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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교보생명-어피니티 '풋옵션' 항소심 이르면 연말 결론···무게추 어디로?

금융 보험

교보생명-어피니티 '풋옵션' 항소심 이르면 연말 결론···무게추 어디로?

등록 2022.10.21 15:14

수정 2022.10.21 17:41

이수정

  기자

풋옵션 분쟁 항소심 결심공판 11월 23일 예정어피니티-안진 이메일 내용···재판부 해석 주목보험업계 "양측 이해관계 팽팽···장기전 예상돼"

그래픽=박혜수 hspark@그래픽=박혜수 hspark@

교보생명과 어피니티컨소시엄(FI·재무적투자자) 간 풋옵션 공방의 국내 핵심 재판 2심 결과 발표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이번 항소심은 오는 11월 23일 결심 공판이 예정됐고, 최종 판결은 이르면 올해 연말 선고된다.

지난 2월 선고된 1심 판결에선 어피니티컨소 측 완전 승소로 결론이 난 데다, 양측이 1심 때와 다르지 않은 주장을 서로 펼치고 있어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 다만 검찰은 항소심에서 1심 재판부가 놓친 안진회계법인 '조치 없음' 결론 과정에 문제를 적극적으로 지적하는 상황인 만큼 교보생명 역시 항소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지난 9월28일 2심 4차 공판을 열었다. 핵심은 어피니티컨소의 요청으로 교보생명 풋옵션 가격 산정을 담당했던 안진회계법인이 직접 평가보고서를 작성했는지 여부였다.

이날 검사 측은 1심 때와 같이 어피니티컨소가 안진회계법인에 부당한 청탁을 했다는 정황이 담긴 이메일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안진회계법인과 어피니티컨소가 주고받은 이메일에 풋옵션 가격 평가방법이나 평가인자, 최종단가를 협의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했다.

검사 측은 "이는 회계법인이 제공하는 통상적인 '가치평가 서비스 수행기준'을 넘어서는 수준"이라며 "이메일 자료에 결국 소송으로 갈 확률이 높으니 가능한 유리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결과 값을 높이자고 상호 합의한 내용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이메일에서 안진회계사에 평가방법과 풋옵션 가격을 적어주면 내부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등 어피니티 측이 가치평가를 사실상 주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반면 변호인단은 검사 측 주장이 억측이라고 대응했다. 변호인단은 비상장 보험사에 적용할 수 있는 모든 평가방법을 다양하게 검토한 결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어피니티컨소가 제시한 풋옵션 가격이 신 회장 측과 10% 넘게 차이가 날 경우 제3의 평가 기관을 선임해 새로운 가격을 산출해야 하는 계약 내용이 있기 때문에 구태여 공모를 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측 풋옵션 분쟁은 지난 2012년부터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당시 어피니티컨소는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인수했다. 이 때 투자자들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이 지분을 되팔 수 있는 계약(풋옵션)을 체결했고, 약속했던 2015년에 IPO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어피니티컨소는 지난 2018년 10월 28일 풋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비슷한 시기 교보생명 역시 IPO 추진을 공식화 했으나 투자자들은 주당 40만9916원이라는 풋옵션 행사 가격을 주장하면서 신 회장과 갈등을 빚었다. 이 가격을 받아들일 경우 신 회장이 마련해야 하는 돈은 무려 2조원에 달했는데, 이는 신 회장이 가진 주식 전량을 매각해야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가격을 받아들이지 않자 투자자들은 대한상사중재원(ICC)에 중재를 신청했고 최근 신 회장이 주식 매수 의무나 계약 미이행에 대한 손해배상 의무가 없다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중재 판결 이후에도 양 측은 '투자자들이 안진회계법인과 풋옵션 가격을 부풀려 이득을 취할 목적의 공모가 있었다'는 판단을 두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별개로 교보생명은 앞서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감행했으나, 투자자들 간 분쟁이 걸림돌이 돼 결국 좌초됐다. 이를 두고 교보생명은 "어피니티 측이 과도한 풋옵션 가격을 받아내기 위한 몽니를 부린다"고 목소리를 냈다. 반면 어피티니는 신 회장이 IPO는 물론 투자금을 돌려주려 하는지 의심이 든다며, 풋옵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업계는 양측이 완고한 입장을 펼치고 있어 풋옵션 분쟁이 향후 3~5년은 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지금 상황으로는 신 회장과 어피니티컨소 모두 반대편 의견을 수용할 경우 막대한 재정적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의 경우 어피니티컨소가 제시한 풋옵션 가격을 받아들이면 지분을 빼앗겨 적대적 M&A를 당할 수 있다는 것까지 내다보고 있고, 어피니티는 이미 많은 법률 비용을 쓴 데다 풋옵션 가격이 낮춰진다면 투자 원금 정도만 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양측 모두 팽팽하게 맞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만큼 분쟁은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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