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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등록 :
2020-07-09 11:30

수정 :
2020-07-09 12:27

대한항공 기내식 매각…조원태 회장 삼촌 이상진 운명 ‘안갯속’

‘알짜’ 기내식, 한앤컴퍼니에 넘기기로
대한항공에 식자재 납품…매출 90억
이명희 남동생 소유 회사, 의존도 100%
이상진 회장, 재계약 한앤컴퍼니 눈치봐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내식 사업부 매각을 결정하면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씨의 동생 이상진 태일캐터링 회장 사업이 안갯속이다.

조 회장 외삼촌인 이상진 회장 소유의 태일캐터링은 대한항공 매출 의존도가 100%에 달하는 공급 업체로 납품 재계약이 무산되면 수익성이 불확실하기 때문.

그동안 땅 짚고 헤엄치는 영업 구조가 가능했던 이 회장의 입장에서는 향후 대한항공의 기내식·기내면세 사업 인수 주체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눈치를 봐야할 판이다. 

9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7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국내 2위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기내식과 기내면세품 사업부 양도와 관련한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했다.

배타적 협상적이란 인수 후보자 중 한 곳이 매각 측에 다른 후보자들과의 협상을 배제해달라고 요구하는 권리로, 우선협상대상자보다 강한 개념이다. 사실상 한앤컴퍼니의 인수가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

조 회장은 원매자 확보를 위해 직접 대형 PEF와 접촉하며 협상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한공 기내식은 대표적인 알짜 사업부로 꼽힌다. 대한항공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못 미치지만, 영업이익률은 20%를 웃돈다. 항공운송사업(2%대)과 비교해도 수익성이 좋은 사업이다.

조 회장의 기내식 사업부 매각 결정으로 대한항공에 식자재를 공급하던 태일캐터링의 입장은 난감해졌다. 이미 관계사 2곳이 대한항공 납품을 멈추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는데, 태일캐터링마저 납품처를 잃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 외삼촌이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남동생인 이 회장은 태일캐터링과 태일통상, 청원냉장 3곳의 개인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태일캐터링은 이 회장이 지분 85.55%로 최대주주다. 부인인 홍명희씨 지분(14.00%)까지 더하면 99.55%를 보유하고 있다. 안효창 대표이사와 임동재 청원냉장 대표이사가 0.05%, 0.40%씩 들고 있다.

1997년 설립된 태일캐터링의 영위사업은 과실과 채소 가공 및 저장 처리업(제조업)이다. 주로 기내용 과실과 채소를 가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90억4100만원으로, 모두 대한항공에서 나왔다.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부가 팔리면, 태일캐터링과의 계약이 재검토될 수밖에 없다. 한앤컴퍼니가 더 싼 가격의 식자재 공급업체를 찾기 위해 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태일캐터링의 재계약 성사 여부는 불확실하다.

태일캐터링이 대한항공 기내식 식재료 납품 계약을 따내지 못하면, 이 여파는 태일통상과 청원유통으로 전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일통상의 지분구조는 이 회장이 82%, 이 고문의 또다른 남동생 이상영 세계혼재항공화물 대표가 2%, 홍씨가 16%를 보유하고 있다.

1986년 세워진 태일통상의 원래 사업목적은 ▲섬유류 제조 및 도매업 ▲잡화류 제조 및 도매업 ▲무역업 ▲농수산물 식품 도매업 및 가공제조업 ▲각호에 관련된 부대사업 ▲민속촌운영업 ▲부동산 임대업 ▲대중음식점업 ▲용역업 등이었다.

특히 대한항공에 담요와 슬리퍼, 편의복 등 객실용품을 납품하며 수익을 냈다. 2018년 기준 매출은 92억원이었고, 대한항공이 차지하는 비중이 94%에 달했다. 이외에도 싸이버스카이, 진에어 등에 상품을 납품해 왔다.

2018년 12월31일 기존 사업목적을 대대적으로 수정했고 ▲부동산 임대업 ▲섬유류 및 잡화 도매업만 남겨뒀다. 대한항공과 거래가 끊기면서 매출은 지난해 4억원 수준으로 크게 위축됐는데, 이마저도 태일캐터링의 사무실 임대료다.

청원냉장은 2008년 설립된 회사로, 이 회장 두 자녀와 홍씨의 지분율이 100%다. 청원냉장은 대한항공과의 직접적인 거래는 없지만, 태일캐터링이 대한항공에 납품하는 식재료의 전처리를 담당해 왔다.

하지만 작년 1월 사업목적을 ▲과일, 야채 도소매업 ▲과일, 야채 냉장보관업에서 ▲부동산임대업으로 바꿨다. 현재는 태일캐터링에 식자재 창고를 빌려주고 있다. 매출은 2018년 58억원에서 지난해 2억원으로 97% 급감했다.

사실상 태일캐터링의 일감이 없어지면, 태일통상과 청원냉장의 수익도 보장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한편, 조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유동성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종로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등 유휴자산 매각과 함께 1조원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기내식과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부 매각으로 약 1조원 규모의 현금을 추가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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