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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지배구조 'B' 학점...보령, ESG 강화 나선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ESG 나우

지배구조 'B' 학점...보령, ESG 강화 나선다

등록 2022.12.07 16:35

수정 2023.01.16 07:36

유수인

  기자

핵심지표 이행률 73%···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이사회 내 두개 이상 위원회 설치 '이례적'이사회 의장에 김정균, 위원회 활동도사회 A, 환경 B+···"ESG경영 원년, 전담팀 승격 운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올해 오너 3세 김정균 대표를 신규 선임하고, 사명을 변경하며 재도약 의지를 천명한 보령(구 보령제약)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제약업계는 타 산업군 대비 ESG경영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보령은 올해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며 통합 B+등급을 받아냈다.

다만 이사회 내 2개 이상의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개선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 지배구조 부문 성적이 가장 떨어진 것은 옥에 티로 꼽힌다. 이에 보령은 투명경영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단 방침이다.

7일 한국ESG기준원(KCGS)에 따르면 보령은 올해 환경 부문 B+, 사회 부문 A, 지배구조 부문 B를 받아 통합 B+등급을 받았다. ESG경영이란 매출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 가치와는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비재무적 요소를 경영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KCGS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ESG 통합'의 4개 부문에서 각각 S, A+, A, B+, B, C, D 중 한 등급을 부여한다.

이전까지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 위주로 ESG경영이 이뤄져온 것을 미뤄볼 때 보령의 등급은 눈여겨볼만 하다. 이번 결과 대상에 포함된 제약·바이오기업 99곳 가운데 낙제점인 C(취약) 등급과 D(매우 취약) 등급을 받은 기업 76곳에 이른 탓이다.

보령은 제약바이오사 중 매출 10위권 정도를 유지하는 중견제약사다. 보령의 연간 매출액은 2018년 4604억원 ▲2019년 5243억원 ▲2020년 5414억원 ▲2021년 5944억원 등이다.

여기에 분기 매출이 작년 3분기 이후부터 지속 성장하고 있어 이러한 상승세를 이어가면 올해 목표 연간 매출액인 6500억원 달성은 물론 7000억원대 진입도 가능할 전망이다. 보령의 분기별 매출액은 ▲작년 3분기 1583억원 ▲4분기 1584억원 ▲올 1분기 1705억원 ▲2분기 1722억원, ▲3분기 1877억원 등이다.

보령은 올해를 'ESG경영의 원년'으로 정했다. 이는 올해 초 신규 선임된 오너 3세 김정균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보령 창업주인 김승호 명예회장의 외손자이자 김은선 회장의 아들이다. 그는 경영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신규 선임됐으며, 회사 성장과 투자 부분에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김 대표는 보령의 최대주주 보령홀딩스 대표 시절부터 조직문화 혁신과 투명한 경영 체계 정립, 신사업 역량 강화, 적극적인 국내외 투자 활동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보령은 지난 4월 ESG경영 선포식을 열고 '인류를 위한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비전으로 설정했다. ESG경영 성과와 비전을 담은 첫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올해 처음으로 발간했다. 지난해 신설한 'ESG 전담 파트'는 올 초 '팀'으로 승격시키며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배구조 'B' 학점...보령, ESG 강화 나선다 기사의 사진

보령은 지배구조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보령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공시 대상 기업이 아니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핵심지표 준수 여부를 공개하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73%에 달한다.

미준수 항목은 주주 부문에서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이사회 부문에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감사기구 부문에서 ▲내부감사기구에 대한 연 1회 이상 교육 제공 등이다.

현재 보령은 김 대표와 전문경영인인 장두현 대표 각자 대표체제인데, 이사회 의장은 김 대표가 맡고 있다. 이사회는 내부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항목은 이사회의 독립성 여부를 직접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그러나 보령측은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관련 이사회 규정을 새롭게 개정하고, 새 이사회 규정에 따라 이사회 의장으로 김 대표를 선임했다는 설명이다.

또 보령은 실질적인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이사회 내에 투자위원회와 인사위원회를 구성했는데, 김 대표가 두 위원회의 구성원으로 포함돼 있다. 다만 상장 제약사 가운데 2개 이상의 위원회를 운영하는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휴온스글로벌 등에 그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이사회 내 위원회는 통상 이사회 일부 안건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목적이다.

이와 함께 보령은 대표이사 유고시 이사회 의장이 직무 대리할 수 없을 때 대비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했다. 국내 제약사 중 별도의 최고경영자(CEO) 승계와 관련한 명문화된 정책을 마련한 곳은 많지 않다.

보령 관계자는 "해당 항목은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경영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준비가 됐느냐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대표이사 유고 시에는 정관에 따라 지정된 1인 또는 없는 경우 정해진 순서에 따라 직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보령은 부정부패 척결에도 힘을 쏟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8년 한국생산성본부인증원(KPC)이 주관하는 부패방지경영시스템 국제표준 'ISO37001' 인증을 받은 후 매년 사후 심사를 통해 부패 방지 경영과 관련한 활동내역·효과·적합성 여부 등을 입증해오고 있다.

부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CP)을 정착·운영하는 한편, 부패방지 지침 및 실사에 필요한 방침을 제공하는 보령공정거래 자율준수 편람, 내부고발시스템, 재무적 관리에 필요한 회계 모니터링 시스템 등 다양한 부패방지 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배구조 부문 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에 대해 "어떤 기준에 따라 평가됐는지 알 수 없어 자세히 설명하긴 어렵다"면서도 "지배구조 부문 등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다보니 이 부분을 개선하도록 더욱 노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환경 부문에선 업계 최초로 폐의약품 용기 업사이클링(upcycling)을 추진하고 있다. 위탁 폐기의 번거로움과 환경오염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령은 지난 5월 재활용 전문 업체인 '글로벌인프라텍'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보령의 혈액투석액 '헤모시스' PE(폴리에틸렌) 용기는 글로벌인프라텍을 통해 무상으로 회수되고, 글로벌인프라텍의 나노파티클 기술, 항균·항바이러스·항곰팡이 기술이 적용된 재활용 과정을 거쳐 화장품 용기 등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지난해에는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환경경영시스템 인증(ISO14001)을 취득했으며, 복막투석액 '페리퓨어'의 고무 재질 부자재를 재활용이 가능한 부자재로 변경하기도 했다.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 감축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지난해 예산공장의 가스 사용량을 전년 대비 9%, 전기 사용량 5% 감축 성과를 달성했다. 먼지 배출량은 전년 대비 19.2kg, 질소산화물 배출량 49.55kg 줄였다.

안전한 근로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체계도 구축했다. 보령 안산공장은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 인증 취득 이후 지속적인 갱신 및 사후관리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회공헌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보령은 올해 초 장애인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다양한 양질의 컨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국립장애인도서관과 제휴를 맺고 '수어 오디어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기존의 책자 형태의 작품집에서 벗어나 오디오와 수어로 작품을 읽어 줌으로써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보령은 앞으로도 ESG경영을 위한 과제들을 선제적으로 발굴 및 설정하는 한편, 개선과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장두현 대표는 "경영 투명성과 국내외 신인도를 제고하고 하고, 기업 및 사회 모두의 지속가능성을 높여가기 위해 앞으로도 ESG경영과 관련한 다양한 투자와 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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