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부터 저축은행, P2P 업체까지
틈새시장 새먹거리 잇따라 ‘출사표’
연체율.대손율 등 리스크 관리해야
“불씨는 당겨졌다”
5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10%대의 중금리 대출시장에 제1, 제2금융권 은 물론 신생 금융플랫폼까지 뛰어들 고 있다.
이에 잔잔한 바다로 여겨졌던 중금 리 대출 시장이 푸른 대양에서 붉은 대양으로 변해 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금리 대출시장은 비은행 서민금융기관의 영역이다. 하지만 비은행 서민금융기관의 중 금리 대출시장 활성화가 미진했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시중은행을 포함해 P2P대출 플랫폼, 인터넷전 문은행 등 일제히 중금리 대출 시장 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로써 그간 틈새시장으로 여겨졌 던 중금리 대출시장은 이 틈을 파고 들려는 다양한 금융권의 도전에 새 로운 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금리 대출 인기 왜? = 현재 국내 제1금융권과 제2금융 권 사이의 신용대출금리는 약 21% 가량 차이가 나며 금리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와 저축은행중앙회 등에 따르면 17개 시중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약 4.5% 수준 이지만 32개 저축은행의 평균 신용 대출금리는 약 25% 수준이다.
이에 따라 5등급~6등급 사이 중 신용자 등급의 고객들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할 경우 최소 10%포 인트 이상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9월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이 “10% 안팎의 중금리 시장이 적은나라는 세계에서 정말 드물다”고 지적할 정도로 국내 중금 리시장의 규모는 작은 수준이다.
중금리 대출에 대한 수요는 존재해 왔지만 공급은 미진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서민금융기관이 대손율과 연체율 등을 이유로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에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른 은행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중금리 시장을 선택하고 있다. 또 해외에서 중금리로 성공적인 사례를 보이고 있는 P2P대출 플랫폼도 올해들어 국내 시장에도 하나 둘 선을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내년 출범하게 될 인터 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컨소시엄에 합류한 기업들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중금리 대출 시장을 중점 공략한다고 밝히자 잔잔했던 중금리 대출 시장에 거센 바람이 불 고 있다.
권우영 우리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금리대출 시장 경쟁구도 변화와 은행의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수요 대비 자금공급이 부족한 중 금리 신용대출 시장은 저금리로 수 익성 악화에 직면한 은행과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P2P대출 중개업체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고 객과 수익 확보가 가능한 시장으로 인식됐다”고 설명했다.
◇은행들 앞다퉈 상품 출시 = 은행들의 중금리 대출 상품을 살 펴보면 먼저 우리은행은 지난 5월 모 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를 선보이 며 중금리대출 상품인 ‘위비 모바일 대출’을 SGI서울보증과 협약해 출시 했다.
신용등급 7등급까지를 대상으 로 하는 이상품은 최대 10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금리는 5.8%~9.5%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6 월 금리 5.3%~8.1%사이의 신한 SpeedUp 직장인 대출을 출시했다. 지난 6월 출시한 SpeedUp 직장인대출은 무방문, 무서류로 최대 500만원까지 당일 실행이 가능한 상품이다.
이 외 에도 KEB하나은행은 6.0%~8.0% 금리, 1000만원 한도의 이지세이브 론을, 기업은행은 3.1%~8.7%금리, 2000만원 한도의 아이원 직장인 스마트론을 운용하고 있다.
지방은행도 가세했다. 대구은행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최고 1000만원 까지 대출이 가능한 5~9%대의 대출 상품 직장인 e-Start론을 출시했다.
가장 적극적인 은행은 광주은행이다. 광주은행은 중금리 상품 직장인 퀵론, 주부퀵론 그리고 지난 14일 스 마트 퀵 론을 출시하며 다양한 중금리대출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저축은행들도 자신의 영역인 중 금리 대출 시장 활성화에 적극적 으로 변하고 있다. 그간 중금리 시장 대출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저축 은행들이었지만 시장을 뺏기지 않 기 위해 하나 둘 중금리 상품을 내놓 고 있는 것.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8 월 14.9%~19.9%사이의 중금리 상품인 ‘척척 대출’을 출시했고 JT친애 저축은행역시 직장인들을 위한 연 10%대의 중금리 신용대출 ‘원더풀 WOW론’을 출시했다. 여기에 SBI저축은행은 평균 9.9%금리의 중금리 브랜드인 ‘사이다’를 새로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P2P대출 플랫폼 회사인 8퍼센트, 렌딧 등도 크라우드 펀딩 형태로 중금리대출 시장에 뛰어 들어 올 한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 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체율 관리 등 리스크 산적 = 시중은행을 비롯한 저축은행 등 저마다 중금리 시장에 앞다퉈 진출 하고 있지만 리스크 우려도 존재한다.
우선 시중은행에게는 평판위험, 연체율 상승 등의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우영 우리금융연구소 권우영 수석연구원이 발간한 ‘중금리대출 시장 경쟁구도 변화와 은행의 과제’ 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금리 대출 활성화는 은행에게 평판위험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게 되면 은행의 가중평균 대출금리가 상승할 수 있는데, 이는 타업권에 비해 낮은 조달금리가 소요되는 은행이 고금리 영업을 한다는 비판의 근거로 작용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경기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기존 고객에 비해 신용도가 낮은 고객 을 대상으로 한 대출 공급은 시차를 두고 해당부문의 연체율 상승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권 연구원의 설명이다.
저축은행 업계에도 중금리 대출 시장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평균 신용 대출 금리가 25%인 저축은행의 현 재 대손율과 연체율이 약 10%에 달 하는데 중금리 대출상품의 대손율 과 연체율관리는 더욱 쉽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중금리 대출의 경우 저금리나 고금리 대출상품과는 달 리 사후관리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중금리 대출 상품을 성공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부실화 관리, 신용평가 시스템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경남 기자 secrey978@
뉴스웨이 이경남 기자
secrey97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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