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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강북 최고급 주복 갤러리아 포레···꿈에그린 떼고 '포레나', 20년만에 (주)한화로 유턴

부동산 건설사 랜드마크로 보는 건설社 흥망성쇠|한화건설

강북 최고급 주복 갤러리아 포레···꿈에그린 떼고 '포레나', 20년만에 (주)한화로 유턴

등록 2022.10.21 07:10

수정 2022.11.14 16:23

김소윤

  기자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로 하이엔드 브랜드 명성 얻어태평양건설로 출발, 한화에 인수돼 종합건설업 성장2007~2014년 김승연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 오르기도전문경영인 체제 이후 비스마야 펼치는듯 했으나 철수

 강북 최고급 주복 갤러리아 포레···꿈에그린 떼고 '포레나', 20년만에 (주)한화로 유턴 기사의 사진

서울시 성수동 서울숲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인 '갤러리아 포레'는 서울의 대표적인 고급아파트 중 하나다. 예전부터 주로 부자와 유명 연예인들이 사는 곳으로 유명한데 실제 매매가격은 60억원 가까이 이른다. 애초에 분양 당시 상위 1%에 들어가는 고소득층 VVIP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아파트였으며 평당 4535만원에 달하는 최고 분양가로 당시 성동구가 강남구보다 다소 높게 잡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예전에는 고급아파트 하면 도곡동타워팰리스가 먼저 떠올랐는데 이제는 갤러리아 포레가 더 먼저 떠오른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도 그럴것이 갤러리아 포레는 세계 건축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장 누벨(Jean Nouvel)이 실내디자인에 참여해 지난 2011년 준공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프랑스 오페라 하우스, 서울의 리움박물관, 스페인의 아그바타워 등을 건축한 경험이 있는 만큼 그의 손길이 닿은 건축물은 손에 꼽히는 랜드마크가 되기도 했다.

이렇듯 고급아파트의 대명사가 된 갤러리아 포레는 한화건설에서 지어진 것으로 이로 인해 하이엔드 브랜드라는 명성까지 얻었다. 즉 한화건설이 고급아파트를 짓는 노하우는 갤러리아 포레로부터 축적됐으며 갤러리아 및 포레나 브랜드의 입지를 다지는데도 한몫 했으니 한화건설의 역작인 셈이라는 설명이다.

한화건설 역사는 지난 1967년 설립된 태평양건설로부터 시작됐다. 1973년 한국화약에 인수된 후 1977년에는 주식시장에서 상장됐다. 1978년 토목공사업 면허를 따낸 후 아파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1996년 (주)한화에 인수합병돼 건설부문으로 개편된 이후 2002년 물적분할 되며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됐다.

물적분할 이전인 2001년에는 한 동안 한화건설의 대표적 아파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던 '꿈에그린'이 런칭됐다. '꿈에그린'은 전국 분양시장에서 시장을 리드하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건설업계 브랜드로는 드물게 순수한 한글로 이뤄진 브랜드로 당시 친근하고 세련된 이미지로 많은 고객들의 가슴 속을 깊숙히 파고 들었다.

그러다 최근 들어서는 아파트의 고급화가 트랜드로 바뀜에 따라 한화건설은 오랫동안 사용했던 '꿈에그린' 대신 2019년 8월 이후부터는 주상복합 브랜드인 '오벨리스크'와 통합한 '포레나'를 사용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다만 다른 1군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에 비해 사업 확장에 소극적이며 '포레나'로 수주하는 단지 수도 적은 편이다. 과거 '꿈에그린'으로 대거 수주했을 때와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대신 한화건설은 사업규모가 조단위를 넘어서는 공모형 복합개발사업에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하는 것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천안아산역 복합개발, 서울역 북부 복합개발, 대전역세권 복합개발, 잠실 마이스 복합개발 등은 한화건설이 뛰어든 사업장들로 한 사업이 최소 9000억 이상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장들이다. 합산으로는 7조2천억원대 규모로 추정된다.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을 본격화함에 따라 매출증가 등 경영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 이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한화건설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애착을 가진 회사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무려 7년간 한화그룹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다. 사실상 김 회장이 한화건설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1977년부터인데 당시 태평양건설(현 한화건설) 시절 그는 해외수주 담당 이사로 입사해 한화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한화건설에 대한 그의 애정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데 작년에 한화건설 미등기 임원으로 7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복귀하면서 부진한 한화건설의 해외 사업에 힘이 실릴지 주목됐다. 두터운 해외 인맥을 통해 한화건설 사업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중에서 김 회장이 애착을 갖고 이끌어 온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의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지에 대해서 말이다. 실제 김승연 회장은 지난 2012년 80억불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수주를 계기로 이라크 정부와 두터운 신뢰를 형성한 바 있다. 한화건설은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를 시작으로 2015년 사회시설기반공사까지 수주하며 이라크에서 입지를 쌓아왔다.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 약 10만 가구의 주택 및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것으로, 총 계약금액은 101억2천만달러(약 12조4천억원)로 역대 최대 해외 수주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012년 김 회장은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100여명의 이라크TFT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 차례 이라크 현지를 방문하며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의 수주를 진두지휘했다.

여기에 한화건설은 100억불 규모의 추가 재건사업을 수주할 경우 연인원 73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장기적으로는 이라크 내 한국기업의 위상이 제고돼, 2017년까지 310조원 규모로 발표된 이라크 재건사업 수주에 있어 국내 기업들의 선점효과가 기대됐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악재가 찾아오면서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020년 초부터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영향으로 비스마야뿐만 아니라 해외 전체 사업의 진행이 어려워지면서 한화건설 실적에도 부담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라크 주택사업 중단 지속 영향에 영업성 판관비와 하자보수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이 당시 약 300억원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지난 2020년 4분기 당시 영업손실 5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또 제때 공사비를 받지 못하는 등 이라크 발주처와 갈등을 겪어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작년 김 회장이 작년에 가까스로 한화건설 복귀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으나 결국 이달 10월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론 내렸다. 발주처인 이라크 정부로부터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향후 발생할 부실을 미리 차단하려는 조치라는 게 한화건설 측 설명이다.

또 현재 한화건설은 100% 모회사 ㈜한화에 흡수합병이 예정돼 있다. 비스마야 사업 포기는 합병공시를 통해 알려졌다. 합병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해외공사의 계약상 지위와 권리, 의무 등을 승계하기 위해서는 발주처의 동의가 필요하다. 한화건설은 공시를 통해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는 합병 절차에 대해 부동의 의사를 전달하였다"며 "이에 회사는 비스마야 사업 공사대금 지급 지연과 미지급 등 계약 위반을 이유로 위원회에 계약해지 통보를 하였다"고 밝혔다. 이라크가 동의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한화의 합병이 중단되지는 않는다. 한화의 선택지가 이미 공사 포기 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이 때부터 어느정도 예상된 바였다. 실제 이번 합병에 대해 이라크는 동의해주지 않았고 한화는 공사 포기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한화가 자회사인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키로 발표하면서 지주회사 전환에도 속도를 낼지 주목되고 있다. ㈜한화는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을 합병함에 따라 계열사 간 발생하는 거래비용을 줄이고 중복되는 업무를 정리해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한화건설의 합류는 에너지·소재·장비에 집중한다는 ㈜한화의 계획에 인프라 역량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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