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 재판서 '당사자 능력' 딴지 건 카카오···시민단체 "안타깝다"

13일 '먹통 사태' 손배소 2차 변론기일손배소 1심 최종 판결은 8월 22일로

카카오 먹통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2차 변론기일이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렸다. 사진=강준혁 기자

"우리(시민단체)는 공익적인 차원에서 재판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쟁점을 떠나) 원고의 당사자 능력을 논하는 건 카카오의 겸손치 못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13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카카오 먹통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2차 변론기일에 참석한 서민민생대책위원회 관계자의 항변이다.

앞서 카카오는 재판부(서울남부지법 소액32단독 이주헌 판사)에 시민단체의 '당사자 적격성'을 문제삼았다. 당사자 적격성은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이 소송 당사자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 소송에는 서민민생대책위원회를 비롯해 택시기사‧대학생‧직장인 등 5명이 원고로 참여했다.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번 재판은 전국적인 피해를 발생시킨 카카오에 경각심을 부여하고 국민 피해를 예방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며 "카카오가 이처럼 단순 경영 논리를 내세우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재판은 피고의 당사자 자격 이의제기에 대한 원고 측 입장을 확인한 뒤 10분 만에 마무리됐다. 재판부는 양측의 서면 의견으로 변론을 종결, 오는 8월 22일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다.

남궁훈(왼쪽), 홍은택 대표가 지난해 발생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해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지난해 10월 15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곳은 카카오 서버가 설치된 건물로 당시 카카오톡, 카카오T(택시)를 비롯한 모든 서비스가 이용 장애를 일으켰다.

카카오 서비스 장애는 완전 복구까지 127시간 30분, 5일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남궁훈 당시 카카오 대표는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이때 카카오는 피해 보상안으로 사용자 4800만여명에게 이모티콘 3종 세트와 데이터관리 유료 서비스 '톡서랍 플러스' 100GB 1개월 이용권을 지급한 바 있다.

그런데도 서민위 등은 같은 달 21일 "카카오의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대응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경제 활동의 제한을 받고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위자료 각 100만원씩 총 600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 데이터 센터 화재 이후 서비스 장애에 관해선 다각도로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보상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지속해서 논의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