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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무역홀딩스, 이사회 출석률 '0%' 사외이사도 보수 지급···왜?

영원무역홀딩스, 이사회 출석률 '0%' 사외이사도 보수 지급···왜?

등록 2022.03.31 17:31

수정 2022.04.06 10:55

천진영

  기자

해외생산 거점 방글라데시 출신 사외이사 지난해 이사회 출석률 0% 3년 전 이사 선임 당시 한 차례만 참석, 임기동안 1억2850만원 지급 "서면 통해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의견 제시하는 등 역할 충분히 수행"

사진=영원무역 제공사진=영원무역 제공

영원무역홀딩스가 지난 3년간 이사 선임 당일을 제외하고 단 한번도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은 외국인 사외이사에게 억 대의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생산 거점인 방글라데시 출신 사외이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자회사 영원무역의 외국인 사외이사가 지난해 67%의 출석률을 기록한 것과는 비교된다. 영원무역홀딩스의 경영진에 대한 견제·감시 역할이 소홀시 되었을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원무역홀딩스는 2021회계연도 사외이사 2인의 보수 지급총액을 9300만원으로 결정했다. 1인당 평균 지급액은 4700만원이다.

지난해 영원무역홀딩스 사외이사로 재직한 인물은 로쿤우딘 마무드(Rokanuddin Mahmud) 변호사와 최명석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2인이다. 개인 별로 지급된 금액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최근 5년 동안 사외이사 1인의 평균 보수액이 417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4000만원대는 무난히 넘겼을 것으로 보인다. 2017~2018회계연도 사외이사 수는 1명이였으며, 2년 연속 4000만원의 급여가 지급됐다. 두 이사 간 보수 격차가 크지 않을 것이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이사회 출석률은 확연한 차이가 난다. 지난해 영원무역홀딩스는 총 여섯 차례 이사회를 개최했으나 로쿤우딘 사외이사는 모두 불참했다. 출석률은 제로(0)다. 반면 최명석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은 100%다. 작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된 최 사외이사는 선임 전 개최된 이사회를 제외하고 모두 참석했다.

로쿤우딘 사외이사의 3년 임기 동안 출석률을 살펴보면 ▲2019년 50% ▲2020년 0% ▲2021년 0% 등이다. 2019년에는 4차례의 이사회가 진행됐으며, 임기가 시작된 3차 회의(3월 22일)만 출석했다. 해당사항이 없는 1~2차 회의를 제외하고 단 한번의 참석만으로 50%의 출석률을 채웠다. 이사회를 제외하면 같은 해 10월 17일 사외이사 전문성 교육 당시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다.

1946년생인 로쿤우딘 사외이사는 방글라데시 치타공(Chittagong) 출생으로 국제법에 능통한 법률 전문가다. 다카대학교 법학과 학·석사를 취득하고 벨기에 브뤼셀에서 로스쿨을 졸업했다. 방글라데시 대법원 변호사협회장을 역임한 이력도 있다.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이사를 영입해 이사회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비교적 고령층의 방글라데시 출신 사외이사를 모신 점은 주목할 만 하다.

방글라데시는 영원무역홀딩스의 자회사 영원무역의 주요 해외생산기지다. KEPZ(Korean Export Processing Zone·한국수출가공공단)를 통해 2012년부터 신발 및 의류용 생산공장 부지와 기반 시설을 제공하면서 본격적으로 공단개발을 실행했다. 방글라데시 치타공에 위치한 KEPZ는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친환경 공단으로 조성되고 있으며, 영원무역이 투자한 기간만 1999년부터 20년 이상이다. 이러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엘살바도르(2001년)와 베트남(2004년), 우즈베키스탄(2014년), 에티오피아(2016년)까지 글로벌 영토를 확장했다.

해외사업이 활발히 이뤄지는 핵심 지역에서 이사를 선출할 경우, 현지 상황을 더욱 정확히 파악해 의사결정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로쿤우딘 사외이사가 선임 이후 단 한 차례도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아 역할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서면이나 전화상으로 이사회 측에 다양한 안건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경영 활동에 적극 참여하진 못했지만, 지난 3년간 로쿤우딘 사외이사가 수령한 보수는 단순 계산으로 1억2850만원으로 추산된다.

같은 시기 선임된 자회사의 외국인 사외이사와 비교해도 출석률 격차는 큰 편이다.

영원무역은 2019년 3월 마크 페이솔드(Mark Fasold) 전 엘엘빈(L.L. Bean, Inc.)부사장을 임기 3년의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 회사는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부츠와 토트백 등이 대표적이다.

마크 사외이사는 1952년생으로 보스톤 컬리지(Boston College)를 졸업한 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arvard School of Business)에서 AMP 과정을 밟았다. 임기 기간 출석률은 ▲2019년 20% ▲2020년 0% ▲2021년 67% 등이다.

영원무역홀딩스 관계자는 "당사의 이사회는 기업경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과 책임성은 물론, 성별, 국적 등의 다양성까지 고려해 구성됐다"며 "해외에 거주 중인 로쿤우딘 사외이사는 2019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비롯한 주요 회의와 같은 해 10월 열린 사외이사 교육을 포함해 주요 일정에 참석했으나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영향과 예상치 못한 건강 상의 이유로 2020년 이후 이사회 일정은 불가피하게 참석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며 "하지만 서면으로 이사회 안건을 사전 확인하고 충분히 검토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영진에게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등 사외이사로서의 실질적인 역할과 경영감독의 의무를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원무역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지분 29.09%를 보유한 주식회사 와이엠에스에이이다. 이어 성기학 영원아웃도어 대표이자 영원무역 회장이 지분 16.77%를 보유하고 있다. 와이엠에스에이의 주주 구성이 마지막으로 드러난 건 지난 2012년으로 당시 성 회장 및 차녀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사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 45.59%로 공시를 했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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