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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첫 중대재해법 적용될까···화일약품 공장화재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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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명 사상자 발생, 안전관리 등 위법 사항 여부 조사 중
폭발 위험 높은 의약품 공장, 관리·감독 까다로워
업계 "예의주시 중···규제 강화시 막대한 비용 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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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박혜수 기자

최근 공장 화재로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화일약품이 제약업계 최초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적용을 받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는 아직 화일약품측의 과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조사과정을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 규제가 까다로워지는 등 파장이 확산될 수 있어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2시께 경기도 화성시 향남 상신리에 위치한 화일약품 공장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해 현장에 있던 근로자 1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을 당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경찰은 어제(4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합동감식을 진행한 결과, 지상 3층의 반응기에서 아세톤 물질이 유출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당시 이 반응기에서는 아세톤과 다른 화학물질을 혼합해 의약품 원료를 제조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는데, 작업자들이 이 반응기 하단의 메인 밸브를 수리하던 중 내용물과 함께 내부에 있던 유증기가 유출됐고 이후 알 수 없는 점화원에 의해 폭발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합동 감식을 종료하고 본격적인 사고 원인 분석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작업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화재 안전 관리에 위법 사항이 있었는지 등도 살펴보고 있다. 고용노동부도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하고 이번 사고에 중대재해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올해 1월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중대재해는 ▲사망자 1명 이상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의약품 원료 등을 제조‧판매하는 화일약품은 올 6월 기준 152명이 근무하고 연간 1100억원의 매출을 내는 중견제약사로, 중대재해법 대상에 포함된다.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기업이 무조건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적절한 재해 예방조치나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면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가 처벌을 받는다.

만일 화일약품이 중대재해법으로 처벌받게 된다면 제약업계에서는 최초 사례가 된다. 의약품 제조 공장은 엄격한 규제 하에서 관리되기 때문에 큰 사건사고 발생률이 높지 않다. 그렇더라도 화학물질 등을 다루다보니 폭발이나 화재 사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맞는지, 회사측의 과실이 있었는지는 조사 추이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제약 공장은 워낙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어 사고 발생률이 높지 않지만, 화학약품을 다루기 때문에 위험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관계자도 "화학공장은 항상 폭발 위험이 있다. 회사에서 얼마나 안전관리에 신경을 썼는지, 교육을 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단순히 사람이 죽어서 법의 대상에 오르는 게 아니라 개인의 부주의 때문이었는지, 예방할 수 있었는지 등이 고려될 것"이라고 했다.

업계는 향후 경찰조사와 정부 결정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대재해법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선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계에 특별한 움직임은 없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법이 적용된다고 하면 업계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고, 해당 사고를 계기로 관리‧감독 등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렇게 되면 인력이나 시스템 등을 손봐야한다. 막대한 비용이 수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가장 엄격하게 관리하는 게 방폭설비다. 폭발 위험이 있는 유기성 물질 등을 취급할 경우 폭발 방지 설비를 구축하도록 돼 있다"며 "우리는 의약품 수출을 위해 설비를 다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어느 정도 리스크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최근 국내 제약업계는 지속가능경영 및 글로벌 사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EHS(환경·보건·안전) 활동을 강화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의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EHS 시스템과 최신 IT 기술을 접목해 최적의 환경보건안전 관리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의 공정안전관리(PSM) 심사에서 최우수 등급인 'P(Progressive)'를 획득하기도 했다. PSM은 정부가 중대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위험 설비 및 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의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관리하는 제도다.

에스티팜의 반월공장 또한 지난 5월 이뤄진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에서 '무결점(No Action Indicated)' 등급을 획득했다.

종근당 천안공장 생산본부도 EHS 전담팀을 직속으로 두는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안전보건실을 신설하고 정기적인 작업환경 점검과 공정·설비 개선으로 화학물질 노출 수준을 '낮음'(법적 기준 대비 15% 미만)으로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현장 작업자들의 건강진단 모니터링과 사후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직업성 질환을 예방하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 등이 국내 공장을 실사할 때 가장 많이 보는 것이 EHS다. 그중에서도 '안전'을 가장 중요시 한다"며 "계속해서 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이유도 작업시간을 단축해야 사고 위험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이런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기준을 맞추고 안전관리 등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유수인 기자 s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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