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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중대고비' 전기차, 배터리업계 '날벼락'

산업 에너지·화학 NW리포트

'중대고비' 전기차, 배터리업계 '날벼락'

등록 2023.11.02 08:05

김현호

  기자

배터리 생산 줄이는 파나소닉, 테슬라 주가 '뚝'전기차 시장 비관론···올해 성장률 5분의 1 수준업황 둔화 실적으로 연결···내년까지 영향 미칠 듯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의 파나소닉이 생산량 감축을 선언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백기'를 든 셈이다. 전기차 산업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테슬라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배터리, 양극재 생산기업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해 전기차 출하량은 역성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성장률은 대폭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전기차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한 탓이다. 이에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은 전기차 사업 운영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후방산업은 내년까지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예고한 상태다.

'테슬라 쇼크' 韓 이차전지 '와르르'
2일 블룸버그 및 외신 등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지난 9월까지 6개월간 누적 순이익만 사상 최대인 2880억엔(약 2조5808억원)을 기록했으나 현지 배터리 생산량을 60% 줄이기로 결정했다.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조치다. 파나소닉은 이미 일본 생산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한 상태다. 생산량 감축은 내년 3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파나소닉이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을 조절하기로 하면서 테슬라가 직격탄을 맞았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31일 197.36달러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 대비 4.8% 감소한 것으로 지난 5월 26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현재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모델 X와 모델 S에 탑재되는 1865(지름 18㎜, 길이 65㎜)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중대고비' 전기차, 배터리업계 '날벼락' 기사의 사진

테슬라 주가가 200달러 선 아래로 하락하자 국내 이차전지 산업도 영향을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날 38만5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 거래일과 비교하면 4.81% 줄어든 것으로 상장 후 최저가인 2022년 7월 4일(35만6000원)에 근접했다. 또 같은 기간 삼성SDI는 5.86% 감소한 42만5500원,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도 2.9% 떨어진 12만2200원을 기록했다.

양극재 생산 기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극재까지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 주가는 7.44% 급락해 지난 7개월 동안 가장 낮은 23만6500원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에서 거래되고 있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도 각각 6.34%, 7.45% 하락했고 엘앤에프도 8.36% 급락했다. 12만9900원을 기록한 엘앤에프 주가는 52주 최저가를 세웠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에 반도체 칩을 공급하는 온세미컨덕터(ON)가 실망스러운 가이던스를 제공하고 파나소닉이 생산량 감축을 공개하자 테슬라가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테슬라 주가와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국내 이차전지 관련 밸류체인이 전반적으로 급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성장률 둔화···K배터리·양극재 '경고등'
그동안 고성장을 이어가던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전기차(BEV) 출하량을 1100만대로 내다봤다. 출하량은 전년 대비 22.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2021~2022년 성장률(91%)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가트너는 "미국 소비자들은 BEV 대신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대고비' 전기차, 배터리업계 '날벼락' 기사의 사진

시장 수요가 둔화하면서 전기차 기업은 속도 조절에 나섰다.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혼다는 북미에서 GM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 보급형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한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GM은 또 지난해 중반부터 내년 중반까지 2년 간 전기차 4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폐기했고 미국 미시간주에 건설하기로 했던 전기차 공장 가동 시점도 1년 연기하기로 했다. 테슬라도 멕시코 공장 건립 시점을 늦추기로 했고 SK온과 미국 내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고 있는 포드는 켄터키주 2공장 가동 시점 연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아직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 대비 1.5~2배 높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전기차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조금도 줄어들고 있고 부족한 충전 인프라, 화재 위험성 등 부정적 요소가 겹쳐 차라리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하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향후 전방산업과 관련해 배터리 기업은 엇갈리게 예상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지난달 25일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들어 주요 고객사가 보수적으로 생산 계획을 세워 물량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경제성장률과 구매 심리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며 수요는 기대보다는 줄어들고 매출도 올해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는 긍정적 입장을 전했다. 김종성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지난달 26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중장기 성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경기 침체가 지속 되면 단기적 수요 둔화가 우려될 수 있으나 당사는 고객사 신모델 출시 효과로 견조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기업별 전망과 유사한 예측을 내놓았다. 권준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6% 감소한 6150억원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ASP(평균판매가격) 감소, 유럽 전방 수요 둔화에 따른 폴란드 공장 가동률 조정 및 소형 전지 고객사의 재고조정, 원재료의 부정적 래깅효과 등으로 수익성은 악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SDI의 4분기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이익은 전 분기와 비교해 10.2% 오른 5400억원으로 예측한다"며 "EV향 중대형 전지는 P5 중심으로 견조한 판매가 예상되며 P5 비중은 3분기 50% 수준에서 4분기 55%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대고비' 전기차, 배터리업계 '날벼락' 기사의 사진

양극재 기업은 메탈가 하락으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니켈은 10월 31일 톤당 1만7825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 3일 가격(톤당 3만1200원)과 비교해 42.9% 떨어졌다. 같은 기간 탄산리튬 가격도 킬로그램(kg)당 474.5위안에서 154.5위안으로 67% 이상 감소했다. 양극재 판가는 리튬, 니켈 등 메탈 가격과 연동되기 때문에 양극재 생산 기업은 비싸게 구매한 원료를 양극재에 전가해 판매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우상향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양극재 생산 기업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리튬은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만큼 가격 변동성이 중요한데 양극재 판매량은 동일하고 리튬 가격만 감소하면 향후 수익성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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