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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성 유증에도 '2연상' 경남제약···얼마나 더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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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성 유증에도 '2연상' 경남제약···얼마나 더 갈까?

등록 2022.02.07 16:08

박경보

  기자

'레모나' 회사가 코로나 테마주로···진단키트 기대감에 70% 급등공격적 마케팅에도 본업은 부진···지난해 실적 대규모 적자 전환200억원대 유증자금 24%는 광고선전비용···150억은 채무 상환전문가 "자가키트 관련주, 변동성 커···단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악재성 유증에도 '2연상' 경남제약···얼마나 더 갈까? 기사의 사진

비타민 보조제 '레모나' 제조사로 유명한 경남제약의 주가가 최근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체계 변경과 확진자 급증이 래피젠과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생산계약을 맺은 경남제약에 호재로 작용한 모습이다. 다만 부진한 수익성과 광고에 쓰이는 대규모 유상증자가 향후 리스크로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경남제약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4.07% 오른 56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1월 27일 3170원에 거래를 마쳤던 경남제약은 28일에 이어 연달아 상한가를 달성하면서 2거래일 만에 68.7%나 폭등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경남제약을 투자주의종목으로 공표하고 투자경고 지정을 예고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지난 3일부터 변경된 정부의 방역체계는 경남제약의 고공행진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밀접 접촉자와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을 제외한 일반인은 유전자 증폭(PCR) 검사 대신 자가진단 검사를 받도록 하면서 자가진단키트의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국내 코로나19 진단시약 74개 가운데 약국용 자가진단키트는 휴마시스·SD바이오센서·래피젠 등 3개뿐이다. 지난해 래피젠과 항원 자가검사키트 판매 계약을 체결한 경남제약은 약국 영업망을 통해 자가진단키트를 유통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래피젠을 비롯한 체외진단업체들은 약국 영업망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자가진단키트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업망이 충분히 확보된 제약사들은 체외진단업체와 손잡고 자가진단키트 판매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다만 경남제약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판매가 본업이 아니라는 점은 향후 주가에 부담으로 지적된다. 코로나19 테마주로 묶여 급등한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자가진단키트의 수요가 꺾이거나 공급 계약에 문제가 생길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경남제약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513억원 가운데 34%인 172억원을 '일반식품'에서 거둬들였다. 결콜라겐(스틱형 콜라겐)과 상큼한 비타민 레모나(마시는 레모나) 등 일반식품이 제약사인 경남제약의 매출을 도맡은 셈이다.

이어 일반의약품군인 PM시리즈(무좀치료제), 미놀에프트로키(목·구강 염증치료제), 레모나씨플러스정 등의 매출도 전체의 31%(15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대표제품인 '레모나(의약외품군)' 브랜드는 약 86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전체의 17%를 차지했다. 레모나 시리즈는 2020년 전체 매출의 36.8%를 책임질 만큼 핵심제품이지만 지난해엔 판매가 크게 위축됐다.

레모나 판매실적이 부진했던 탓에 경남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 전환이 유력하다. 2020년 2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경남제약은 지난해 3분기까지 64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경남제약이 연간 6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낸 건 2001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약 81억원의 지급수수료가 발생한 것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전년 같은기간 26억원 수준에 그쳤던 지급수수료는 1년 만에 55억원이나 불어났다. 지급수수료의 폭증은 10건에 달하는 소송(21억원 규모)과 홈쇼핑 채널 판매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된다.

경남제약이 최근 단행한 27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투자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통상 유상증자는 기존주주들의 지분가치 희석이 불가피한 데다 신규 자금도 채무상환과 광고 제작 등이 쓰이기 때문이다. 연구개발과 M&A 등 미래를 위한 유상증자는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이지만, 경남제약 사례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경남제약이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274억원 가운데 시설자금은 50억원에 불과하다. 채무상환자금이 15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운영자금과 기타자금으로는 각각 67억원, 7억원씩 책정됐다.

특히 운영자금으로 책정된 67억원은 '광고선전비'로 쓰일 예정이다. 주력사업 및 비타민 및 일반의약품 시장은 전문의약품 시장에 비해 규제 및 투자 등으로 인한 진입장벽이 낮고 경쟁이 치열해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경남제약은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세계적인 스타인 BTS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레모나' 제품군의 매출을 58.3%나 늘렸었다. 다만 아이돌그룹 트와이스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지난해엔 앞서 언급했듯 판매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 기업가치 상승에 영향을 주기 힘든 단기적 처방에 자금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경남제약의 경우 실적 등 펀더멘털 상승이 아닌 기대감에 급등한 것"이라며 "자가진단키트 관련 테마주는 신제품들이 늘어날수록 변동성이 커지게 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진단키트주는 포트폴리오 투자에서 단기적인 수익률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가려면 금리 인상 기조를 감안해 금융주 등 경기민감주를 더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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