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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계열사 5곳 ‘2349억’ 과징금 폭탄 맞은 이유

삼성 계열사 5곳 ‘2349억’ 과징금 폭탄 맞은 이유

등록 2021.06.24 13:55

김정훈

  기자

웰스토리, 삼성家 자금조달창구 역할삼성물산 합병초 영업익 75% 웰스토리서 발생 웰스토리 당기순익 중 2758억 총수일가 배당금 수취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24일 발표한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 5곳의 내부거래 부당행위 관련 과징금 규모는 2349억원에 달한다. 이는 공정위의 부당지원행위 사건 집행 이래 최대 규모이며, 국내 단일기업 기준 과징금으로도 역대 최대다.

공정위가 시정 명령을 내린 삼성의 부당거래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 4곳이 사내급식을 외부에 개방하지 않고 삼성 총수 일가 회사인 삼성웰스토리를 일방적으로 지원했다는 데 혐의를 뒀다. 그 과정에서 삼성그룹의 옛 미래전략실이 적극 개입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삼성 계열사 5곳에 부과된 과징금은 삼성전자 1012억원, 삼성웰스토리 960억원, 삼성디스플레이 229억원, 삼성전기 105억원, 삼성SDI 43억원 등이다. 계열사 중 직원 수가 가장 많은 삼성전자가 전체 과징금의 43%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직원은 1분기말 기준 약 11만명이다.

삼성그룹은 2013년 4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같은해 7월까지 3개월 사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4개사가 삼성웰스토리를 지원하는 내용의 급식 수의계약을 체결해 올 6월 현재까지 유지해 왔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경기도 분당에 본사를 둔 삼성웰스토리는 2013년 12월 삼성물산 내 FC사업부문을 분사해 설립됐으며 삼성물산이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다. 급식사업 및 식자재공급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수익 구조는 삼성 계열사에 식당운영, 식자재판매, 상품판매 등으로 이뤄져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의 탄탄한 거래 유지 덕에 국내 1위 급식업체 지위를 누리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왔다. 지난해 매출액 1조9701억원, 영업이익 970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삼성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 거래 매출액은 816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42%를 차지했다.

공정위가 집계한 국내 단체 급식 시장은 2019년 12개 상위 단체 급식 사업자 매출액 기준 약 4조2799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이중 삼성웰스토리는 1조2197억원의 매출을 올려 시장 점유율 28.5%를 기록했다.

공정위는 삼성웰스토리가 삼성 계열사와의 단체급식 내부거래를 통한 안정적 수익 창출을 바탕으로 이재용 총수 일가의 핵심 자금조달창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봤다.

공정위는 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삼성물산이 2015년 9월 처음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삼성물산 전체 영업이익의 74.76%가 삼성웰스토리로부터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그해 상반기 삼성물산 연결 영업이익은 450억원이었다.

공정위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전 삼정회계법인이 평가한 제일모직 측의 삼성웰스토리 부문의 가치(약 2조8000억원)가 합병 전 삼성물산의 가치(약 3조원)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높다는 점이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총수 일가가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삼성웰스토리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의 상당부분에 해당하는 2758억원을 배당금으로 수취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2018년 7월 공정위 현장조사에서 삼성 일가가 수취한 배당금은 2015년 728억원(배당성향 99.02%), 2016년 500억원(67.91%), 2017년 930억원(114.56%), 2018년 500억원(71.42%), 2019년 100억원(16.92%) 등 총 2758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공정위로부터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은 이후, 올 상반기 수원사업장과 기흥사업장 내 사내식당 2곳을 경쟁 입찰을 통해 외부에 개방하며 신세계푸드와 풀무원푸드앤컬처로 교체했다.

삼성은 이와 함께 지난달 17일 공정위에 시정하겠다는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동의의결은 위법 혐의가 있는 기업의 자진시정·피해구제를 조건으로 위법성을 가리지 않고 사건을 조기에 종결하는 제도로 2012년 도입됐다.

삼성은 이날 임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경영활동이 부당지원으로 호도돼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삼성은 “(공정위 보도자료)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은 일방적이고 전원회의에서 심의된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납득하기 어렵다”며 “웰스토리가 핵심 캐시카우로서 합병 과정에 기여했다는 등 고발 결정문에조차 포함되지 않았거나 고발 결정문과 상이한 내용이 언급되어 있어 여론의 오해를 받고 향후 진행될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에 예단이 생길까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옛 미래전략실이 주도한 것으로 공정위가 판단한 부당지원 지시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삼성은 “당시 경영진이 언급한 것은 ‘최상의 식사를 제공하라, 식사 품질을 향상하라, 직원 불만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었다”면서 “전원회의 의결서를 받으면 내용을 검토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정상적인 거래임을 소명하겠다. 동의의결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급식 개방은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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