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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사외이사' 교체한 호텔신라, 왜?

'장수 사외이사' 교체한 호텔신라, 왜?

등록 2022.02.23 16:41

천진영

  기자

9년 장기재직 사외이사 교체···독립성 취약 우려 해소 입법기관 국회 출신 영입, 전문성 제고·규제 완화 노력 정기주총서 김준환 TR부문 지원팀장 사내이사 재선임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호텔신라가 6년 초과 장기재직을 포함해 임기 만료를 앞둔 사외이사 3인을 교체하면서 이사회 진용을 새로 구축한다. 독립성 훼손 우려를 해소하는 한편, 법률 전문가부터 예산·입법 등 국회 공무원 출신 영입으로 이사회 전문성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다음달 17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외이사 3인을 신규 선임하는 안을 상정한다. 기존 사외이사 멤버 중 3인이 오는 3월 21일자로 임기가 만료되는 데서 비롯됐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에는 김준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진정구 법무법인 광장 고문, 김현웅 법무법인 바른 대표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1965년생인 김 교수는 런던 정치경제대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정책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97년부터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2012년 40대 후반 나이에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자리까지 올랐고 2015년 차관급 정무직인 국회 예산정책처장에 임명됐다. 당시 국회 내부에선 김 교수가 예산 전문가는 아니지만 정무적 감각이 빼어나다는 진단이 나왔다.

김 교수는 작년부터 한국공기업학회장도 맡고 있다. 공공정책과 공공혁신에 대한 이해가 깊고 행정·정책에 대한 균형 감각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면세유통사업과 호텔사업, 신규 사업에서의 전략 수립과 효율성 향상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진 고문은 입법전문가다. 1988년 제8회 입법고시에 합격한 후 기획조정실 행정법무담당관을 거쳐 법제실 경제법제심의관,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 기획조정실장, 국회운영위원회·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2016년부터는 국회사무처 입법차장(차관급)을 지낸 뒤 2018년 7월 30년간의 국회 근무를 마치고 퇴임했다. 현재 법무법인 광장에서 입법 관련 법률업무 자문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입법기관인 국회 출신 사외이사 선임 배경에는 온갖 규제에 시달리는 면세업계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2013년 통과된 관세법 개정안부터 독과점 기업의 신규특허 및 재허가 제한, 골목상권 보호 등 면세 사업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 수두룩하다. 면세업이 급격히 성장하던 시점과 맞물리면서 정부 규제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더욱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만큼 면세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들 사외이사 후보는 업종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전반적 규제 완화에 힘쓸 것으로 관측된다.

1959년생인 김 대표변호사는 30여년 경력의 법조인이다. 제 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0년 부산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3년에는 법무부 차관으로 발탁되고 서울고검 검사장을 거쳐 2015년 7월 제64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지난 2020년 6월부터 법무법인 바른의 대표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이사회 멤버 중 유일한 법률 전문가로서 기존 정진호 사외이사의 역할을 대체한다.

지난 2013년 최초 선임된 정 사외이사는 2016년과 2019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하면서 9년째 호텔신라의 각종 경영 및 법률 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상법상 사외이사 임기는 6년(계열사 포함 9년)으로 제한된다. 그러나 정 변호사는 해당 법안이 시행되기 전 재선임돼 기존 임기를 보장받았다.

이번 이사진 재편으로 호텔신라는 사외이사 장기 연임에 따른 독립성 취약 우려 문제를 해소하게 됐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도 개선된다. 이사회 핵심 지표에는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가 포함된다.

문재우 사외이사와 오영호 사외이사는 6년 임기를 채워 재선임이 불가능하다. 이들 사외이사는 그간 금융과 산업통상분야 전문가로 활약했다.

한편 호텔신라는 이번 주총에서 김준환 TR부문 지원팀장(CFO 겸직)을 사내이사로 재선임 안건을 포함해 지난해 재무재표,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도 처리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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