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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경영정상화 먹구름 ‘플랜B’ 있나

서울시, 송현동 땅에 공원 조성 강행
조원태 회장, 매각 철회 가능성 시사
내년 말 2조 자본확충 못하면 산은 통제 받아야
5천억 규모 자산 추가 처분 불가피, 호텔사업 유력
기내식·항공정비 등 사업부 매각 구체화될 가능성

뉴스웨이 DB.

대한항공의 경영정상화 플랜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종로 송현동 부지 매각의 철회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9일 재계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전날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발단은 서울시의 공원화 계획이다. 서울시는 올해 안으로 이 부지에 문화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대대적으로 공표했다. 자체감정평가와 예산확보, 대금납부까지 약 2년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고, 매각 대금으로는 2000억원 미만대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를 막 마친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날벼락을 맞았다. 당장 현금 마련을 위해 노른자 땅을 내놓았지만, 2년 동안은 돈을 만질 수 없게 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책정한 가격은 현 시세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더욱이 서울시는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에 한창이던 3월 당시 ‘민간 매각시 발생하는 개발 요구를 용인할 의사가 없다’면서 공매 절차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새로운 땅 주인이 나타나더라도 개발권을 주지 않겠다고 압박한 셈이다.

조 회장은 “(송현동 부지가) 안 팔리면 가지고 있겠다”고 언급했다. 이는 서울시의 방해에도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적정값을 치룰 매입 후보자를 찾을 것이고, 만약 대상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매각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내년 말까지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등 유휴자산 처분으로 1조원, 유상증자로 1조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자회사 한국공항 지분 전량을 담보로 채권단과 근질권을 설정했다.

정부가 긴급 지원 자금 1조2000억원을 수혈하면서 요구한 자발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자본확충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채권단과 대한항공은 2조원 규모의 자구안에 대한 특별약정을 맺었다.

하지만 송현동 부지 매각이 중단될 경우, 약 5000억원대의 추가 자본 확충안을 마련해야 한다. 만약 대한항공이 2조원을 채우지 못하면, 채권단은 대한항공 지분 16.37%를 확보하게 된다. 한진칼(29.92%)에 이어 2대 주주 지위에 오르는 것은 물론, 저당 잡아둔 한국공항 지분도 넘겨받는다.

문제는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를 대신할 플랜B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대한항공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는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를 처분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노후화된 와이키키리조트 호텔(하와이)이나 제주도 내 KAL 호텔 등의 매각 방안을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광업은 전멸위기에 봉착했고, 경기침체에 따라 인수자 등판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 때 거론된 사업부 매각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 알짜 사업부인 기내식이나 미래 성장성이 높은 항공정비(MRO)가 유력 대상으로 거론된다.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유행)으로 글로벌 각국에서 항공사 파산이 이어지는 만큼, 적절한 매수처를 찾기란 쉽지 않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빠른 시일 내 현금을 끌어오려면 실효성 있는 조기 매각이 중요하다”며 “당초 계획에 맞춰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는 것이 가장 좋은 그림”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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