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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송도로 가는 롯데바이오···'CDMO' 시너지 얻기 위한 숙제는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투자의 '씬'

송도로 가는 롯데바이오···'CDMO' 시너지 얻기 위한 숙제는

등록 2023.06.20 17:31

수정 2023.06.20 17:55

유수인

  기자

연내 '메가 플랜트' 착공, 36만ℓ 생산능력 목표삼성 등 대규모 생산기업 중심 바이오클러스터"인지도‧인력 버프 기대···자체 경쟁력 확보가 관건"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롯데지주, 인천광역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함께 국내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의 조속한 건립을 위한 4자 간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사진=메가 플랜트 예상 조감도.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롯데바이오로직스가 롯데지주, 인천광역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함께 국내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의 조속한 건립을 위한 4자 간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사진=메가 플랜트 예상 조감도.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본격화한 롯데바이오로직스(이하 롯데바이오)가 인천시 연수구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에 입성한다.

송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를 필두로 CDMO 사업에 특화한 지역으로 떠오르는 곳이다. CDMO 기업들이 한곳에 몰리면서 롯데바이오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글로벌 명성을 잇기 위해선 회사만의 경쟁력 확보와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 하반기 부지 확보···36만ℓ 생산능력 목표
20일 롯데바이오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롯데지주, 인천광역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과 함께 국내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의 조속한 건립을 위한 4자 간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사에서 진행된 협약식에는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이훈기 롯데지주 사장,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인천시와 IFEZ는 롯데바이오의 메가 플랜트 조성 및 운영을 위한 행정적 절차에 협력하고, 롯데바이오는 연내 부지 확보 및 시설 착공에 필요한 준비 과정에 협력할 예정이다. 롯데지주는 롯데바이오의 주주로서 성공적인 사업 실행을 위해 힘을 보탠다.

회사 측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국내 메가 플랜트 건립을 위한 토지 매매 계약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원직 롯데바이오 대표는 "메가 플랜트의 연내 착공을 목표로 조속한 토지 매매 계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롯데바이오는 올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중장기 비전을 공개하고 국내에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설립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2030년까지 총 30억 달러(약 3조7000억원)를 투자해 연간 12만리터(ℓ) 항체의약품 생산 공장 3개를 짓고, 총 36만L의 생산능력(CAPA)을 확보하겠단 계획이다.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한다.

(왼쪽부터)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이훈기 롯데지주 사장,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20일 MOU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왼쪽부터)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이훈기 롯데지주 사장,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20일 MOU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롯데바이오는 올 하반기 착공을 시작해 2025년 하반기 준공, 2026년 하반기 GMP 승인, 2027년 상업 생산, 2034년 3개의 메가 플랜트 완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송도와의 협의가 긍정적으로 흘러간다는 전제 하에) 연내 첫 삽을 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송도는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등이 가까워 글로벌 기업과의 원활한 교류가 기대되고, 서울과도 가까워 인재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 등 대형 CDMO 기업 모여 '시너지' 가능성

롯데바이오는 생산공장 부지로 송도, 충북 오송 등 여러 지자체를 검토해 왔다. 그러나 이미 송도에 국내외 유수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모여 있고, 인력, 원부자재 확보 측면에서도 장점이 커 지난 3월 IFEZ에 사업의향서를 제출했다.

송도는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국내 대형 바이오기업들은 물론 글로벌제약사 머크, 연세대·인천대·가천대·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등 대학·연구기관이 입주하며 대표적인 국내 바이오클러스터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특히 송도 바이오클러스터는 CDMO 기업 중심으로 성장 중인데, CDMO 사업 내 포트폴리오 확장을 준비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도 본사를 판교에서 송도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4년까지 연구·공정개발(R&PD) 센터를 완공하고 2025년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말 기준 송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은 88만ℓ로, 단일 도시 기준으로는 최대 생산 능력을 갖췄다. 해외 거대 클러스터인 미국 샌프란시스코(34만ℓ)와 싱가포르(21만ℓ)를 훌쩍 넘는다.

업계는 롯데바이오가 송도에 메가 플랜트를 지을 경우 바이오클러스터 입주 버프(강화 효과)를 받을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이미 송도가 CDMO 분야에서 글로벌 브랜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한데 모여서 경쟁력을 갖추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며 "CDMO 기업들은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하는데, 삼성바이오, 셀트리온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은 기업들이 양성된 곳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게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위탁개발(CDO)은 위탁생산(CMO)와 달리 R&D 트렌드와 글로벌 스텐스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송도에 있는 기업들은 그런 부분에서 검증이 돼 있다"며 "(송도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신뢰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인력이 모이면서 전문가가 양성되면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롯데바이오 측도 "송도 내 CMO, CDMO 산업이 무르익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관련 원부자재 기업도 입주하며 바이오산업의 생태계가 완성돼가고 있는데, 이러한 강점이 롯데바이오의 사업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 CDMO는 고도의 기술과 GMP(제조품질관리) 역량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사업에 뛰어든다고 하더라도 성공하기 쉽지 않다.바이오의약품 CDMO는 고도의 기술과 GMP(제조품질관리) 역량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사업에 뛰어든다고 하더라도 성공하기 쉽지 않다.

자체 경쟁력 확보 관건···CDO 역량에 집중
다만, 롯데바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선 자체적인 경쟁력 확보는 필수다.
일각에서는 롯데바이오의 사업 성패가 한국 CDMO 기업들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란 시각도 나온다. 바이오의약품 CDMO는 고도의 기술과 GMP(제조품질관리) 역량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사업에 뛰어든다고 하더라도 성공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 품질이나 제조 공정상의 문제가 발생하면 국내 전체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약을 상업화에 성공시킨 트랙 레코드를 가지고 있어야만 인정받고 주문이 들어오게 된다. 통상적으로 최소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와 노력이 지속적으로 병행돼야만 CDMO 회사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송도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도움을 받을 순 있겠지만, 자체적인 능력 확보는 별개의 문제다. 투자와 노력을 통해 글로벌 기준에 맞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CDMO 사업에 발을 디딘 삼성바이오는 압도적 생산능력 및 신뢰도를 최대 경쟁력으로 앞세워 빅 파마들과 대형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바이오의 1~4공장 생산 규모는 총 60만4000ℓ로, 이미 론자(41만ℓ), 베링거인겔하임(32만ℓ) 등 다른 글로벌 CDMO 기업보다 압도적인 능력을 보유 중이다.

지난 4월에는 5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는 전 세계 압도적 1위 규모인 총 78만4000ℓ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롯데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미국 시러큐스 소재 공장 인수로 CDMO 시장에 빠르게 진입했지만 생산역량이 연 3만5000ℓ 정도로 작은 편이다.

롯데바이오는 점진적으로 생산능력을 확장시키는 한편, CDO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메가플랜트 조성 등의 중장기 전략에 앞서, 다양한 고객사 유치를 통해 CDO 사업 촉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회사 측은 "글로벌 CDMO 기업 도약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전문 인력이 요구되는 CDO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 4월 세포주 개발 전문기업 엑셀진과 CDO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의약품 세포주 개발부터 대규모 위탁생산까지 CDMO 서비스의 전 과정(end-to-end)을 협력하기로 했다. 엑셀진은 2001년에 설립된 스위스 소재의 세포주 개발 전문기업으로, 글로벌 대형 제약 및 바이오 기업을 포함한 여러 고객사에 세포주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차세대 치료제로 꼽히는 '항체-약물 접합체'(이하 ADC) 플랫폼 확보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CDMO 기업 중 ADC의 항체와 항암제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매우 드문 상황인 만큼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그 일환으로 ADC 플랫폼 개발 전문 기업 피노바이오에 지분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롯데바이오는 피노바이오가 개발한 ADC 파이프라인의 항체 및 ADC 생산 우선 공급자 요건을 확보하고, ADC CDO 서비스 파트너십 가능성을 도모할 예정이다.

또 CDMO 사업에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 구축에도 중심적인 역할을 해나갈 방침이다. 국내 메가 플랜트 단지에 바이오 벤처 회사들을 위한 시설을 제공하고 기술 개발 협력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 '바이오 벤처 이니셔티브'(Bio-Venture Initiative) 조성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롯데바이오 관계자는 "신약 개발부터 상업 생산에 이르는 제약 산업 밸류 체인 전반에 롯데바이오가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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