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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현
등록 :
2019-08-12 14:33

수정 :
2019-08-12 15:08

[배철현의 테마 에세이] 승화(昇華) ⑦위선(僞善)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국민 한명 한명이 선진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애벌레가 고치 안에서 일정한 시간을 보낸 후에 나비가 되듯이, 인간은 과거의 자신을 직시하고 개선하기 위해 자신이 마련한 고치에서 변신을 시도해야한다. 그 변신은 정신적이며 영적인 개벽이다. 필자는 그 개벽을 ‘승화’라고 부르고 싶다. ‘더 나은 자신’을 모색하는 일곱 번 째 글의 주제는 위선僞善이다.


위선 ; 내 눈 대들보는 못보고 남의 눈 티를 탓하는 자 … “너나 잘하세요”

인간 언행의 판단기준은 다음 세 가지다. 언행이 타인과 공동체에게 끼치는 영향에 따라 선善, 악惡, 그리고 위선僞善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 언행에 대한 판단은 행위자가 아니라 수동자受動者의 몫이다. 만일 행위자가 수동자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판단하고 행동한다면, 그 뻔뻔함은 독선獨善이다. 선과 악의 기준은 수동자의 입장에서 그 행위가 타인과 공동체에 해를 끼치거나 불편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악이다. 만일 그 행위가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거나 평온을 가져다준다면, 그것은 선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선’을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으로 연결시켰다. 그리스어 ‘칼론’kalon과 ‘아가쏘스’agathos는 우리가 아는 ‘선’을 표현한다. 그들은 타인의 기준에 어떤 행위가 아름답고 정직하다면, 그것을 ‘선하다’고 말한다. ‘칼론’은 그 겉모양이 조화로워 미적으로 훌륭한 상태를 의미하여 흔히 ‘아름답다’라고 번역한다. ‘아가쏘스’는 그 속모양이 탁월하여 흔히 ‘정직하다’라고 번역한다. 이 두 단어와 대립되는 그리스 단어가 있다. 바로 ‘카코스’kakos다. ‘카로스’는 악으로 번역된다. 카코스는 행위자가의 언행이 타인에게 해나 불편일 끼칠 때, 사용하는 단어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선악을 미적이며 도덕적인 의미로 사용했다면, 고대 히브리인들은 선악의 개념을 인간의 오감 중 후각을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하였다. 만일 음식이 시간이 지나 부패하여 고약한 냄새를 풍기면 ‘악’이라 불렀고, 반대로 향기로운 냄새가 나면 ‘선’으로 불렀다. 히브리어 ‘토브’tob는 특히 최상의 올리브 기름을 평가하는 단어였다. ‘토브’는 ‘향기로운’ 혹은 ‘최고급’이란 뜻이다. 히브리어 ‘라’raʿ는 ‘악취가 나는’ 혹은 ‘저질’이란 뜻이다. 자신의 행위가 선한지 혹은 악한지는 가까이 있는 사람의 평가를 들어보면, 금방 드러난다. 자신이 악취를 풍겨 남들이 피하면, 그는 악한 사람이고, 향기가 풍겨, 다른 사람들이 찾아온다면, 그는 착한 사람이다.

선善이나 악惡과는 다른 부류의 가치평가가 있다. 바로 ‘위선’僞善이 있다. ‘위선’은 남이 보면 그럴듯해 보이는 행위들이다. 위선이란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고, 타인이게 보일 자신의 겉모습 즉 ‘페르소나’persona를 그럴 듯하게 치장하는 속임수다. 위선은 상대방이 나를 평가해 주길 바라는 사회적인 가면이다. 나의 직함, 나의 가문, 나의 학력, 나의 인맥 소위 ‘스펙’들이다. 위선은 자신이 오랫동안 인내를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그 사람만의 훈습薰習이 아니다.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기 위해,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싸구려 향수를 잠시 뿌리는 행위다.

‘위선’에 대한 근본적인 정의를 내린 경전 문구가 있다. <마태복음> 7.3-5에 등장한다. 예수는 우리의 실생활에 등장하는 소재를 통해 인간이 소중하게 지켜야할 가치를 쉽게 설명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어찌하여 네 형제의 눈에 들어 있는 티를 보면서, 네 자신의 눈에 대들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느냐?”
4. “혹은 어떻게 너는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네 형제에게 ‘내가 너의 눈에서 티를 끄집어 내어줄테니 가만있어라!’라고 뻔뻔하게 말할 수 있느냐?”
5. “위선자僞善者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런 후 네가 세상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되어, 네 형제의 눈에서 들보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위선이란 착하는 척하는 소극적인 행위가 아니다. 위선자는 자신의 눈에 엄청난 장애물을 달고 있는 자다. 그는 대상을 못 보게 만드는 혹은 대상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를 보고 침소봉대하는 대들보를 달고 다니는 사람이다. 남들은 그가 위선자인지 안다. 대들보를 눈에 박고 다니기 때문이다. ‘대들보’를 의미하는 그리스 단어 ‘도코스’dokos는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의 지붕을 바치는 ‘거대한 기둥’ 혹은 성문을 잠그는 ‘육중한 빗장’이다. 혹은 거대한 함선의 바닥 전체를 덮는 ‘커다란 널빤지’다. 사람들은 위선자를 금방 알아본다. 악인보다 더 고약한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위선자는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을 눈에 박고 다니기 때문이다. 혹은 얼굴 전체를 널빤지로 가리고, 다른 사람들을 자꾸 가르치려 든다.

목수였던 예수는 대들보(도코스)와 대들보를 만들기 위한 부산물 찌꺼기(카르포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목수용어를 통해, 위선자를 선명하게 설명하였다. 위선자는 누구인가? 이런 들보를 눈에 달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다. 이런 들보를 달고, 다른 사람의 눈에 있는 ‘티’를 찾아 침소봉대하며 떠드는 사람이 위선자다. ‘티’를 의미하는 ‘카르포스’κάρφος는 원래 목수가 대들보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정이나 대패로 다듬을 때, 나오는 나무토막이나 대팻밥을 의미한다. 위선자는 종종 다른 사람의 티를 자신이 제거해 주겠다고 가만히 있기를 요구한다.

‘위선자’란 그리스어는 ‘휘포크리테스’hypocritēs로 ‘가면에 숨어(휘포) 남들의 잘못을 잡아내는 사람(크리테스)’이란 의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위선자들이 익명을 보장하는 인터넷 공간을 악용하여, 상대방의 티를 과장하고 매도한다. SNS라는 널빤지로 자신을 숨기고 타인의 눈에서 티를 제거하겠다고 덤빈다. 다른 사람의 티를 잡느라 혈안인 대한민국에 과연 희망이 있을가? 영화 <친절한 금자씨> 대사가 생각난다. ‘너나 잘하세요.’ 2019년 가을이 며칠 전에 시작하였다. 이번 가을에는 가만히 거울을 보고, 내 눈에 깊이 박혀있는 대들보를 제거하고 싶다.

사진 <도박장> 프랑스 화가 장 유진 뷜랑(1852–1926) 유화, 1883, 63.5 cm x 109.2 cm

<필자 소개>
*고전문헌학자 배철현은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셈족어와 인도-이란어를 전공하였다. 인류최초로 제국을 건설한 페르시아 다리우스대왕은 이란 비시툰 산 절벽에 삼중 쐐기문자 비문을 남겼다. 이 비문에 관한 비교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인류가 남긴 최선인 경전과 고전을 연구하며 다음과 같은 책을 썼다. <신의 위대한 질문>과 <인간의 위대한 질문>은 성서와 믿음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었다. 성서는 인류의 찬란한 경전이자 고전으로, 공감과 연민을 찬양하고 있다. 종교는 교리를 믿느냐가 아니라,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연민하려는 생활방식이다. <인간의 위대한 여정>은 빅히스토리 견지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추적하였다. 이 책은 빅뱅에서 기원전 8500년, 농업의 발견 전까지를 다루었고, 인간생존의 핵심은 약육강식, 적자생존, 혹은 기술과학 혁명이 아니라 '이타심'이라고 정의했다. <심연>과 <수련>은 위대한 개인에 관한 책이다. 7년 전에 산과 강이 있는 시골로 이사하여 묵상, 조깅, 경전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블로그와 페북에 ‘매일묵상’ 글을 지난 1월부터 매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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