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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이 쏘아올린 로켓배송, 혁신 물류 모델 입증했다

김범석이 쏘아올린 로켓배송, 혁신 물류 모델 입증했다

등록 2022.11.10 09:14

수정 2022.11.10 09:33

신지훈

,  

조효정

  기자

쿠팡, 로켓 출범 8년만에 첫 영업이익 달성김범석 의장 "독보적 물류 네트워크가 낳은 결실"고객 수·구매력 증가에 중소상공인 매출도 신장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쿠팡이 2014년 로켓배송 시작 후 8년 만에 1000억원대의 첫 영업이익을 내며 드라마틱한 반전을 썼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수익성 개선'에 대한 포부를 드러낸지 1년여 만에 '흑자전환' 성과를 낸 것이다. 7조원에 근접한 사상 최대 매출까지 기록하며 성장과 내실을 모두 다지는데 성공했다.

로켓배송 론칭 후 6조원에 이르는 누적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온 이른바 '쿠팡식 비즈니스'가 지속가능한 모델임을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범석 의장 "기술·풀필먼트·최종배송 통합 물류가 비결"=쿠팡이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5조3850억원) 대비 27% 증가한 6조8383억원(분기 환율 1340.5원)을 기록했다. 이는 원화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달러 기준 매출은 지난해 46억4470만달러와 비교해 10% 증가한 51억133만달러를 기록했다.

쿠팡은 3분기 영업이익 1037억원(7742만달러), 당기순이익 1215억원(9067만달러)을 기록하며 2014년 로켓배송 론칭 후 첫 분기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3억1511만달러(3653억원), 순손실 3억2397만달러(3756억원)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드라마틱한 성과다. 장 마감 후 발표한 흑자 전환 소식에 쿠팡 주가는 이날 오전 시간 외 거래에서 8.41% 상승하며 17.66달러에서 거래됐다.

쿠팡은 지난해 3월 상장 후 지난 1분기까지 2500~5000억원대 손실을 냈다. 하지만 올해 1분기(2억570만달러)에 이어 2분기(6714만달러) 적자를 연달아 줄였고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 의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시작됐지만 쿠팡은 성장세는 지속됐다"며 "모든 카테고리에 거쳐 강력한 소비 증가세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쿠팡이 이번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올 들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해온 결과다. 쿠팡은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으로 1분기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프레시·마켓플레이스) 분야 흑자(287만 달러)를 낸 데 이어 2분기엔 835억원(6617만달러)의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순이익을 냈다.

이번 3분기는 전분기와 비교해 200% 가량 증가한 2613억원(1억 9500만달러)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억743만달러 손실을 낸 점을 감안하면 반전에 가까운 개선을 이뤘다.

김 의장은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자동화 기술에 기반한 물류 네트워크'를 이번 실적의 원동력으로 뽑았다. 쿠팡의 물류 인프라는 축구장 500개 크기로, 이는 뉴욕의 센트럴 파크보다 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지역에 신선식품 유통을 확대하면 재고 손실이 늘어나게 마련인데 쿠팡은 '머신 러닝' 기술 기반의 수요 예측으로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지난해와 비교해 50% 줄였다"고 밝혔다.

쿠팡 배송센터 모습. 사진=쿠팡 제공쿠팡 배송센터 모습. 사진=쿠팡 제공

이어 "물류 전 과정을 통합하면서 별도로 (신선식품 배송을 위한)콜드체인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이에 따라 일반 소비재를 배송하는 트럭을 사용해 신선상품을 배송할 수 있게 됐다"며 "배송의 85% 이상을 박스 포장 없이 배송하는 방법으로 포장 폐기물을 줄였고, 이에 따라 배송 차량의 운행 횟수도 줄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 의장은 "기술, 풀필먼트 인프라, 라스트마일(최종 배송 단계) 물류의 통합 덕분에 고객과 상품, 서비스와 가격 사이에 존재하는 기존의 트레이드오프(tradeoff·양자택일 관계)를 깰 수 있었다"며 "이로 인해 수백만개의 상품을 무제한 무료 새벽배송(주문 다음날 오전 7시 전 도착)할 수 있었고, 고객은 언제든 반품하고 싶은 상품은 문 앞에 두기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직매입 방식의 로켓배송 상품군(1P) 뿐만 아니라 오픈마켓 상품군(3p)도 계속 확대하고 있으며, 쿠팡의 풀필먼트 물류(FLC)를 사용하는 제트배송 서비스 역시 수십만 입점업체들에게 효율적이고 편리한 로켓배송과 반품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활성고객 1800만여명···20여만 중소상공인들도 '함박웃음'=쿠팡의 고객 수와 구매력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활성고객(제품을 한번이라도 구매한 고객)은 1799만2000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7% 늘어났다. 1인당 고객 매출은 284달러(38만원)로 3% 증가하고 원화 기준으로는 19% 늘었다.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 매출은 49억달러(6조5684억원)로, 원화 기준 28% 신장했다. 이는 한국의 상품 이커머스 시장보다 4배 빠른 성장세다. 쿠팡플레이·쿠팡이츠·해외·핀테크 등 신사업(developing offering) 부문의 조정 EBITDA 손실은 지난해와 비교해 50% 줄어든 4430만달러(593억원) 기록했다.

김 의장은 "신사업 부문의 원화 기준 매출은 10% 성장했rh, 매출 총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거의 4200만 달러 증가했다"며 "신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신시장에서 고객 혁신을 펼쳐나갈 잠재력이 있다. 소규모 투자에서 시작, 원칙에 입각한 장기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쿠팡의 성장에 힘입어 국내 중소상공인들도 크게 성장했다고 역설했다.

그는 "입점 파트너의 70% 이상이 연 매출 250만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중소상공인다. 당사는 해당 업체들에게 최고의 성장 기반이 됐다고 믿는다"며 "오프라인 판매처에서 소외된 수만 곳의 중소기업과 혜택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실제 쿠팡의 입점 소상공인은 올 3분기 전년 대비 25% 늘어났고, 이들의 매출 성장률도 같은 기간 140% 기록했다. 지난해 말 쿠팡의 소상공인 파트너 수가 15만70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현 기준 20만여명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쿠팡의 이번 실적이 '쿠팡식 로켓배송 물류모델'의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이번 흑자 전환은 본질적으로 소비자들의 신뢰와 충성도가 높아지며 손익구조가 안정적으로 개선되는 것을 증명했다"며 "지역의 작은 소상공인들이 온라인을 통해 전국단위 매출을 올리는 새로운 상생 모델을 보여준 한편, 글로벌이커머스 둔화 속에서 한국 혁신 기업의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 물류대학원 교수는 "이커머스 물류산업의 본질은 자동화 물류 네트워크만으로 저절로 돌아가는 '플라이휠'(flywheel)을 구축하는 것이며, 이번 실적은 쿠팡만의 혁신적인 물류 네트워크가 작동한다는 믿음이 결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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