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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 초유의 운영 위기···방송 금지에 벌금까지

롯데홈쇼핑, 초유의 운영 위기···방송 금지에 벌금까지

등록 2022.12.02 10:56

수정 2022.12.05 10:48

조효정

  기자

2015년부터 7년 간 법정공방에도 패소유료방송 사상 첫 방송중지 처분 못 막아6개월간 오전 2~8시까지 방송송출 금지

롯데홈쇼핑, 초유의 운영 위기···방송 금지에 벌금까지 기사의 사진

롯데홈쇼핑이 홈쇼핑 사상 초유의 방송 중단 처분을 받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의 법정 공방은 7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업태 둔화, 실적 부진 등 7년 전과는 시장 상황이 판이해진 상태여서 롯데홈쇼핑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과거 재승인 심사를 받기 위해 임직원 비리를 숨긴 대가로 6개월 간 하루 6시간, 오전 2시부터 오전 8시까지 방송송출이 금지된다.

대법원 특별 1부는 지난달 30일 롯데홈쇼핑 '업무정지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다. 롯데홈쇼핑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상대로 방송송출 금지 업무정지 처분 취소를 위해 행정소송을 진행했지만 1·2심에서 패소, 대법원마저 이를 기각했다. 방송중지 시기나 방법 등은 과기정통부가 결정하게 된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7년 전 2015년 롯데홈쇼핑이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회사 임직원 비리 사실을 고의 누락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지난 2014년 신헌 전 롯데홈쇼핑 대표를 비롯한 일부 임직원들이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고 편의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정치권과 정부는 홈쇼핑 방송 재승인 심사 요건을 강화했다. 2014년 5월 국회에서는 홈쇼핑 납품 비리 발생 시 승인을 취소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어 같은 해 6월경 미래부(현 과기부)는 홈쇼핑 방송 재승인 심사 시 납품 비리 등으로 공공성과 공정성을 저해한 채널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방침을 발표했다.

감사원은 2016년 2월 미래부를 감사하며 롯데홈쇼핑을 제재하라고 권고했다. 미래부는 2016년 5월 롯데홈쇼핑에 6개월간 매일 황금시간대인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영업을 정지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롯데홈쇼핑이 과중한 처분이라며 행정소송을 냈고, 법원은 부정한 방법으로 재승인을 얻은 것은 인정하지만 제재가 과도하다며 미래부의 처분을 취소했다.

미래부는 과기부로 명칭을 바꾸고 2019년 5월 롯데홈쇼핑에 매일 오전 2시부터 8시까지 총 6시간 동안 방송 송출을 금지하는 영업 정지 처분을 내렸다. 롯데홈쇼핑은 두 번째 영업 정지 처분에도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이 이뤄진 2020년 10월 서울행정법원은 과기부 손을 들어줬다. 이후 롯데홈쇼핑은 2심과 상고심에서도 패소했다. 7년의 법정 갈등 끝에 롯데홈쇼핑은 범죄 사실 고의 누락 대가로 반년간 새벽 시간대 방송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이는 유료 방송 업계서 처음 있는 일이다.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도 홈쇼핑 방송 재승인심사 과정에서 허위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비자금을 조성해 로비한 혐의로 징역형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는 1일 오전 강 전 사장의 업무상 횡령, 방송법 위반 등에 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1·2심은 강 전 사장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롯데홈쇼핑에 대해서는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강 전 사장은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전현직 임직원의 처벌 내용을 축소·누락한 사업계획서를 미래부창조과학부에 제출한 혐의와 심사위원 결격 대상자인 박모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이름을 뺀 허위 명단을 미래부에 제출해 재승인 심사 처리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강 전 사장은 임직원 급여를 부풀려 차액을 받는 식으로 비자금을 만들어 2억3000만원을 개인적으로 쓰는 등 회삿돈 6억8890만원을 빼돌린 혐의(횡령), 2016년 6월 검찰이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하자 비서를 시켜 개인 컴퓨터에 있는 일정과 업무 파일을 지우도록 시킨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았다.

이번 판결로 유통업계는 롯데홈쇼핑의 상황이 더욱 열악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데믹 전환으로 코로나19 사태 초기보다 업계 전반적으로 매출 및 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했고, 라이브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공세 심화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매년 급증하는 송출 수수료는 홈쇼핑 업계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롯데홈쇼핑 실적은 타사보다 더욱 악화했다. 롯데홈쇼핑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21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11% 감소했다. GS리테일 홈쇼핑사업부 영업이익(262억원)이 약 7% 가량, 현대홈쇼핑(292억원)이 약 2% 가량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훨씬 더 큰 수치로 하락한 것이다.

새벽 시간 방송정지로 매출 타격 또한 불가피해졌다. 일반적으로 오전 2시부터 6시는 심야방송 재방송, 6시부터 8시까지는 정규방송이 편성된다. 새벽 시간대 매출은 전체의 10% 수준이지만, 이 시간대에 올리는 일 매출은 상위 사업자 평균 수억 원 정도다. 또 오전 8시 이후 프라임 시간대 시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무시할만한 수치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롯데그룹 내 악재가 있는 상황에서 영업정지까지 이뤄지면서 롯데홈쇼핑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은 롯데홈쇼핑에 운영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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