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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품는 SK하이닉스, 기대를 현실로 만들어야

도시바 품는 SK하이닉스, 기대를 현실로 만들어야

등록 2017.10.24 16:46

강길홍

  기자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 기대지분제한·정보차단 걸림돌 작용투자 대비 실익 크지 않을수도“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바람직”

도시바 품는 SK하이닉스, 기대를 현실로 만들어야 기사의 사진

일본 도시바 임시주주총회에서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를 ‘판게아’에 매각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 작업이 마무리 단계로 향해 가는 셈이다. 판게아는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이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다.

도시바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 SK하이닉스는 D램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낸드플래시 분야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삼성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 투자금액은 총 3950억엔(약 4조원)이다. 이 가운데 1290억엔(약 1조3000원)이 전환사채 형식으로 투자돼 향후 15%까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이다. 2660억엔(약 2조7000억원)은 펀드출자자 형태로 투자해 자본 이득만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의 도시바 투자가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4조원의 거금을 투자하고도 향후 10년간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이 15% 수준에 머물기 때문이다.

반면 도시바의 경영권은 50.1%의 지분을 확보하는 일본 측이 쥐고 있기 때문에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메모리에 대한 경영 참여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SK하이닉스는 도시바의 경영정보나 반도체기술 등 기밀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 조건도 수용했다. 결국 도시바 인수를 통한 낸드 분야 경쟁력 강화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남대종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의 생산능력을 활용하거나 기술 협약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단기에 바라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며 SK하이닉스의 실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이 진정되면 대규모 투자가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낸드 공급 증가율(41%)이 수요 증가율(29%)을 넘어설 수 있다”며 “공급 과잉 상태로 낸드 가격과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수요증가가 기업의 투자확대와 공급과잉으로 이어지는 악순환구도가 자리 잡을 가능성이 확산되고 있다”며 “내년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와의 협상에서 불리한 조건을 수용한 것은 각국 반독점 규제 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임시방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낸드 사업자인 SK하이닉스가 포함될 경우 심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역할을 최소화해 뒀다는 분석이다.

결국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SK하이닉스와 도시바가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도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당시에도 각종 우려가 쏟아졌다. 하지만 SK하이닉스 인수는 신의 한수로 꼽힌다. 최 회장은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통해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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