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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글로벌 부문 대표이사 '핀셋 인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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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원 전무, 글로벌부문 신임 대표이사 내정
전임 김맹윤 부사장, 사내이사직 임기는 유지
화학공학과 출신, 한화솔루션 전략기획실장 등 역임
높은 사업 이해도, '무기화학 전문업체' 적임자 평가
고부가 정밀화학·특수가스·암모니아 등 신사업 추진
김동관 최측근, 이번 인사로 김 사장 조직장악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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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한화그룹 실질 지주사인 ㈜한화가 '원 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통상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이르면 8월, 늦어도 11월에 실시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글로벌 부문만 따로 떼내 신임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부문이 케미칼 관련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이 분야 전문가를 앉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는 지난 1일 글로벌 부문 신임 대표이사로 양기원 전무를 내정했다. 1970년생인 양 전무는 군산동고와 중앙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한화케미칼(한화솔루션 전신)에 입사했다. 그는 한화케미칼 중국 닝보법인 VCM팀장, 한화토탈 기획기술팀장, 한화케미칼 사업개발실장, 한화솔루션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쳐 지난 4월 ㈜한화 글로벌 사업총괄로 이동했다.

2020년 10월부터 글로벌 부문을 이끌어온 김맹윤 부사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다만 내년 3월까지 이사회 임기가 남은 만큼, 사내이사 지위는 유지한다. 양 전무의 이사회 합류는 당장이라도 가능하다. ㈜한화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구성은 최대 13명까지 가능한데, 현재 11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다소 갑작스러운 만큼, 그 배경에 궁금증을 품고 있다. 한화그룹의 경우 주요 계열사를 한데 모아 대표이사 교체 인사를 발표해 왔다. 특정 계열사만 별도로 인사를 실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더욱이 전무급인 신임 대표의 승진 인사도 동반되지 않았다. 지원과 방산, 기계, 글로벌 총 4개 부문으로 구성된 ㈜한화는 최소 부사장급 임원부터 대표를 맡아 왔다.

사업 성과만 놓고보면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은 나쁘지 않다는 주장이다. 글로벌 부문은 누적 적자로 사업이 축소된 무역부문과 화약부문을 통합해 탄생했다. 지난해 기준 화약제조업은 매출 8조4901억원, 영업이익 5453억원, 순이익 55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 41% 늘었다. 순이익은 무려 86% 가량 성장했다. 오히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에도 전년보다 실적을 향상시키기도 했다. 무역 부문은 지난해 2조4738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전년 대비 소폭 축소된 수준에 머물렀다. 글로벌 경기 정세와 물류 적체에도 불구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김 부사장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이자 ㈜한화 전략부문장인 김동관 사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김 사장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이다. 김 부사장은 ㈜한화 솔라사업팀장과 한화큐셀 AP사업개발부문장, 인도지사장, 유럽사업부문장 등을 지낸 태양광 사업 초창기 멤버다.

㈜한화 측은 양 전무 선임 배경에 대해 "글로벌 부문은 탄소중립과 수소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해 중장기 성장 동력도 확보하기 위해 무기화학 전문업체로 변모하기 위한 사업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양 전무는 이러한 사업전략 추진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부문이 화학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했다는 의미다. 김 부사장은 ㈜한화 무역부문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아테네지사장과 수송기팀장 등 무역 분야에서 더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사업 추진에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경영학도 출신으로 태양광 사업에서도 영업과 마케팅 중심의 경험을 쌓아왔다.

반면 양 전무는 케미칼 분야의 제품생산과 기술기획, 글로벌 사업 개발 경험 등으로 무기화학 분야 밸류체인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부문의 미래 사업 로드맵과 맞물린다.

글로벌 부문은 현재 여수 질산공장에 오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40만톤(t) 규모의 증설을 진행 중이다. 1900억원을 투자한 공장이 완공되면 ㈜한화의 질산 생산량은 총 52만t로 증가한다. 질산 케파 증설을 통한 가격 경쟁력 제고는 물론,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세정제 등 정밀화학사업도 고도화할 수 있다. 반도체 수요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2020년 말부터 급증했고, 덩달아 질산 수요도 확대됐다. 질산 원료인 암모니아는 천연가스에서 추출되는데, 올 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톤당 수입가격은 지난 5월 역대 최고치인 111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1년 전과 비교할 때 2배 가까이 급등한 수치다.

또 글로벌 부문은 올해 2월 반도체 등에 활용되는 특수가스와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노르웨이 업체인 REC 실리콘(REC Silicon ASA) 지분 12%를 취득했다. 핵심소재 분야로 미래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국내와 북미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고부가 특수가스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암모니아 기반 수소사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질산공장 케파 확장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암모니아는 부피당 수소를 저장하는 밀도가 액화수소보다 높다. 기존 액화 암모니아 운송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글로벌 부문은 암모니아 도입과 저장 인프라 구축, 분해(크래킹)을 통한 수소 공급과 공급 등 수소 생태계 전반에서 협업에 나선다는 구상을 세웠다. 특히 수소사업은 김동관 사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그룹 차원의 신성장 사업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양 전무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출신이라는 점이다. 한화솔루션은 화학 부문 중간지주사 역할을 수행 중이다. 양 전무가 전략부문에서 약 2년간 근무하면서 김 사장과 합을 맞춘 만큼, 김 사장의 ㈜한화 장악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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