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진 기자
등록 :
2019-11-15 15:25

수정 :
2019-11-15 15:26

이해진-손정의, 동맹 의미…美中 패권다툼 속 아태지역 공룡IT 탄생

라인-야후재팬, 경영통합 추진…日 인터넷시장 장악
가입자 1억명 기반 포털·메신저·핀테크 시너지 ‘이점’
양사 수뇌부 회의후 이해진-손정의 회동서 통합 굳혀
미국의 구글·페이스북 중국의 알리바바·텐센트 대항마

일본 1위 포털인 야후재팬과 1위 메신저인 라인의 경영통합이 추진된다. 통합 성사 시 가입자 규모 측면에서 일본 1위 인터넷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간편결제 등의 사업에서 경쟁관계 해소 및 압도적 1위 사업자로 도약이 가능하다. 향후 1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기반, 포털과 메신저 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의 구글, 페이스북,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 등 글로벌 기업 공세에 맞설 수 있는 아시아 지역 새로운 IT 공룡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만큼 글로벌 강자들에게도 위협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사의 경영통합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회동을 통해 굳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글로벌 IT 기업들의 침투에 우려를 나타냈던 이해진 GIO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과 1위 포털업체인 야후재팬은 경영통합을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라인의 최대주주는 네이버로 지분 70% 이상을 보유 중이다. 야후재팬의 최대주주는 소프트뱅크다. 지난달 서비스명인 야후재팬을 그대로 둔 채 사명을 Z홀딩스로 변경했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라인과 야후재팬의 최대주주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50%를 출자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한 뒤 Z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되고 그 밑에 라인과 야후재팬을 거느리는 경영통합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양사의 경영통합이 성사될 경우 일본 시장 내 1위 IT플랫폼 업체로 재탄생하게 된다. 우선적으로 경영통합 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규모의 경제다. 일본 시장 내 메신저 라인의 이용자수는 약 8000만명, 포털 서비스인 야후재팬 이용자는 약 5000만명이다. 두 회사의 이용자수만 더해도 1억명 이상의 서비스 기반을 갖출 수 있다.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다.

메신저와 포털 간의 융합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흡사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을 연상케 한다. 포털 뉴스, 검색 등의 서비스와 라인 메신저와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도 용이하다.

경쟁관계 해소에 따른 마케팅비 출혈도 사라진다는 이점이 있다. 라인과 야후재팬은 일본 간편결제 시장에서 경쟁자다. 라인페이 등록자는 약 3700만명, 야후재팬의 페이페이는 1900만명 수준이다. 두 간편결제 서비스가 합쳐질 시 일본 시장 내 압도적 1위 업체로 거듭나게 된다.

라인의 경우 일본의 ‘현금없는 사회’ 정책 기조 속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분기에만 3000억원 이상의 마케팅비를 집행했다. 야후재팬과의 경영통합 시 압도적 1위 사업자로 변모하면서 출혈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최근 IT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은행 및 증권 분야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라인과 야후재팬은 핀테크 사업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Z홀딩스는 SBI홀딩스와 금융사업 포괄적 제휴를 맺었다. 라인은 노무라증권과 라인증권을 출범시킨데 이어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내년 새로운 은행을 개업할 예정이다. 양사 역량이 융합될 시 핀테크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업적 시너지 등을 넘어 양사의 경영통합은 한국, 일본의 굴지의 IT 기업인들이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더더욱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은 올 여름 양사 수뇌부 간 회동을 통해 처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 여름 가와베 겐타로 Z홀딩스 사장과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사장을 포함한 간부진이 사업 제휴 가능성을 검토하는 회의를 열었고 관련 내용을 모회사에 보고했다.

이후 지난 9월 이해진 네이버 GI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만나 논의 끝에 통합 방침이 굳어졌고 네이버, 소프트뱅크가 전략적 파트너로 적극 지원하자는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해진 네이버 GI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에 합의한 것은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IT 업체들의 공세에 대항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미국 IT 업체들은 가입자 및 자본, 기술을 바탕으로 전세계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세계 주요 나라들의 1위 검색 서비스는 구글이다. 글로벌 1위 SNS인 페이스북의 이용자수는 10억명이 넘는다.

미국 IT 기업들의 시장 잠식 속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IT 업체들은 내수에 기반한 가입자, 매출, 기술을 기반으로 점차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IT업계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패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거대 자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중 IT 기업들의 패권 경쟁에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 속 경쟁 대신 협력을 통해 맞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해진 GIO는 그간 공개석상에서 지속 글로벌 IT 기업들의 공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왔다.

이해진 GIO는 지난 6월 한국사회학회와 한국경영학회가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전세계 99%가 거인들에게 잠식됐을 때 끝까지 버티고 저항해서 살아남는 회사였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라인과 네이버는 아직까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라인 측은 “회사 가치를 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왔다”면서 “경영통합 방안은 그 중 하나이지만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14일 공시를 통해 “라인은 Z홀딩스와 사업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진 기자 l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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