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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5조 美 배터리 투자 결정···SK와 합의 더 멀어지나

LG엔솔, 5조 美 배터리 투자 결정···SK와 합의 더 멀어지나

등록 2021.03.12 12:54

이지숙

  기자

SK이노 주장 美배터리 공급지연 우려 대규모 투자로 반격최종결정 후 한 달 양측 입장차 여전···장기전 가능성 커져

LG엔솔, 5조 美 배터리 투자 결정···SK와 합의 더 멀어지나 기사의 사진

LG에너지솔루션이 대규모 미국 시설투자에 나서며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 합의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이 그동안 내세웠던 전기차 배터리 공급 부족 우려가 이번 LG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생산능력 확대는 예상된 수순이었으나 SK이노베이션의 빈자리를 대체 가능하다는 메시지 또한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4년간 5조원 이상 투자···140GWh 생산능력 확보 목표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에만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한다고 발표했다. 투자가 이뤄지면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능력은 기존 미시간 공장(5GWh)과 함께 총 75GWh으로 늘어난다.

특히 차별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점으로 전기차 및 ESS용 파우치 배터리 뿐만 아니라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분야도 신규 진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에 올해 상반기까지 최소 2곳 이상의 후보지를 선정하고 신속하게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R&D부터 제품 개발 및 생산뿐만 아니라 원재료 조달에 이르기까지 미국 내에서 차별화된 ‘안정적 공급망 체계’를 갖추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가 오하이주에 건설 중이 1공장 외 2번째 공장에 대한 투자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도 밝혔다. 상반기 내 2공장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부지를 확정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75GWh 규모의 독자적인 생산능력과 함께 현재 건설 중인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의 35GWh 규모 1공장에 이어 비슷한 규모의 2공장 건설도 이뤄질 경우 총 14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 ‘배터리 공급지연’ 주장 약해지나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대규모 투자로 SK이노베이션은 ITC 최종결정 후 줄곧 주장해왔던 배터리 공급지연 주장이 힘을 잃으며 위기감이 커졌다.

SK이노베이션이 3조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1, 2공장의 생산능력은 21.5GWh로 예상된다. 오는 4월 11일까지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불발될 경우 이 공장 건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 ITC의 최종결정 후 “ITC의 결정으로 정당한 수입조차 사실상 차단돼 미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저하, 시장 내 부당한 경쟁제한, 전기차 배터리 공급지연으로 인한 탄소 배출에 따른 환경 오염 등 심각한 경제적, 환경적 해악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의 미국 공장의 3배에 달하는 70GWh 생산능력 확보에 나서며 SK이노베이션의 입지가 줄어들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투자로 미국 시장에서의 배터리 공급 우려를 불식시켜 글로벌 자동차 업체 및 ESS업체들과의 미국 관련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단 일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대규모 증설에 나서도 미국내 배터리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운 만큼 여전히 미국은 SK이노베이션이 짓고 있는 공장의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CATL의 미국 진출이 불가능하고 일본 파나소닉은 테슬라 물량을 공급하기도 벅찬 상황”이라며 “LG가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섰으나 증가하는 미국 배터리 수요를 감당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ITC 소송 변수가 될 수 있는 가운데 LG도 여러 가지로 부담을 느꼈을 것”며 “이번 LG의 대규모 투자는 이를 차단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이번 투자결정은 LG에너지솔루션이 4월 바이든 대통령의 ITC 결정 거부권 행사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거로도 보인다”며 “양측의 합의가 쉽지 않은 만큼 결국 소송전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좁혀지지 않는 입장···배터리 소송 장기전 가능성 커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은 빠른 합의 보다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지난주 한 차례 접촉했으나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일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의에 대해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요구 조건은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소송’ 관련 사안을 심층 검토하기 위해 지난 10일 오후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확대 감사위원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감사위원회는 “경쟁사의 요구 조건을 이사회 차원에서 향후 면밀히 검토하겠지만, 사실상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요구 조건은 수용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공신력 있는 ITC에서 최종결정이 났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인식의 차이가 아쉽다”며 “당사의 제안을 가해자 입장에서 무리한 요구라 수용불가라고 언급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문제해결에 대한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공방전이 계속 이어지자 4월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불발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이 항소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배임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고 합의금에 대한 인식 차이가 여전히 커 빠른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특히 SK이노베이션은 합의금을 낼 경우 미국 사업 유지 명분이 약해지는 만큼 다음달 거부권 행사가 거절되면 항소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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