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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사상 최대 실적 대한항공, 올해 기대·우려 교차 왜?

산업 항공·해운

사상 최대 실적 대한항공, 올해 기대·우려 교차 왜?

등록 2023.02.13 15:56

김다정

  기자

여객·화물 양 부문 호조 보이며 실적 신기록여행 수요 살아나자 여객 사업 조기 정상화 반면 고수익 화물 사업 축소에 이익 감소 우려아시아나항공 인수도 안갯속···자국 보호 기조

사상 최대 실적 대한항공, 올해 기대·우려 교차 왜? 기사의 사진

화물·여객 양 날개를 장착한 대한항공이 지난해 실적 '하이킥'을 날렸다. 2년 연속 신기록이다. 하지만 올해는 활짝 열린 하늘길 덕에 여객 수요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도 연초부터 우려의 시선이 짙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53%, 97% 늘어나 두 부문 모두 최고기록을 새로 썼다. 매출은 13조4127억원, 영업이익은 2조8836억원이다.

이는 사업의 양대 축인 여객과 화물이 모두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됐던 여행 수요가 연말로 갈수록 살아나면서 든든하게 한몫을 거들었다.

대한항공은 올해 본격적인 여객 수요 회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여객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속하고 탄력적인 공급 운영을 통해 여객 사업 조기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앞서 화물기로 개조한 여객기 16대도 이달 초 모두 복원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종식 국면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급변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당장 화물 사업 축소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를 우려해야 하는 처지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에 따른 화물운임 급등에 힘입어 2021년에 이어 2022년까지 2년 연속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체 매출 중 항공화물 사업 매출은 2019년 20.8%에서 2020년 57.4%, 2021년 76.5%로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도 3분기까지 6조1762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의 63%를 차지했으나, 4분기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4분기 화물사업의 매출액(1조5483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하면서 영업이익(5201억원)은 26% 줄어들었다.

본업인 여객 수요 회복세에도 대한항공이 올해 본격적인 감익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고수익의 화물 매출이 줄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여객 매출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여객 사업의 수요·공급이 과거 정상 수준으로 회귀하지 못하는 가운데 결국 내수 경기에 따라 회복 탄력이 달라질 것"이라며 "여객 매출액 상승에 따른 외형 성장은 지속되겠지만, 당분간 화물 업황 둔화에 따른 감익 흐름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에는 여객수요 회복에 따른 국제선 여객 부문의 매출과 이익 증가가 화물 부문의 하락을 얼마나 방어해 줄지가 관건"이라고 꼬집었다.

여객 수요 정상화는 실적뿐 아니라 대한항공의 중장기 성장 기반으로 꼽히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통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항공사들의 실적이 회복세에 들어서자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국내 항공업 정상화의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됐던 통합 국적 항공사 출범의 설득력이 흐려진 탓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6조266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67% 증가한 6220억원에 이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독자 생존이 가능한 영업환경이 마련된 가운데 난기류를 만난 유럽연합(EU)의 합병 승인 심사가 오히려 두 항공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여객 수요가 살아나자 각 경쟁당국이 자국 항공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U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과 관련 2단계 심사에 돌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대한항공은 오는 17일 1단계 심사만으로 합병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EU는 두 항공사가 합병되면 시장지배력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2단계 심사를 통해 전면적인 반독점 조사를 실시할 전망이다.

2단계 심사가 공식화할 경우 대한항공은 독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보유 중인 일부 노선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반납하는 등 추가로 시정 방안을 마련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여객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슬롯 반납으로 인한 운항 중단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해 12월 중국 경쟁당국은 공정거래원회가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한 5개 노선을 포함해 총 9개 노선에 슬롯 이전 등을 조건을 합병을 승인했다. 영국 역시 인천-히드로 노선에 대해 양사가 보유한 총 17개 슬롯 중 7개의 자국 항공사 이전을 조건으로 승인 여부를 검토 중이다.

박종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히드로 노선의 경우 이전 요구 슬롯 개수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총 슬롯 개수와 같아 합병 효과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엔데믹 전환 과정에서 이와 같은 자국 산업 보호 기조가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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