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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소화기내과 분야' K-신약·의료기 산업 발전 브릿지 역할"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소화기내과 분야' K-신약·의료기 산업 발전 브릿지 역할"

등록 2024.02.02 10:47

유수인

  기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박종재 이사장 "기업과 동반성장" P-CAB 신약, 스텐트 등 임상 참여···글로벌 마케팅 주도 태웅메디컬로 국산 기기 위상 확인, AI 내시경 도입은 아직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가 제약·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한 신사업을 추진한다. 사진=유수인 기자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가 제약·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한 신사업을 추진한다. 사진=유수인 기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가 제약·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한 신사업을 추진한다. 소화기내시경 등 외국산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소화기내과 분야 의료기기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국산 신약의 글로벌 진출을 도모해 산업계와 동반성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범재 학회 총무기획이사(고려대 구로병원)는 지난 1일 오후 서울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주요 추진 사업 계획 등을 공개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1976년에 창립해 현재 회원수가 약 1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의 의학 학술단체다. 최신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각종 지침을 개발해 소화기 내시경 분야 발전을 이끌어왔다.

국제학술대회인 IDEN(International Digestive Endoscopy Network)도 매년 개최하며 전 세계적으로 학회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현재 IDEN에 가입한 해외 국가는 아시아, 미국,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총 52개국에 달하며, 회원수는 3046명 정도다.

학회는 이러한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소화기 분야 연구를 강화하는 한편, 국내 제약·의료기기 산업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이사장으로 취임한 박종재 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HK이노엔의 케이캡,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제일약품의 자스타프라잔 등 P-CAB제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이 출시되면서 의약품 분야에서도 우리나라의 우수성이 확인되고 있다"며 "산업적 측면에서동반성장하기 위해 기업들과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현재 일부 제약사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 의료진 대상 학술마케팅은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의 해외 진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각국의 의료진들에게 제품의 유용한 임상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회가 브릿지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또 "의료기기 기업의 경우 해외 의료진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학회는 개발도상국 젊은 의사들이 한국에서 내시경 관련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데, 의료 술기를 배울 때 사용한 기기를 계속 쓰기 때문에 국산 제품의 해외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학회는 최근 태국소화기내시경학회(TAGE)와 의료인 교육을 위한 장기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5년간의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학회 섭외이사인 천영국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도 "약이나 의료기기가 상용화되기 위해선 연구논문 결과가 계속해서 백업돼야 한다. 국내 의사들이 국내 개발 기기들을 임상에 적용해 연구논문을 계속 쓸 수 있어야 국산 제품이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적인 예가 태웅메디컬이다. 스텐트 사업이 잘 됐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인 올림푸스에 인수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태웅메디컬은 국내 소화기내과 금속 스텐트 전문 의료기업으로, 담도, 식도, 대장, 십이지장 등 소화기내과용 스텐트 개발 및 제조에 강점을 두고 있다. 최근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이 올림푸스에 총 3억 7000만 달러 규모로 인수됐다.

학술이사인 조광범(계명의대 동산의료원) 교수는 실제 국내 의료진과 기업들의 노력으로 해외제품에 의존하던 소화기 분야 의료기기들이 국산 제품들로 대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내시경을 예를 들면 보통 본체만 떠올린다. 하드웨어는 올림푸스 점유율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내시경에 쓰이는 약제나 부속 제품들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과거엔 모두 외국산밖에 쓰지 못했으나 기술 발전으로 품질이 좋아지면서 국산 제품들이 임상현장에 쓰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에게 기기를 사용하려면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회원들이 임상현장에서 직접 써보고 고쳐야할 점에 대해 피드백할 수 있어야 객관적인 안전성이 보장된다"라며 "이를 조율하는 게 학회 연구회의 일"이라고 했다.

다만 조 교수는 낮은 수가, 규제 등이 의료기기 국산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창출이 어려운 사업 구조상 산업 육성에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학회는 AI(인공지능) 기반 내시경 도입에 있어선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수헌 회장(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은 "의료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내시경은 1만명 중 한명이라도 오진이 나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도입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의료현장에서 AI 기반 기기들의 사용이 늘고 있지만 아직은 전적으로 의사의 직접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건 내시경을 할 수 있는 의사, 장비,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보다 내시경 기술 발전이 빠른 일본도 내시경을 할 수 있는 리소스가 없다"며 "AI기술을 성급히 도입하기 보단 기술 하나하나에 대한 교육부터 이뤄져야 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국내 기업 중에선 웨이센이 AI 기반 실시간 내시경 영상분석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웨이센의 '웨이메드 엔도'는 국내 최초의 AI 기반 실시간 내시경 영상분석 시스템이다. 병변 감지 기능을 넘어 위암 의심 부위와 위암 확률을 의료진에게 제공함으로써 진단결정을 보조하는 기술 혁신성을 인정받아 제37호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바 있다.

한편, 학회는 올해 ▲세계소화기내시경학회(ENDO) 학술대회 개최 주도 ▲세계의 젊은 의사들을 위한 내시경 교육 프로그램 IYEA(International Young Endoscopist Award) 운영 ▲국가 조기암 검진 사업 통한 질향상 사업 추진 ▲내시경검사 관련 수가 정상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여의사 특임 부회장직 신설 및 여의사간 네트워크 지원 ▲국제 네트워크 활성화 ▲연구관리 IT 신설 및 연구 활성화 등의 사업 추진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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