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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 '실적 1위' 신경전···진짜 승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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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2년 연속 영업익 1위···한투도 순이익 선두 탈환
카뱅 지분투자 덕 본 한투···본업 성적은 미래에셋 판정승
자기자본 '규모' 미래에셋이 3조원 높아···'운영'은 한투 우세
증시 부진에 실적 둔화 우려···"호실적 힘줄 기회는 지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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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실적 1위 타이틀을 놓고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신경전이 치열합니다. 증권업계는 변동성이 커진 시장 상황 속에서도 IB(기업금융) 부문을 앞세워 역대급 실적잔치를 벌였는데요. 미래에셋증권은 영업이익, 한국투자증권은 당기순이익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습니다.

증권업계 자기자본 순위 1‧2위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대형증권사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라이벌 관계입니다. 자기자본은 미래에셋증권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순이익 선두는 한국투자증권이 줄곧 유지해왔죠. 다만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2020년 순이익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을 제치면서 증권업계의 왕좌를 굳혔습니다.

이 같은 순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해엔 한국투자증권이 다시 순이익 1위를 탈환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4474억원을 달성하며 미래에셋증권(1조1872억원)을 1년 만에 2위로 밀어냈어요. 미래에셋증권도 사상 최초로 순이익 1조원을 넘겼지만 한국투자증권을 넘진 못했네요.

하지만 영업이익 기준으론 1조4858억원을 벌어들인 미래에셋증권이 2년 연속 선두를 지켰습니다. 실질적인 실적 1위를 따지려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가운데 어떤 지표를 우선해야 할까요?

먼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개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영업이익은 말 그대로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것으로,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비용을 제외한 이익입니다. 기업의 실적과 수익성을 판단할 때 흔히 쓰이는 재무지표죠.

반면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보다 반영되는 금액이 더 많습니다. 영업이익에서 영업외 수익과 비용과 특별이익과 손실을 가감한 후 법인세를 빼면 순이익을 계산할 수 있는데요. 다시 말해 영업과 직접 관련되지 않는 부문에서 발생한 수익과 비용이 더해지는 겁니다.

예를 들면 회사 소유의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공장에 화재가 발생해 일회성 손익이 발생했다면 이는 순이익에 반영됩니다. 영업이익은 흑자를 봤더라도 대규모 M&A 같은 투자활동이 반영된 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당초 지난해 2분기 부실 사모펀드 전액 보상에 따른 일회성 비용으로 실적 우려가 컸지만 지분법 이익을 통해 이를 만회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의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카카오뱅크의 주식 1억48만4081주(23.25%)를 쥐고 있는데요. 6325억원에 취득한 지분이 1조2888억원으로 껑충 뛰면서 한국투자증권은 일부인 4758억원을 평가차익으로 반영했습니다.

앞서 자기자본 순위가 10위에 불과한 대신증권도 지난해 2분기 깜짝 순이익(3845억원) 1위를 기록했는데요. 용산 '나인원 한남' 분양사업이 2분기에 마무리되면서 분양수익이 실적에 한꺼번에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전 분기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대신증권의 순이익은 3개월 만에 4배 가량 폭증했죠.

이렇게 본다면 증권사로서 본업 자체는 미래에셋증권이 한국투자증권보다 더 잘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 순위는 NH투자증권(1조3167억원), 삼성증권(1조3111억원)에 밀린 4위거든요. 5위인 키움증권(1조2089억원)과의 격차도 800억원에 불과합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이 할 말은 더 남아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 22.3%를 기록하며 국내 대형 증권사 중 최초로 20%를 넘어섰는데요. 반면 미래에셋증권의 ROE는 11.85%으로 한국투자증권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ROE는 주주가 투자한 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ROE가 높을수록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이익을 냈다는 뜻인데요.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7조1510억원)이 훨씬 큰 미래에셋증권(10조5000억원)과 비슷한 실적을 내면서 ROE를 대폭 끌어올렸습니다.

다시 이야기하면 본업의 수익성 측면에선 미래에셋증권이 판정승을 거뒀지만 자기자본의 운영은 한국투자증권이 더 잘한 셈입니다. 이렇게 보니 두 회사의 정확한 우열을 가리긴 힘들어 보이죠?

사실 증권업계가 실적에 유독 민감한 이유는 올해 업황이 매우 어두워졌기 때문입니다. 일단 증시 부진에 따른 주식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사업이 축소될 것으로 보이고요. 공모주에 대한 투자 광풍도 예전만 못한 데다 금리인상 기조로 운용수익 방어 또한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역대급 호실적을 홍보할 시기는 지금 밖에 없단 뜻이죠.

따라서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던 5대 증권사들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인데요. 올해는 치열한 실적 경쟁 대신 IB 강화 등 사업 다각화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 양상입니다. 대내외 영업 환경이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어떤 증권사가 두각을 나타낼지 지켜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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