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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은 품으로 돌아간 HMM···고민 깊어진 강석훈 회장

금융 금융일반 HMM 매각 불발

산은 품으로 돌아간 HMM···고민 깊어진 강석훈 회장

등록 2024.02.07 12:00

이지숙

  기자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HMM·KDB생명 매각 등 과제 산적BIS비율 우려···한전 대규모 적자, HMM 주가 부진 영향

HMM의 새 주인을 찾는 6조4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딜이 결국 무산됐다. 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가 하림 컨소시엄과 협상에 실패하며 HMM은 당분간 채권단 관리체제를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7년 만에 HMM 투입 자금을 회수하려던 산업은행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며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고민도 커졌다.

쌍용차 정상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매각 등을 성공시키며 기업 구조조정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산업은행이 최근 연이어 '새 주인 찾기'에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7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양측은 7주에 걸친 협상기간 동안 성실히 협상에 임했으나, 일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지분은 각각 29.2%, 28.7%다.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주식 외에도 올해와 내년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시점이 도래하는 1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도 보유 중이다.

하림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HMM 지분 57.9% 인수전에 6조4000억원을 제시해 동원그룹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해양진흥공사는 하림 컨소시엄과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주식매매계약 및 주주간계약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단 양 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며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당초 하림그룹 측은 매각 측이 보유 중인 잔여 영구채에 대한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재무적투자자(FI)인 JKL파트너스의 경우 매각 측이 제시한 '5년 간 주식 보유 조건'에서 제외해달라고도 요구했다.

양측은 1차 협상 시한을 지난달 23일로 정했으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이달 6일까지 시한을 2주간 연장했다. 하지만 6일 자정까지도 경영 주도권을 놓고 갈등이 이어졌다. 매각 측이 국적선사인 HMM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하림 측의 입장을 받아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하림그룹 측은 매각 협상결렬과 관련해 "그동안 은행과 공기업으로 구성된 매도인간의 입장 차이가 있어 협상이 쉽지 않았다"며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HMM 매각 불발로 재무적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6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산은의 재무구조가 밖에서 보는 것보다 취약하다"며 "HMM 주가가 1000원 움직이면 산은 BIS 비율이 0.07%p 움직인다. 산은의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려면 HMM 매각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산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66%로 떨어진 상태다. HMM의 주가 부진,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적자 등이 BIS비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BIS비율은 은행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지표로 BIS기준 보통주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 총자본비율, 단순기본자본비율 등으로 세분화된다. 업계에서는 HMM의 매각이 성공할 경우 BIS비율 변동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매각 불발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시장의 우려가 컸던 HMM 매각이 결국 불발되며 강 회장이 남은 임기 중 기업 구조조정 숙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산업은행은 HMM 매각과 더불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KDB생명 매각도 해결 과제로 안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승인은 경쟁당국 14개국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을 뺀 12개국의 승인을 얻은 상태이며 KDB생명의 경우 지난해 10월 5번째 매각이 무산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HMM 경영권 재매각 등은 아직까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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