 소득 증가분 중 공적이전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72%”라면서 “재난지원금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