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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패션사업, 이서현에서 이부진으로···‘계열분리’ 신호탄?

삼성家 패션사업, 이서현에서 이부진으로···‘계열분리’ 신호탄?

등록 2013.09.23 12:28

수정 2013.09.23 12:29

민철

  기자

‘이재용=전자·건설, 이부진=레저·문화, 이서현=소재’ 3각 분할 관측

이건희 삼성그룹 차녀 이서현 부사장의 ‘분신’인 제일모직 패션사업이 삼성 에버랜드에 양도키로한 것을 놓고 삼성家 3세 후계승계를 위한 계열분리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일모직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패션사업을 삼성 에버랜드에 양도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삼성 에버랜드는 이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경영전략담당 사장으로 실질적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곳이다.

총 양도가액은 1조500억원으로 주주총회 등을 거쳐 오는 12월 1일자로 패션사업의 자산과 인력 등 패션관련 모든 인프라가 삼성 에버랜드로 이관될 예정이다. 이로써 제일모직은 패션사업 양도로 확보된 투자 재원을 전자재료와 케미컬 등 소재산업 중심으로 사업역량을 집중, 첨단 소재기업으로 한 단계 뛰어오를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제일모직은 1954년 설립돼 직물사업을 시작한 이래 1980년대에는 패션사업, 1990년대에는 케미칼사업에 진출했으며 2000년부터는 전자재료사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육성해 왔다.

2010년부터는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핵심 재료인 폴리카보네이트 생산라인 증설, LCD용 편광필름 제조업체인 ‘에이스디지텍’ 합병 등 대형 투자를 통해 소재사업에 집중해왔으며 소재사업은 회사 전체 매출액의 70%를 차지하는 주력사업으로 급부상했다.

또한 지난 8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OLED 소재 사업의 역량 강화를 위해 독일 OLED 소재업체인 ‘노바엘이디’를 인수하는 등 소재분야에 사업을 집중해 온 바 있다.

제일모직에서 패션이 분리되면서 제일기획 부사장을 겸임해온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삼성의 소재와 광고 분야 전담하게 됐으며, 패션사업을 얻게 된 이부진 사장은 사업 범위가 확대되면서 리조트와 레저 사업에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미 삼성의 전자 분야를 진두지휘해오고 있는 상태다.

이번 제일모직 패션사업 양도는 삼성家 3세 ‘이재용-이부진-이서현’간 사업 색깔을 명확히 하는 동시에 계열분리의 첫 단추로 읽혀지고 있다. 이들 3남매가 향후 계열분리를 염두에 두고 전자·소재·레져 계열을 맡아 서로의 역량을 겨루면서 각각 책임경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지난 8월 증권가를 중심으로 삼성물산과 삼성 엔지니어링, 삼성 에버랜드 건설 부분 합병설이 제기되면서 개편설과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는 추측이다.

당시 개편설의 핵심은 에버랜드를 건설·지주회사와 잔여 사업부로 분할해 건설·지주회사는 삼성물산 건설 부문과 합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에 두고, 잔여 사업부는 삼성물산 나머지 사업과 통합해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아래 둔다는 것이다.

이번 제일모직 패션사업을 리조트·레저 분야를 이끌고 있는 이부진 사장에 체제에 편집시킨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는 얘기다. 즉 3남매간 계열사 교통정리가 이 회장의 안정적 승계를 꾀하기 위한 사전 포석 아니냐는 성격이 짙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서진 부사장의 아이콘이자 수족 같은 패션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한편으론 패션사업 분리로 소재와 케미컬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지만 이서현 부사장의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데다, 이 분야에서 현재까진 주도적 지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다소 어정쩡한 위치에 놓여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 내부의 후계구도는 에버랜드 지분 문제가 핵심으로 에버랜드 지분이 분할은 곧 삼성의 계열분리 완결판”이라며 “현재로선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삼성이 점진적으로(계열분리를 위한)수순밟기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민철 기자 tamados@

뉴스웨이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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