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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호실적 이끌지만···이재용 뉴삼성 체제 변수

부동산 건설사 임기 만료 앞둔 건설사 CEO 성적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호실적 이끌지만···이재용 뉴삼성 체제 변수

등록 2022.11.15 14:39

장귀용

  기자

해외실적 등 힘입어 3분기 깜짝 실적 이끌어이재용 회장 시대 '뉴삼성' 체제서 역할 주목삼성 미전실 부활 등 그룹 영향 받을 수도사망사고 주택사업 수주 부진 등 숙제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호실적 이끌지만···이재용 뉴삼성 체제 변수 기사의 사진

이재용 회장 체제의 삼성그룹이 '뉴삼성' 비전 실현의 일환으로 지주회사격인 삼성물산의 인적분할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업계의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물산의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건설부문의 변화와 그 수장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인다. 업계와 회사 안팎에서는 조직개편을 명분으로 한 깜짝 대표이사 교체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14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예년과 비슷한 시기인 오는 12월 초~중순 사이 사장단 정기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력 사업부의 경영진 교체가 있었던 만큼 변화폭이 크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사정이 다르다. 이재용 회장이 구상하는 '뉴삼성' 시대에 발맞춘다는 의미에서 임기 3년 차인 오세철 사장을 교체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현재 업계선 옛 미래전략실 출신들의 약진을 점치고 있는데, 이 경우 기술직 출신인 오 사장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근 재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도 오세철 사장의 거취를 좌우할 수 있다. 현재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을 사업지주와 금융지주로 나누면서 인적분할을 단행할 수 있다는 것. 이재용 회장과 그룹 수뇌부가 삼성물산의 인적분할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조직개편을 이끌고 분리된 새 조직을 맡을 새 대표이사를 임명할 수도 있다는 것.

실적 등을 두고 엇갈리는 업계의 평가도 오세철 사장에겐 숙제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나고 해외에서의 수주 실적이 늘어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국내선 지나치게 그룹 내 발주물량에 기대는 모습을 보였고, 주택부문 등에선 경쟁을 피하고 몸을 사리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치상으로의 실적은 확실히 좋아졌다. 오세철 사장이 이끄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324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은 이에 힘입어 각 부문 총합 영업이익 약 8000억원을 올리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해외에서의 성과도 눈에 띈다. 오세철 사장은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 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두바이 등 해외현장을 거쳐 글로벌조달실장까지 지낸 '해외통'이다. 오 사장은 대표이사직에 오른 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해외사업 현장을 직접 발로 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추진 중인 네옴 프로젝트에도 참여의지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오세철 사장의 취임 첫해인 지난해 해외에서 약 8조3500억원을 수주하면서 업계 1위를 달성했다. 이는 1년 전인 2020년 실적의 153%에 해당하는 수치다. 올해에도 3분기까지 3조5570억원을 수주하면서 선방하고 있다.

주택사업에서의 부진은 숙제다. 삼성물산 주택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2020년 5313억원에서 작년 2513억원으로 52.7% 가량 줄었다. 올해는 공사비 기준 1조4934억원을 수주했는데, 10대 건설사 중 최하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업계에선 삼성물산이 수주경쟁을 지나치게 피한 탓에 주택에서 실적을 제대로 올리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업계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올해 초 한강맨션을 비롯해 동작구 흑석9구역 부산 금정구 부곡2구역, 울산 B-04구역 등에서 직원을 파견까지 해놓고 입찰에 불참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명분으론 클린수주환경 미확보, 사업성 부족 등을 내세웠지만 그룹의 눈치를 너무 본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라고 했다.

지난달 말 발생한 추락 사망사고도 오세철 사장에겐 부담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10월 24일 서울 월드컵대교 건설현장에서 추락 방지용 안전망을 설치하던 하청업체 직원 2명이 추락해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1명은 자력으로 탈출에 성공했지만, 1명은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다. 노동부는 삼성물산의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수사 중이다.

한편 삼성물산은 오 사장의 전임자들인 최치훈‧이영호 사장의 거취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 전임 사장은 현재 대표이사 직위를 비롯한 모든 직함을 내려놓은 상태지만, 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연봉도 각각 16억원과 11억원으로 사내 1, 2위다. 두 사람 모두 '삼성물산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삼성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치훈‧이영호 두 전임 사장은 그룹 내 핵심으로 꼽히는데다 사실상 이재용 회장 승계와 관련해 '총대'를 멘 사람들이다. 재판이 진행 중인데 부회장으로 승진을 시키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고문으로 물리기에도 부담이 있다"면서 "두 전임 대표이사가 현직을 유지하고 있는데, 오세철 사장의 거취를 바꾸는 것도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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