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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일자리 미스매치 하겠다는데···

[현장스케치]산업현장 일자리 미스매치 하겠다는데···

등록 2014.05.26 15:50

김은경

  기자

‘선취업·후진학’ 2014 청년일자리 박람회 가보니

산업현장 일자리 미스매치 하겠다는데··· 기사의 사진


“대부분 자격조건이 고등학교 졸업자로 졸업예정자인 학생들이 와서 딱히 면접 볼 데가 없는 것 같아요. 다음 학기부터는 취업을 나갈 수 있지만...” (김유나·경화여자잉글리쉬비즈니스고 3)

“처음 들어본 회사들도 많고 내년에 졸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생각이 많아졌어요...” (최관철·세명컴퓨터고 3)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청년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생생한 목소리다. 정부가 일과 공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내놓은 묘책인 ‘선(先)취업 후(後)진학’의 실상이다.

‘선취업 후진학’은 청년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특성화고, 마이스터고를 졸업한 학생들이 졸업 후 곧장 취업해 기술을 연마하고 수능 없이 해당 계열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정부는 2017년까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제도를 마련했다.

이날 박람회는 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발전 6개사의 협력사 51곳의 참여로 이뤄졌다. 박람회를 찾은 대부분의 참가자는 행사 취지에 맞는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박람회 현장을 5분도 채 돌아다니지 않았지만 알 수 있었다. 구색 맞추기에 급급한 채 현장의 수요와 동떨어진 정책의 모습이었다.

이날 참여기업으로 등록된 회사들은 대부분 에너지공기업 발전 6개사의 협력사였다. 원자력, 전기, 기계, 발전기 계측제어 등 일반 직종보다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구직자를 원하는 곳이 많았다.

마이스터고 자체도 산업현장에서 적응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전문인을 양성하는 목표로 교육을 하기 때문에 참가 학생들이 현장에서 구직 활동을 하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현장의 수요는 달랐다. 이날 참여한 51개사 중 33개사가 학력 사항 조건란에 고졸, 초대졸이 명시돼 있었다. 심지어 채용조건에 석·박사를 우대한다는 곳도 존재했다. 해당 직무가 전문적이기 때문에 채용분야별 자격요건이 생각보다 까다로웠던 게 문제였다.

실제 이날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 대부분이 이런 이유로 적잖아 당황했다. 당장 6개월 내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학생들의 얼굴은 기대감에서 실망감으로 변한 지 오래였다. 장진아 양(평촌경영고 3)은 “실제 에너지 공기업을 목표로 취업 준비를 했었고 담임 선생님 추천으로 왔지만 지원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몇몇 참가 기업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신청 당시 구체적인 정보를 얻지 못했던 것이다. 중부발전의 협력사인 에이스 기전의 인사 담당자는 “마이스터고에서도 전자, 기계 등 기술을 습득하기 때문에 직무는 맞지만 채용은 공채와 함께 진행하고 있어 고졸예정자는 뽑지 않는다”며 “학생들이 문의해오면 회사를 홍보하는 형태로 밖엔 진행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산업현장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은 여전히 넘기힘든 산처럼 보였다.

김은경 기자 cr21@

뉴스웨이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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