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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내우외환 아시아나항공···합병·노조 문제 '난기류'

산업 항공·해운

내우외환 아시아나항공···합병·노조 문제 '난기류'

등록 2023.05.30 14:43

수정 2023.05.30 15:33

김다정

  기자

조종사노조와 7개월째 '평행선'···임금 인상률 격차 커실적 악화로 부채비율 '2000%'대···쟁의행위로 운항 차질EU·미국이 잇따라 기업결합 제동···경영정상화 작업 난항

아시아나항공이 18년 만에 파업 위기에 놓였다.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아시아나항공이 18년 만에 파업 위기에 놓였다.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이 안으로는 노동조합과의 갈등, 밖으로는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놓고 내우외환에 빠졌다.

막판 중대 분수령을 맞은 기업결합은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잇따라 제동을 거고 나서면서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는 가운데 조종사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서면서 '경영 정상화'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사측과의 임금 협상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쟁의행위를 예고했다.

조종사 노조는 지난 23일∼28일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946명(전체 1095명) 중 874명이 찬성표를 던져 92.4%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시켰다.

합법적인 쟁의행위권을 확보하게 된 조종사노조는 투표 개표 직후인 28일 오후 쟁의대책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이어 내달 7일 발대식을 연 뒤 본격적인 쟁위행위에 들어간다.

먼저 조종사노조는 캐빈 합동 브리핑 진행 등 합법적 규정 내에서 비행기를 지연시키는 등 준법투쟁으로 시작해 쟁의 강도를 높일 방침이다. 최후의 수단으로는 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다.

최도성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이번 투표 결과는 코로나19 기간동안 임금삭감을 감내하며 회사를 살리겠다고 비행안전과 승객의 안전에 전념한 조합원들의 분노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APU)이 지난 17일 'APU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 집회'를 개최했다. 사진=APU 제공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APU)이 지난 17일 'APU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 집회'를 개최했다. 사진=APU 제공

7개월째 임금 인상 '평행선'···'10% vs 2.5%' 양보 없는 입장차
아시아나항공과 조종사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임금·단체 협상에 돌입했지만 7개월 여의 시간 동안 '평행선'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년 치 임단협을 진행중이다. 양측은 지난 3년분 '임금 동결'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2022년 임금 인상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조종사노조는 코로나19 기간동안 임금 삭감과 무급휴직을 감내했다는 점을 감안해 인상률 10%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인상률 2.5%를 고수하고 있다.

매출구조가 비슷한 대한항공 노사가 지난해 임금인상률 10%에 협의한 데다가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도 임금 인상률이 10% 이상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최도성 위원장은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조합원들의 희생으로 1조2000억대의 영업이익을 이뤘으나, 돌아온 건 4년간 연 0.625%라는 초라한 결과 뿐"이라고 지적했다.

'엎친 데 덮친 격'···18년 만에 '최장기' 파업사태 재현될라
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내홍이 심화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 목표에도 불안감이 드리워지고 있다. 가뜩이나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18년 만에 파업사태까지 재현될 조짐을 보이면서 재무적 압박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1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1조4563억원, 영업이익 9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7.7% 감소했다. 1분기 순손실은 620억원에 달해 국내 항공업계 중 유일하게 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감소세를 보이던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연결기준)도 지난해 4분기 1780%에서 올해 1분기 2013%%로 증가했다. 2분기에도 부채비율은 계속 증가할 수 있다는 '위험 신호'가 감지된다. 막판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는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이 자칫 무산될 경우 파산의 가능성까지 제기될 정도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하반기부터 국제선 증편을 통해 실적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마저도 조종사노조 쟁의 활동으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5월부터 국제선 운항을 노선 54개, 운항 횟수 주 413회까지 늘린 상황으로 성수기에도 계속해서 모든 지역에서 증편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당장 증편보다는 딜레이되는 비행이 쌓이면서 운항 편수 축소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특히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파업이 발생할 경우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과거 2005년 7월, 조종사노조가 25일간 파업을 벌이는 동안 막대한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직접적인 피해는 여객 부문 1386억원, 화물 부문 1014억원 등 총 24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당시 아시아나항공이 항공사 파업 최장기 기록을 갈아치운 이후 정부가 항공운수업을 필수 공익사업을 지정했기 때문에 이전보다 피해 규모가 적을 가능성이 있다. 항공사 노조는 파업 시에도 운항률을 국제선 80%, 국내선 70%(제주 70%, 내륙 50%) 이상 수준을 각각 유지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적으로도 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조종사노조와의 대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인수통합'을 위한 기업결합심사가 진행되는 중요한 시점에서 조종사노동조합이 교섭 미타결 책임을 회사에만 돌리며 쟁의행위 가결로 이끌어 간 것이 안타깝다"면서도 "회사는 노동조합과 대화 창구를 유지하며 원만한 교섭 타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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