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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권보다 늦었는데···‘차질 또 차질’ 3기 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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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쇼크로 ‘난제’···참여정부 때와 비교하니, 입주시기 지정 후 평균 7년
토지보상도 빠르면 2년·평균 27개월 소요, 해당 정권 초에 이뤄져
정권 막바지에도 아직 초기 단계···전수조사 결과로 계획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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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한국토지주택공사) 땅 투기 사태로 3기 신도시 사업에 차질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신도시 후보지 주민들이 보상을 맡고 있는 LH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며 보상 절차를 거부해 사업이 중단되는 지역들이 잇달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3기 신도시는 지정 당시부터 토지주 중심으로 보상 문제로 LH에 제동을 걸어왔는데, 이번 LH쇼크로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는 작년 말까지는 토지 보상문제를 완수하려고 했지만 토지주들의 거센 반발로 줄줄이 지연돼왔다. 3기 신도시 중 남양주 왕숙과 고양 창릉, 부천 대장 그리고 땅 투기 논란이 터진 광명·시흥지구 등의 경우에는 보상을 위한 협의조차 시작도 못한 상태다. 경기도 과천지구의 경우 감정평가액에 대한 시각 차이로 보상에 응한 토지주가 1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진행 중이었던 일부 지구들의 주민들도 토지 조사에 협조 못한다며 집단 거부하고 있다.

이미 토지 보상 문제로 두 차례나 차질을 빚게 된 3기 신도시. 이대로 가다간 전면 백지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다. 안 그래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3기 신도시는 과거 1, 2기 신도시를 추진했던 역대 정권 때보다 1~2년 가량 늦게 시작된 정책이다. 시기적으로도 한발 늦었다는 얘기다.

21일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노태우 정부 시절(1988~1993년) 추진했던 1기 신도시(분당, 일산, 중동, 평촌, 산본 등 5대 신도시)는 집권 당시, 1년 후인 1989년에 발표해서 1992년 말 입주가 시작됐다. 당시 1기 신도시 계획 자체는 노 전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기도 했다. 이후 2000년대 들어 노무현 정부(2003~2008년)의 주도로 시작된 2기 신도시(판교, 위례, 광교, 동탄1, 2 등)는 2003년부터 사업이 본격 시작됐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계획이 틀어져 늦게 준공되는 지역도 있었지만 그래도 해당 정권 때 대부분 이뤄졌다.

눈여겨볼 점은 가장 예민한 토지 보상과 관련된 절차가 해당 집권 초기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2기 신도시 때와 비교해보면 지구 지정부터 보상 착수까지 성남판교는 24개월, 위례 30개월 등 평균 27개월이 소요됐다. 지구지정부터 최초 주택 공급까지로는 성남판교 51개월, 위례 64개월, 평택고덕 126개월 등 평균 81개월이 소요됐다. 입주 시점은 대체로 지구 지정이 이뤄진 7~8년에 시작됐다.

문재인 정권(2017~2022)에서 현재 추진하는 3기 신도시 경우에는 인천 계양,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과천지구를 2018년 12월에 들어서야 처음으로 지정·발표하고, 이어 2019년 5월에 고양 창릉, 부천 대장, 안산 장상지구를 지정·발표했다.

정부도 앞 정권보다 조금 늦은 발표였다는 점을 의식해서인지 국토부를 통해 ‘패스트트랙’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었다. 즉 지구계획 수립·토지보상까지 병행하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보상 착수기간을 기존보다 평균 10개월 이상 단축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3기 신도시는 여전히 토지 보상 문제에서부터 몇 차례 난항을 겪고 있다. 통상 신도시 공급 일정은 ‘지구 지정→지구 계획 수립, 토지 보상→사전청약→사업 승인과 착공→본청약→입주’ 순으로 진행된다. 이 중 토지 보상 절차는 공급 계획에서 초기 단계다. 그런데 당초부터 해당 주민들은 주변 시세에 턱없이 모자라는 헐값에 보상하려 한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정부가 주택공급 목표 달성에만 혈안이 돼 패스트트랙만 가동한다며 공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LH사태로 해당 지구 주민들의 불만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토지 보상 문제부터 걸림돌이 되니, 오는 7월 예정이었던 사전청약 일정도 지연되고 있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건설부동산 연구원은 “LH직원의 광명 시흥 신도시 땅투기 의혹으로 3기 신도시 개발이 불투명해졌다”라며 “그럼에도 정부는 반드시 일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인데, 공기관에 대한 불신이 커진 만큼, 토지보상부터 시작해 일정과 규모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공급대책의 상당수가 토지주와의 합의가 필요한데, 현 시점에서는 토지주와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나서며 3기 신도시 조성 등 부동산 대책은 차질없이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여론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아무리 빨라도 LH사태와 관련된 전수조사가 끝나야지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해당 주민들도 “전수조사가 먼저”라며 외치고 있다. 정부는 당초 광명‧시흥지구에서 시작된 투기 의혹 조사 범위를 3기 신도시 전체로 넓혔다. 이번 사태로 부동산 정책 신뢰도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정부의 판단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장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수조사 결과에서 투기 의혹이 대규모로 드러날 경우 3기 신도시의 개발 계획 수정도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즉 3기 신도시 곳곳에서 대규모 토지가 환수 조치될 경우, 향후 소송 문제 등으로 주택 공급 부지와 면적, 물량 등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가까스로 ‘전면 백지화’라는 위기를 탈피하고 3기 신도시 계획 일정을 추진한다고 해도 차기 정권이 되서야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결국 차기 정부만 부담감이 가중됐다”라고 말했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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