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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업황따라 들쑥날쑥···바이오에 발목 잡힌 CJ제일제당

유통·바이오 식음료

업황따라 들쑥날쑥···바이오에 발목 잡힌 CJ제일제당

등록 2023.08.08 14:55

김민지

  기자

바이오·FNT부문 1분기 이어 2분기도 부진 지속사료 가격 급등에 축산물 생산비↑···사육 두수 줄어FNT 고부가가치 TNR·영양 제품 수요 침체로 약세

업황따라 들쑥날쑥···바이오에 발목 잡힌 CJ제일제당 기사의 사진

지난해 최대 실적을 경신했던 CJ제일제당의 분위기가 올해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국내 식품 사업도 녹록지 않았지만, 가장 큰 원인으로는 바이오·FNT(Food&Nutrition Tech, 식품·영양 기술)부문의 실적 부진이 꼽힌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은 그린바이오가 주력이다. 사료첨가제에 쓰이는 아미노산(라이신·트립토판 등)이 주 품목이기 때문에 세계 축산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그간 업황이 좋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바이오사업은 올해 세계 축산시장 회복이 지연되면서 고꾸라졌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1.7% 감소한 3445억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 감소한 7조2194억원으로 집계됐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식품사업부문과 바이오사업부문이 모두 고공 성장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실제 지난해 CJ제일제당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4.4% 증가한 30조795억원, 영업이익은 9.2% 늘어난 1조6647억원을 기록했다. CJ대한통운을 제외한 매출액 역시 18조7794억원으로 19.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2682억원으로 7.6% 늘어 사상 최대였다.

특히 효자 노릇을 한 건 바이오사업이었다. 아미노산과 조미소재 등 그린바이오가 주력인 바이오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1% 증가한 4조8540억원을, 영업이익은 34.5% 증가한 6367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인 아미노산이 성장세를 이어갔고 중국·동남아시아·북미·남미 등 글로벌 전역의 첨단 호환 생산기술 및 우수 입지를 바탕으로 시장 지위를 강화했다. 고수익 스페셜티 확대와 대형 거래처 중심의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한 영향도 컸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글로벌 축산시장 회복이 지연되고 대형 아미노산과 셀렉타 등 주력 제품의 판가가 하락하면서다. 이에 CJ제일제당이 핵심 미래 사업으로 공들이고 있는 바이오와 FNT 사업은 역성장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문은 사료첨가용 그린(농업·자원)·화이트(친환경)바이오 영역으로 나뉜다. FNT부문은 조미소재·미래식품 소재·대체단백 등을 주력으로 한다. 특히 FNT부문은 이재현 회장이 정한 중기비전의 일환으로 추진된 신사업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조직개편으로 관련 사업부문을 신설했다.

지난 1분기 바이오사업부문은 매출액 8174억원, 영업이익 1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89.4% 감소한 수치다. 2분기 또한 매출액 8926억원, 영업이익 39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76%나 줄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4.5%로 전년 동기 대비 10.6%포인트 떨어졌다.

바이오부문의 실적 부진은 글로벌 축산시장 회복 지연으로 수요가 감소했고 대형 아미노산 판매량 감소와 판가 하락 영향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 침체로 라이신 판매가 부진했던 것을 큰 원인으로 꼽지만, CJ제일제당 바이오부문의 실적 악화는 라이신 때문만은 아니다. CJ제일제당 바이오부문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의 12%가량인데, 이 가운데서도 라이신은 5%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사료 가격이 급등해 축산물 생산 비용이 상승하자 농가들은 사육 두수를 크게 줄였다. 돼지고기 생산량은 아시아와 동유럽에서 발생했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서유럽으로 전파되면서 감소했다. 또 미국에서는 2022년부터 지속한 가뭄으로 곡물 사료비 부담이 커지자 조기 도축이 이뤄졌다. 올해 6월 기준 미국 비육우 사육마릿수는 전년 대비 2.9% 감소, 평년대비 1.7% 감소한 1155만마리로 집계됐다.

이에 라이신을 비롯해 메티오닌·트레오닌·트립토판 등 사료용 아미노산의 글로벌 시황 약세가 지속했다. 대형 아미노산의 판가가 감소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고 지난해 바이오부문이 최대 영업이익을 실현한 것도 기저효과로 작용해 영업이익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FNT부문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1745억원, 영업이익은 9% 줄어든 503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는 감소 폭이 더 컸다. FNT부문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153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 감소한 445억원을 기록했다.

FNT부문은 지난해 핵산 고판가 기저 부담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회복 둔화 영향을 받았다. 영업이익은 '양'으로 승부를 보는 핵산이나 MSG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률이 증가했지만, 식물성 발효 조미소재 '테이스트엔리치(TasteNrich®·TNR)와 영양(Nutrition) 제품은 주요 시장인 북미와 유럽 수요 침체로 약세였다. 테이스트엔리치와 영양 제품은 프리미엄 제품,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꼽힌다. 이 제품군의 판매가 많을수록 영업이익이 좋아진다.

다만 긍정적인 것은 FNT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2.9%포인트 증가한 29.0%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바이오부문과 FNT부문의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발린·알지닌·히스티딘·테이스트엔리치 등) 비중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스페셜티 제품 매출 비중은 21%로 집계됐다.

아울러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세계 소고기 생산량은 전년 대비 0.3% 증가한 5957만톤, 소비량은 전년 대비 0.8% 증가한 5782만톤으로 전망된다. 돼지고기 생산량의 경우 전년 대비 0.9% 증가한 1억1476만톤, 소비량은 0.6% 증가한 1억1383만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사료첨가제의 사용이 늘게 되면 CJ제일제당 바이오부문의 실적도 개선될 여력이 있다.

문제는 사료를 쓰는 사람들이 사료첨가제를 사용하느냐 사용하지 않느냐다. 사료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증가하면 일반 사료만 먹이는 경우도 있어 아미노산을 넣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소비량, 즉 수요가 증가하면 첨가제를 넣어 소나 돼지를 빠르게 키워내 판매해야 한다. 생산량과 소비량이 함께 늘어나야 하는 이유다.

CJ제일제당 측은 "바이오·FNT사업부문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품목 중심으로 개편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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