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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대 버거 오는데 '오바마 버거'는 철수?

美 3대 버거 오는데 '오바마 버거'는 철수?

등록 2022.10.28 15:50

김민지

  기자

이달 31일 1호점 영업 종료···향후 운영 결정된 바 없어치열한 시장 경쟁···외식 전문 기업 대비 노하우 부족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 따라 새 장소 물색 가능성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인앤아웃',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등 미국에서 인기를 끈 버거 브랜드가 속속 국내 시장에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오바마 버거'로 불리며 지난 5월 국내에 들어선 '굿스터프이터리'가 돌연 영업 종료를 선언해 업계 관심이 쏠린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굿스터프이터리 강남점은 이달 31일까지만 매장을 운영하겠단 공지를 다시 냈다. 앞서 굿스터프이터리는 며칠 전 홈페이지와 강남점 내부에 영업 종료 안내문을 올렸다가 삭제·철거한 바 있는데, 이를 다시 게재하며 강남점 영업 종료에 못을 박았다.

대우산업개발 관계자는 "굿스터프이터리 강남점의 영업 종료는 사실"이라며 "강남점 영업 종료 이후 브랜드 운영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굿스터프이터리는 대우산업개발 자회사 이안지티가 들여온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다. 대우산업개발 외식 부문은 현재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브리오슈도레'를 운영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두 번째 브랜드로 굿스터프이터리를 낙점하고 오는 2025년까지 수도권 중심으로 직영 매장 7곳을 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굿스터프이터리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프레즈 오바마 버거'로 유명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일주일에 세 번 이상 굿스터프이터리를 찾을 정도로 이곳의 햄버거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굿스터프이터리는 아예 '프레즈 오바마 버거'를 정식 메뉴화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대우산업개발이 이안지티를 통해 굿스터프이터리를 들여온 이유는 국내 햄버거 시장의 팽창과 관련이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2조3038억원이던 햄버거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9636억원으로 28.6% 확대됐다. 유로모니터는 향후 몇 년 내 시장 규모가 최대 5조원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유명 브랜드가 잇따라 국내에 들어오며 단품 가격만 1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버거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bhc그룹은 내달 초 서울 강남역에 슈퍼두퍼 1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미국 동부에서 유명한 파이브가이즈 1호점을 내년 초 오픈할 예정이다. 3만원대로 가장 고가로 꼽히는 '고든램지 버거' 또한 내년 초 1~2만원대의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 브랜드를 추가로 오픈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GFFG가 운영하는 '다운타우너' 등 국내 수제버거 브랜드 또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현 이안GT 부사장이 지난 4월 26일 서울 강남구 굿스터프이터리 1호점에서 열린 브랜드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이미현 이안GT 부사장이 지난 4월 26일 서울 강남구 굿스터프이터리 1호점에서 열린 브랜드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애당초 업계에서는 이안지티의 햄버거 시장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햄버거 시장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다 외식 프랜차이즈를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노하우가 부족한 이안지티가 역량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게다가 대우산업개발 외식부문의 실적도 좋지 않았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9.1% 감소한 53억원, 영업손실은 3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2% 줄어든 24억원, 영업손실은 13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30일 기준 이안지티의 최근 사업연도 재무현황을 보면 당기순손실 3억원을 냈다.

통상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올 때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를 취한다. 본사가 현지 운영사 브랜드 사용 권한과 매장 개설과 사업 운영권을 부여해 로열티를 취하는 방식으로 원부재료, 디자인, 운영방식, 매장 오픈 개수 등과 같이 구체적인 조항이 달려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안지티가 강남점이 아닌 다른 곳에 매장을 새로 열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에 따라 아직 이안지티가 영업권을 가지고 있는데다, 한 곳 뿐인 매장의 영업을 종료한다고 해서 당장 위약 사항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단 강남점에서는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힘들어 새로운 장소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굿스터프이터리가 강남점은 영업을 종료하나 이후 사항이 결정된 바 없다고 했기 때문에 다른 곳에 매장을 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오랜 기간 매장을 내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우선 비용이 많이 드는 강남점을 철수하고 다른 장소를 물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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