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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투자 없앴다"···LG화학, 직접 개발 신약으로 美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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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R&D 예산 3000억원 투입···전년보다 1000억원 ↑
기존 백신 사업, 주력 품목들로 매출 이끌며 수익성 유지
글로벌 임상 3상 앞둔 통풍치료제, '국산신약'으로 FDA 도전
임상1상 중인 희귀비만 치료제, 투여 편의성 높여 시장성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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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가 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연구개발(R&D) 예산만 전년 대비 1000억원 이상을 늘린 LG화학은 자체 기술력으로 미국 시장 진입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올해 R&D 예산에 총 3000억원을 배정했다. 이는 전년 2000억원에서 1000억원 이상을 늘린 것이다. 이 중 올 상반기에만 1260억원의 비용을 R&D에 투자했다.

회사 측은 통풍 치료제 '티굴릭소스타트'를 포함해 글로벌 임상시험 진행을 앞둔 신약 파이프라인 수가 많아지며 R&D 비용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의 연도별 R&D 비용을 보면, 2017년 970억원에서 2018년 1240억원, 2019년 1640억원, 2020년 1740억원, 2021년 2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생명과학사업본부 전체 매출액 대비 비율로 보면 2017년에는 5515억원 중 약 18%를 R&D에 투자했는데, 지난해에는 7600억원 중 26%를 투자했다. 올 상반기에는 4391억원의 29% 해당하는 금액을 투자했으며, 올해는 전체 매출액을 8500억원 이상으로 잡고 약 35%에 달하는 비용을 R&D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재정적 부담으로 신약개발을 포기하는 사례를 만들지 않겠다는 회사의 굳은 의지가 반영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당초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문은 별도 법인이었던 LG생명과학이 2017년 1월 LG화학에 합병되면서 구성됐다. LG생명과학은 바이오시밀러, 백신, 합성신약 등의 분야에서 R&D역량을 확보하며 성과를 보여 왔지만 본격적인 투자 확대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R&D 자금이 약간 모자라 임상 계획이 수정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LG생명과학은 대규모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모기업인 LG화학에 흡수합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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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홈페이지 제공

합병 후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기존에 영위하던 백신, 개량신약, 에스테틱 부문 등을 제외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합병 전 10여개에서 현재 40여개로 확대했다. 임상 단계에 오른 신약 파이프라인은 기존 2개에서 12개로 늘어났다.

동시에 기존 주력 제품의 영향력을 확대하며 임상 진전 따른 R&D 비용 집행으로 악화할 수 있는 수익성을 일정 부분 지켜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자체 개발 당뇨 신약 '제미글로'와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 등 고수익성 주요 제품 출하 확대로 2021년 2분기 각각 2030억원, 290억원에서 지난 2분기 2217억원, 242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LG화학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 중 임상에 가장 가까운 후보물질은 요산생성 저해 기전의 경구용 통풍 신약 '티굴릭소스타트'다. 이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첫 번째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아 미국을 포함한 다국가 지역 고요산혈증 동반 성인 통풍 환자 350명을 대상으로 통풍 치료제로써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임상시험은 무작위 배정을 통해 선발된 평행 군에 6개월 간 이중 눈가림으로 위약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치료제의 임상3상 시험계획은 미국 외 유럽과 중국 등에도 제출한 상태다.

이와 함께 회사는 FDA에 '티굴릭소스타트'의 두 번째 임상3상 시험계획도 신청했다. 해당 시험은 전세계 통풍 환자들에게 최우선적으로 적용 가능한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1차 선택 치료제 성분인 '알로푸리놀'을 대조군으로 한다.

미국, 유럽지역 등의 고요산혈증 동반 성인 통풍 환자 2600여 명을 대상으로 12개월 장기 복용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금번 승인된 위약 대조군 시험계획의 모집 환자 수를 합하면 총 3000여명의 환자가 '티굴릭소스타트' 최종 임상단계에 참여하게 된다.

임상3상이 성공하면 '티굴릭소스타트'는 자체 개발한 국산 신약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LG화학은 2027년 미국 FDA로부터 1차 치료제로 품목허가 승인 획득 후 2028년부터 글로벌 판매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자료(Coherent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통풍 치료제 시장은 인구고령화 및 비만인구 증가로 2019년 26억 달러(약 3조원)에서 2027년 43억 달러(약 5조원) 규모로 확대가 예상된다. 현재 전세계 통풍 진단 환자는 3500만명으로 이 중 미국과 중국의 환자 수는 각각 1000만명, 140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재정적 부담으로 글로벌 임상 자체가 쉽지 않았으나 지금은 환경이 달라졌다. 그래서 자체 기술력으로 충분히 진입 가능한 시장, 분야는 리스크가 있더라도 최대한 도전해보겠다는 의지가 있다"라며 "통풍이 그렇다. 시장이 큰 미국의 경우 기술수출을 하지 않고 우리가 직접 개발해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역량이 충분한 분야에서는 자체적으로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것이 LG화학의 기조다. 현재 생명과학사업본부 내 R&D 인력은 전체 인원의 25% 수준인 총 500여명이다. LG화학의 기술력은 토종약 최초로 FDA 문턱을 넘은 항생제 '팩티브'를 통해 이미 입증됐다. 국내 바이오벤처 업계를 주름잡는 인물들 중 LG화학 출신이 많아 국내 '바이오 사관학교'라는 명칭이 따라붙을 정도다.

현재 임상2상 중인 6가 혼합백신도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미국 빌 앤 메린다 게이츠재단으로부터 3340만 달러(약 377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6가 혼합백신은 영유아에게서 치사율이 높은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B형 간염, 뇌수막염, 소아마비 등 6개 질병을 동시에 예방하는 백신이다.

앞서 회사는 LG생명과학 시절이던 지난 1996년 국내 최초로 유전자 재조합 B형 간염 백신 '유박스'를 개발, 지난 20여년간 유니세프 입찰 등을 통해 전세계 80여개국 2억명 이상의 영유아들에게 공급해온 바 있다.

2016년 개발한 5가 혼합백신 '유펜타'는 유니세프의 2017년~2019년 정규 입찰을 통해 전세계 영유아 약 3000만 명의 질병 예방에 기여하고 있다. 회사 측은 "백신은 합병 전부터 집중해오던 때부터 해오던 분야로, 지금까지 이어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회사는 유전성 희귀 비만치료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등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며 미국 시장 진입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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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리듬 파마슈티컬 주가. 구글 화면 캡쳐

특히 미국에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는 'LB54640'은 지난 2020년 FDA로부터 유전성 비만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기도 했다. 희귀의약품 지정은 환자 수가 적어 시장성이 크지 않은 난치병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제 개발을 적극 장려하기 위해 희귀의약품 개발 회사에 시장독점권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이다.

'LB54640'은 G단백 결합 수용체 일종인 MC4R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다. MC4R 작용경로에 이상이 생기면 배고픔이 지속되는 과식증으로 인해 비만이 심화돼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현재까지 MC4R을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는 미국 제약사 리듬 파마슈티컬의 임시브리(성분명 세트멜라노타이드)가 유일하다. 임시브리는 주사제형으로 개발돼 2020년 11뭘 FDA 승인을 받았다. 최근 임시브리의 적응증 맟 진출 국가 확대로 리듬 파마슈티컬의 주가가 급등하자 업계에서는 환자 투여 편의성을 높인 'LB54640'의 신약 가치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듬 파마슈티컬의 주가는 지난 6월 28일 2.43달러에서 9월 27일 22.61달러로 급상승했다.

회사 측은 "해당 치료제의 경우 아직 임상1상 중이다. 자체 개발로 갈지 기술수출을 할지는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NASH 치료제 후보물질 'LG203003'과 'LG303174'도 개발 중이다. 'LG203003'은 중성지방 합성 효소인 DGAT-2 활성을 선택적으로 저해해 간에서의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신약으로, FDA에서 임상 1상을 승인 받고 최근 투약을 시작했다. 항염증 기전 신약 물질인 'LG303174'은 연내 미국 임상 2상 진입을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NASH 시장은 2020년 대체의약품 중심으로 약 240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신약 출시로 2029년 2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유망 신약물질의 글로벌 임상개발 가속화를 통해 바이오 사업의 미래 성장성을 극대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수인 기자 s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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