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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물산, 리스크 안고 그룹 '지갑' 자처

롯데물산, 리스크 안고 그룹 '지갑' 자처

등록 2022.11.18 10:33

수정 2022.11.18 11:04

조효정

  기자

롯데건설과 1500억 규모 자금보충약정 체결시그니엘 임대 등으로 안정적 현금창출력 보유다만 신용 등급 전망 안정적→부정적으로 변경

롯데물산, 리스크 안고 그룹 '지갑' 자처 기사의 사진

롯데물산이 신용도 강등 위기에 빠진 그룹사 자금줄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최근 건설업계의 자금유동성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물산은 롯데건설과 1500억 규모의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물산은 롯데건설 지원으로 신용등급강등 리스크를 껴안게 됐다. 롯데건설의 자금 구원투수로 나선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이 하향될 것으로 전망되며 그 파급 효과가 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실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7일 재무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롯데그룹 계열사 대부분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롯데물산(AA-)의 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부정적'이란 평가는 당장 신용등급 자체를 강등하진 않더라도 1~2년에 걸쳐 재무상태를 주시하면서 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롯데그룹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롯데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 유상증자에 롯데케미칼(876억원), 호텔롯데(861억원), 롯데알미늄(199억원)이 참여했다. 여기에 직접 자금을 대여해 준 계열사는 롯데케미칼(5000억원)과 롯데정밀화학(3000억원), 롯데홈쇼핑(1000억원)이다.

이러한 행보의 일환으로 롯데물산은 지난 16일 해당 차입에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했다. 롯데물산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자금난 극복을 위해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1500억원을 차입했다. 자금보충약정은 회사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다른 회사가 돈을 빌려주거나 출자하기로 하는 약정이다. 롯데건설이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빌린 1500억원을 갚지 못할 경우 자금보충인으로서 롯데물산이 롯데건설에 차입해주게 된다.

총 1500억원에 대한 차입기간은 1000억원 1년만기, 500억원 3개월 만기다. 약정 금액은 대출금의 120%인 1800억원, 기간은 은행에 상환 완료 시까지다. 롯데물산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2년 3분기 기준 2340억5000만원이다. 1500억원은 해당 자산의 약 64%에, 1800억원은 약 77%에 달하는 금액이다.

앞서 롯데물산은 호텔롯데·롯데쇼핑의 투자금 회수에도 도움을 준 바 있다. 지난 4월 베트남 롯데센터 하노이를 소유한 '코랄리스' 지분을 주요 계열사로부터 총 1353억원에 매입했다. 2009년 롯데그룹이 계열사 롯데자산개발을 앞세워 코랄리스 지분 100%를 인수한 후로 베트남에 롯데센터 하노이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이후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 코랄리스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각각 8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다. 롯데물산이 1353억원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호텔롯데·롯데쇼핑은 코랄리스에 투입한 자금을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롯데물산이 그룹 내 자금줄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배경에는 자사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이 있다. 롯데물산은 현재 주 수익원인 롯데월드타워 임대사업이 안정적 궤도에 올랐고, 현금흐름도 나쁘지 않다는 평을 받는다.

롯데물산은 지난해 6월 롯데월드타워 지분을 전량 사들였다. 종전 롯데월드타워는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 각각 10%, 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터라 분양 수익을 공유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롯데물산이 롯데타워월드의 지분을 모두 사들이며 실적개선을 이뤘다. 롯데물산의 지난해 분양 매출은 전년 대비 91.1% 늘어난 4513억원에 달한다. 현재 롯데월드타워 오피스 공실률이 0% 정도다.

성장동력도 우수하다. 부동산 관리 역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롯데그룹의 주요 사업인 '유통'과의 시너지도 낼 수 있어 물류센터 개발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롯데물산은 롯데자산개발의 자산관리사업을 76억원에 양수하면서 새 먹거리를 확보한 바 있다. 부동산 시설 관리에서 나아가 임대 및 재무, 인력관리까지 총괄하는 PM까지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임대수익에 온전하게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실정이다. 롯데물산은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42.8% 감소한 1159억509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0억4662만원으로 3.9% 줄었다. 올 초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5년 만에 분양을 마무리함에 따라 잔금과 등기 이전 등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물산의 고정 수익이라고 볼 수 있는 쇼핑몰의 임대료 등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데다, 롯데그룹사의 현금 유동성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위해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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