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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의 입장차가 부를 최악의 수

이동걸 산은 회장-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의 입장차가 부를 최악의 수

등록 2018.03.20 20:01

차재서

  기자

더블스타 회장 “3년 고용보장?···모르는일” 채권단 조건에 모르쇠···‘파업금지’도 요구 경영권 넘기기 급급한 産銀 또다시 실책?올해도 매각 불발 위기···법정관리 가능성↑

자료=금호타이어 제공자료=금호타이어 제공

“‘먹튀’는 않겠지만 ‘고용보장’은 모르는 일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의 엇갈린 태도에 금호타이어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매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노조 승계와 고용보장 문제를 놓고 양측이 온도차를 보이면서 이해관계자들 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것. 경영권 넘기기에 급급한 채권단이 이번에도 화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하는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계약상 불합리한 조항을 담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매각 조건에 노조의 파업이 없어야 한다는 조항을 포함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매각 반대를 이유로 1주일 이상 또는 회사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 있는 파업이 발생한다면 거래가 성사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는 사실상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헌법이 보장한 ‘노동 3권’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산업은행 측은 노조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한 사항이라고 해명했지만 노조가 ‘처음 듣는 얘기’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서면서 첨예한 대립을 예고한 상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채권단이 앞서 언급한 ‘3년간 고용보장’ 조건과 관련해서도 더블스타의 생각은 달랐다.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은 최근 국내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먹튀는 있을 수 없다”고 못박으면서도 고용유지와 노조보장, 단체협약 승계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채권단이 발표한 것은 물론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이 3월초 차이 회장 등을 만나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밝힌 것과도 상반된 입장이다.

이와 관련 이동걸 회장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더블스타 회장이 숙지가 안됐거나 명백히 이야기하기 곤란했을 수 있다고 추측한다”고 말했지만 일각에서는 의혹의 시선이 적지 않다. 산업은행이 서둘러 금호타이어 문제를 해결하려던 나머지 더블스타의 무리한 요구까지 받아들이려 했다는 관측이다. 그간 노조가 해외매각을 반대하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던 산은 측 태도 역시 이 같은 배경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이 가운데 당사자인 노조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문서 한 장 없이 말로만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채권단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해외 매각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타협할 의사가 없다며 노조 측은 이날부터 예정된 파업에 돌입했다.

이처럼 키를 쥔 노조가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으면서 외부에서는 채권단과 더블스타의 이번 거래도 결국 무산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채권단으로서는 이미 더블스타의 투자유치조건을 확정한 만큼 더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는데다 노조 측이 해외 매각에 동의하고 자구안에 합의할 가능성도 ‘제로’(0)에 가깝기 때문이다.

특히 그간 더블스타는 채권단 측에 노조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인수할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해왔다. 채권단도 이달말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채무연장 없이 법정관리를 택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이대로 거래가 무산될 경우 산업은행은 무리한 조건으로 매각을 추진해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지연시켰다는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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