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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킹달러'에 컨센 40% 웃돌았는데···마냥 못 웃는 이유

LG엔솔, '킹달러'에 컨센 40% 웃돌았는데···마냥 못 웃는 이유

등록 2022.10.25 07:00

이세정

  기자

3Q 잠정실적 매출 90% 늘고 영업익 흑전고환율 효과···美 투자비 늘어 부담↑ '양날의 검'IRA 대표 수혜기업 불구, 중국 원재료 의존도 높아매년 조단위 현금 빠지는 곳간 탓 주주환원 어려워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다. 고환율과 핵심 소재 판가 전가, 출하량 증가라는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여기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까지 맞물리면서 고공 성장을 기대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하지만 우호적인 경영환경만은 아니다. 대규모 해외 공장 투자가 계획된 상황에서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수록 비용 부담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주주환원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잠정실적을 공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6일 컨퍼런스콜과 함께 사업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7조6482억원, 영업이익 52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0%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수치다. 특히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을 크게 웃돌았다. 컨센서스는 매출 6조1000억원, 영업이익 3820억원 수준이었지만, 이보다 각각 25%, 37% 높은 실적을 경신한 셈이다. 또 2020년 12월 출범한 이후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이기도 하다.

누적 기준으로 매출은 27% 성장한 17조611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41% 늘어난 9763억원으로 나타났다. 아직 1개 분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매출은 작년 연간 매출(17조8519억원)과 유사한 수준을 그리고 있고, 영업이익은 이미 연간 실적(7695억원)을 뛰어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환율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1261원이던 평균 달러화 환율은 3분기 1340원으로 6% 가량 상승했다. 전체 매출의 67%가 수출에서 발생하는 만큼, 환율 10원이 오를때마다 약 100억원 가량의 이익이 쌓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약 800억원 가량의 환율 효과가 반영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판가 연동 메탈 범위를 기존 리튬과 니켈, 코발트 3가지에서 알루미늄, 망간, 구리 총 6개로 늘렸다. 원재료가와 판가 연동 효과가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강화됐다. 이와 함께 3분기부터 자동차 반도체 공급부족 이슈 해소에 따른 북미 자동차 업체는 물론, 주요 고객사의 판매량이 개선되면서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말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기준 증권사들이 예상한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7조4688억원, 영업이익 5022억원이다. 주요 고객사인 GM과 폭스바겐 포드, 테슬라 등의 신차 판매가 지난달부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특히 GM과 설립한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조만간 본격적인 공장 가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더욱이 LG에너지솔루션은 IRA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 정부는 현지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배터리 광물·소재를 일부 사용한 배터리여야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에 2025년까지 230Gwh 이상의 캐파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투자가 진행 중이거나, 투자 계획이 잡힌 금액만 1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현 상황이 LG에너지솔루션에 유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에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단독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총 1조7000억원을 투자하는 이 공장의 경우 당초 2분기 착공 예정이었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환율과 금리 인상 등을 이유로 애리조나 공장 건설 시점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원재료 생산과 공급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탓에 IRA 조건을 맞추기가 까다롭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10년간 중국에 6조5000억원의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일례로 지난 7월에는 중국 1위 코발트 정련업체인 화유코발트와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합작법인(JV)를 설립하기로 했다. 폐배터리를 가공하는 전처리 공장은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 세워진다. 재활용 메탈을 처리하는 후처리 공장 역시 중국 저장성 취저우시에 설립하기로 했다.

보유 현금도 충분치 않다. 1분기 말 별도기준 4조원이 넘던 현금성자산은 2분기 9200억원으로 축소됐다. 외부에서의 자금 조달도 없던 만큼, 3분기 현금성자산 규모는 더욱 위축됐을 수밖에 없다. 매년 수조원의 투자비용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곳간이 여유치 않다는 의미다. 환율이 계속 오를수록 예상 비용보다 실제 소모되는 비용이 늘어나게 되고, 재무구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지속성장을 목표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기는 어렵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당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다만 증권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진단, 목표주가를 60만원대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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