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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신분상승' 현대차, 해외서 더 비싸게 팔았다

산업 자동차 사업보고서 톺아보기

'신분상승' 현대차, 해외서 더 비싸게 팔았다

등록 2024.03.15 07:21

수정 2024.03.15 08:09

박경보

  기자

RV 1대당 평균 6700만원에 팔아, 20년 대비 1700만원↑제네시스 누적 100만대 돌파하고 전기차 비중도 5% 넘어첨단 편의사양 기본화로 브랜드력 상승···'가성비' 벗었다

'신분상승' 현대차, 해외서 더 비싸게 팔았다 기사의 사진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판매한 레저용자동차(RV)의 1대당 평균가격이 67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제네시스와 친환경차 판매량이 늘고 첨단 편의사양을 기본화한 결과다. 특히 승용모델의 가격은 10년 전 대비 두 배나 뛰는 등 과거의 가성비 꼬리표를 떼고 확실한 신분상승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가 해외시장에서 판매한 RV 차종의 평균가격은 6293만원에 달했다. 일반 세단형 모델이 아닌 SUV, 미니밴 등 레저용자동차를 뜻하는 RV차종은 동급 세단보다 최소 300만원 가량 비싸다.

현대차 RV차종의 평균 판매가격은 10년 전인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4000만원 안팎에 머물렀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5000만원을 돌파한 뒤 2022년엔 6278만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엔 6700만원을 뚫었다.

승용모델의 해외 판매가격 역시 최근 4년 새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13년 3000만원이었던 평균 판매가격은 2021년 4266만원까지 올랐고, 지난해엔 6293만원까지 치솟았다.

현대차가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 외에 인도, 브라질,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도 진출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i10, i20, 엑스터 등 저가형 현지 전략차종들을 판매하고도 승용과 RV 모두 평균 6000만원을 넘겼다.

국내에서의 판매가격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현대차의 국내 RV 평균 판매가격은 5166만원으로, 2013년(3340만원) 대비 54.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승용 모델도 3304만원에서 5270만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승용과 RV 모두 국내에서 평균 5000만원 이상의 가격표가 붙었다는 얘기다.

해외와 달리 RV보다 승용모델의 판매가격이 더 높은 건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그랜저와 제네시스 G80의 판매호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그랜저와 G80은 각각 11만3062대, 4만3236대에 달한다.

이 같은 믹스 개선은 역대급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전년 대비 54% 증가한 15조1269억원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실적킹'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전기차 전문업체인 테슬라(8.2%)보다 높은 9.3%를 기록했다.

팬데믹 이후 공급자 우위 시장 조성


현대차의 급격한 몸값 인상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2020년 이후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생산차질로 인해 대기 수요가 쌓였고, 공급자 우위 시장이 조성되면서 판매가격을 올릴 수 있는 배경이 조성됐다.

특히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의 급격한 판매성장도 판매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 2015년 출범한 제네시스는 약 8년 만인 지난해 8월 말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지난 2019년 전체 판매량의 1.9%에 그쳤던 제네시스 판매 비중은 매년 증가세를 이어오며 지난해 5.3%까지 확대됐다.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상대적으로 비싼 친환경차의 판매 비중도 늘어났다. 전기차의 판매비중은 지난 2019년 1.45%에서 지난해 6.3%까지 치솟았다. 또한 지난해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량도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며 80만대를 돌파했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모델. 사진=제네시스 제공제네시스 GV70 전동화모델. 사진=제네시스 제공

선진시장서 상위 트림 선택↑···브랜드력 상승 기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등 고가의 첨단 편의사양을 기본화한 것도 판매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이다.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시장에서 ADAS 적용이 의무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비싼 상위 트림을 선택하게 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ADAS 장착률 증가는 차량의 가격인상 효과를 가져 오는데,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옵션 가격은 200만원 내외"라며 "이는 차량 평균 판매단가(ASP)의 3~4%이며,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옵션 가격은 1000만~1500만원으로 차량 가격의 20~3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첨단 편의사양의 기본화 등 상품성 개선은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 제고로 이어졌다. 저렴하지 않아도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는 브랜드가 됐다는 얘기다. 지난 1967년 설립 이후 약 56년 만에 가성비 이미지를 벗고 신분상승에 성공한 셈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까지 이어질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초과수요 국면 속에서 현대차의 신분상승이 지속되고 있다"며 "현대차의 달라진 위상은 점유율뿐만 아니라 인센티브, 딜러들 사이에서의 선호도, 전기차 수상 실적, 평균 가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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