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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차별성 없는 보험사 헬스케어···"공공의료데이터 부재 영향"

금융 보험

차별성 없는 보험사 헬스케어···"공공의료데이터 부재 영향"

등록 2022.07.19 06:00

이수정

  기자

헬스케어 시장 매년 30% 성장 중병원·보험업계 등 경쟁 주체 많아보험사, 로우(raw)데이터 확보 안돼경쟁력 저하·생활건강 정보에 그쳐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

보험업계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헬스케어가 차별성 없는 서비스로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공공의료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보험사들은 앞다퉈 헬스케어 서비스를 내놨다. 이달 NH농협생명은 'NH헬스케어'를 출시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응시하면 스트레스 수치, 호흡수,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고 음식 사진을 찍으면 AI가 칼로리를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서비스 등을 담아 주목 받았다. 이 외 다양한 심리검사와 요양시설 정보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삼성그룹 보험계열사들은 강남세브란스병원과 협업해 헬스케어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화재의 '애니핏 플러스'는 세브란스병원 AI 연구소가 개발한 머싱러닝을 기반한 질병 위험분석 데이터를 제공하고, 삼성생명의 '더헬스'는 AI를 활용해 '운동·식이·마음건강' 등 생활 건강과 연관한 진단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한라이프의 '신한큐브온'과 한화생명의 '헬로'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표방하고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각 보험사들은 타사와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정작 사용자들은 모든 헬스케어 플랫폼이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고 평가했다. 보험사들이 끌어오는 건강정보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시장은 매년 30%씩 성장 중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26년에는 6394억달러까지 성장해 2019년(1063억달러) 대비 500% 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약 9조원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헬스케어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꼽히면서 보험업계는 물론 병원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전남대병원, 영남대병원 등 수도권에서 지방에 이르는 종합병원들은 자체 디지털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했다. 개별 병원은 환자들의 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반면 보험사는 이같은 질병 정보를 받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재 건강보험공단의 공공의료데이터에 접근 권한 자체가 없어서다. 지난해 7월 삼성생명·KB생명·한화생명·메리츠화재·삼성화재·KB손해보험 등 6개 보험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데이터(가명처리)를 받아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심평원이 제공하는 자료는 데이터베이스(DB·가명처리) 자료가 아닌 분야별 분석 자료이기 때문에 활용에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의료데이터는 '질병 및 상해의 진단, 치료, 처치과정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헬스케어 서비스의 질을 더욱 높여줄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는 보험사들은 보편적인 생활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헬스케어 플랫폼 업무 겸업을 허용하는 보험업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을 냈지만, 건강보험공단 건강데이터 활용 논의가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앙꼬없는 찐빵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산업연구실장은 "보험사는 공공데이터법, 개인정보보호법에 의거해 공공데이터 활용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이를 활용하게 되면 기존 보험시장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고병자 및 유병력자를 위한 상품은 물론 헬스케어 서비스를 접목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보험사는 건보공단의 공공의료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해 해외자료에 의존하고 있었다"며 "국내 최신 통계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통계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보험사의 상품개발 및 서비스 확대가 보수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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