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54일 만에 원 구성 타결···과방위·행안위 1년씩 번갈아 맡기로

여야의 제21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이 22일 타결됐다. 여야는 평행선을 달리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직 배분에서 1년씩 교대로 번갈아 맡는 '절충안'으로 후반기 국회를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상임위원장 배분 등에 합의했다. 지난 5월30일 21대 국회 후반기가 시작된 후 54일 만이다.

우선 상임위원회는 총 18개 가운데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무위원회, 교육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다.

국민의힘은 국회운영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정보위원회 등 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가져갔다.

원 구성 협상에서 이견이 좁히지 않았던 과방위와 행안위 배분에서는 2년 중 양당이 1년씩 나눠 맡는 '절충안'으로 해결했다. 향후 1년은 민주당이 과방위를 맡으면 국민의힘이 행안위를 맡고, 나머지 1년은 민주당이 행안위, 국민의힘이 과방위를 맡는 방식이다.

아울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정식 명칭을 '형사사법체계개혁특별위원회'로 하고, 총 위원 인원 12명에 민주당 6명, 국민의힘 6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으며 안건은 여야 합의로 처리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요구했던 법사위 권한 축소와 예결위 심사 기능 강화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논의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처럼 50일 넘게 국회의장단 선출과 원 구성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국회의장단(후반기) 선출 규정 정비와 상임위원장 배분 방식, 상임위원회 권한·정수 조정 등 제도 개선도 다루기로 했다.

이는 지난 4일 김 의장이 당선 후 인사말에서 강조한 내용이기도 하다. 김 의장은 "여야가 원 구성 협상으로 허송세월하는 이 오래된 불합리도 끝을 내야 한다"며 "국회법을 고쳐서 어떤 경우에도 국회가 공백은 없게 하자.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 시한도 전반기처럼 못을 박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정개특위는 국회의원 이해충돌방지제도 보완, 교육감 선출 방법 개선,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선, 지역당(지구당) 부활,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 중심의 공직선거법 개선 등을 논의 안건에 포함시켰다.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설치에도 합의했다. 민주당 6명, 국민의힘 6인, 비교섭단체 1명 등 총 13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은 국민의힘 맡기로 했다. 연금개혁특위는 산하에 민간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연금 재정의 안정과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4대 공적연금과 기초연금 등의 개혁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합의안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모두 만족스럽지 못하겠지만 국회가 빨리 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시급한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오늘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던 과방위·행안위를 여야가 1년씩 번갈아 맞기로 한 것에 대해선 "여야 모두 공평하게 된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국가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중추적인 상임위를 다 맡았다"고 평가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그동안 논의 내용들이 다 합의안에 담겨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국민과 언론인들께서 이해해 하실 걸로 믿는다"며 "양당의 노력이 다 담긴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 양당 의원총회 추인을 거친 후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과 특위 구성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