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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캐롯손보 이끄는 '전략통' 문효일···적자탈출 중압감↑

금융 보험

캐롯손보 이끄는 '전략통' 문효일···적자탈출 중압감↑

등록 2022.09.16 11:29

수정 2022.09.16 14:13

이수정

  기자

매년 매출액 늘어도 누적적자 1452억원유증 3000억원 운용 전략이 성패 핵심車보험 치중 영향···다양한 상품 개발 必타운홀 미팅서 미래 전략 발표할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의 사령탑으로 낙점된 문효일 신임 대표이사의 어께가 무겁다. 캐롯손보가 그룹 차원에서 공들이는 핵심 계열사인데다, 지금부터는 초기 시장 안착을 넘어 본격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해야 하는 시점이어서다. 캐롯손보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시점을 5년으로 보고 있는 만큼 지금부터 수익성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캐롯손보는 최근 이를 위해 최근 실탄도 마련했다. 캐롯손보는 올해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기존 주주들을 비롯해 사모펀드인 어펄마캐피탈이 참여한다.

신생 IT기업에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것은 그만큼 한화그룹 차원에서도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로 업계는 해석한다. 문 신임 대표로서는 대규모 투자를 조력한 그룹의 기대에 부응해 성과를 내야 하는 자리에 오른 셈이다.

문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한화그룹에 입사한 인물이다. 그는 그룹 내에서 다양한 전략투자 및 컨설팅을 담당해왔으며 글로벌 전략 투자 및 디지털 혁신 부문 전문가로 알려졌다. 취임 당시 문 대표이사는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만큼 그동안 경험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장점을 활용해 캐롯의 성장에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표이사가 가야 할 길이 녹록하진 않다. 가성비 좋은 자동차보험으로 인지도가 확대하긴 했지만 결국 수익을 위해선 건강보험, 장기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야만 한다. 문제는 보험 시장 자체가 레드오션(red-ocean)화 돼 있어 신규 진입사가 입지를 넓히기 쉽지 않다.

게다가 거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오는 10월 손보업계 최초의 빅테크 보험사로 문을 열 예정이다. 이 같은 빅테크 금융이 가져올 시장 변화는 아무도 쉽사리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기존 대형보험사보다는 중소형·디지털보험사에 가해질 타격이 더 크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적자 규모도 상당하다. 캐롯손보는 인지도와 점유율은 지속 성장하는 데 반해 실적 매년 순손실을 기록하는 상황이다. 비슷한 시기에 하나금융지주의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로 탄생한 하나손해보험과 비교해도 실적이 뒤처진다.

캐롯손보는 지속적인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누적 적자는 1452억원이다. 2019년 사업을 시작하고 1년 여가 지난 시점인 2020년 순손실은 3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영업수익이 전년(396억원)대비 대폭 늘어난 2356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순손실은 650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미 지난해 영업수익의 85%를 달성했지만, 순손실이 전년말 대비 절반을 넘어선 330억원으로 나타났다.

투자나 마케팅 비용이 늘어면 부채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캐롯손보의 부채는 2020년 360억원으로 집계된 뒤 2021년 1159억원, 2022년 상반기에는 138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올해 6월말 기준 순자산은 출범 당시인 2019년(905억원)보다 40.5% 감소한 538억원을 기록했다.

캐롯손보의 핵심 분야인 자동차보험 실적도 사정이 비슷하다. 자동차보험을 영위하면서 발생한 영업손실은 2020년 268억원, 2021년 556억원, 2022년 상반기 302억원으로 나타났다. 원수보험료가 늘어나는 추이를 보이는 데다, 손해율(2020년 131.7%→2021년 104.9%→2022년 6월 100.1%)도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적자 규모는 줄어들지 않았다.

이는 자동차보험에 전체 매출의 83.8%가 몰려있기 때문이다. 출범 후 유명 배우를 동원한 광고와 합리적인 보험료를 앞세워 유의미하게 점유율을 높이긴 했지만, 사실상 자동차보험은 대표적으로 수익이 나기 힘든 상품군이다.

실제 자동차보험 시장은 삼성화재 등 대형 보험사의 점유율이 85%에 이른다. 최근 온라인 보험사들의 점유율이 다소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대형보험사 위주의 시장 판도는 바뀌지 않고 있다. 자동차보험 시장 자체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운행량 감소로 손해율이 하향되기 전에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향후 문 대표이사는 실질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디지털 보험사에 걸맞는 ICT 혁신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낼 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캐롯은 자동차보험 외 장기인보험, 재해보험 개발 움직임을 보이는 모양새다. 최근 캐롯은 행정안전부와 '재난희망보험'을 출시했으며, 지난 6월 '캐롯 직장인 생활 건강보험'을 내놨다.

한편, 문 대표이사는 조만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을 개최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날 문 대표이사가 현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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