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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銀, 21년만에 대우조선 판다···"돌고돌아 한화 품으로"

産銀, 21년만에 대우조선 판다···"돌고돌아 한화 품으로"

등록 2022.09.26 17:04

수정 2022.09.26 17:47

정단비

,  

차재서

  기자

산은, 한화그룹과 '대우조선 M&A' 잠정합의추가 입찰 없으면 한화그룹이 '2조 유상증자' 강석훈 "민간 대주주 맞아 경쟁력 강화 기대"

KDB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한화그룹 2조원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 체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 개시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이날 대우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KDB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한화그룹 2조원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 체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 개시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이날 대우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장장 21년에 걸친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작업에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차세대 사업으로 방산 부문을 육성하는 한화그룹이 현대중공업과의 통합 무산 후 표류 중인 대우조선의 새 주인을 자처하고 나서면서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대우조선의 정상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유치 방안을 확정지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번 거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이뤄진다. 인수예정자, 즉 한화그룹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맺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구조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이 진행하는 총 2조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원, 한화시스템이 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사가 1000억원 등을 투자한다. 거래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은 49.3%의 지분율로 최대 주주에 올라서고, 산업은행은 28.2% 지분을 든 2대 주주로 남게 된다.

산업은행은 오는 27일부터 3주간 대우조선에 대한 입찰의향서를 접수하고, 최대 6주간 한화와 잠재투자자를 대상으로 상세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투자자 선정 후 본계약을 맺고, 기업결합과 방산 승인 등 거래 관련 국내외 인허가가 떨어지면 약속된 증자를 실시해 거래를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한화 측은 우선협상자로서 투자우선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후속 참여자의 입찰 조건과 한화의 우선권 행사 여부 등에 따라 대우조선의 최종 투자자가 결정된다.

이번 거래는 산업은행과 한화 측 모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그간 산업은행 측은 적당한 인수자가 나타나면 대우조선과 같은 구조조정 기업을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2019년 야심차게 추진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통합 작업이 연초 EU(유럽연합)의 반대로 무산되자 대안을 찾느라 고심하던 터였다. 무엇보다 EU 측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의 독과점을 우려해 삼성중공업 등 동종 업계로의 매각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대우조선이 방산 부문을 영위하는 탓에 '통매각'이 아니라면 인수자를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 대우조선을 상선과 특수선으로 나눈 뒤 특수선 부문은 국내 기업에, 상선 부문은 해외 기업에 넘기는 방안 등이 거론되자 회사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분할 매각은 곧 해외 매각을 의미하는데, 중국이나 싱가포르 자본이 이를 사들일 경우 LNG선 기술이 유출돼 조선업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가운데 한화로의 매각이 확정되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대우그룹이 외환위기로 붕괴한 직후인 1999년 대우조선을 맡아 관리했다. 회사가 워크아웃(채무조정)을 졸업한 2001년부터는 민영화를 추진해왔다.

한화에도 여러모로 유익한 거래가 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글로벌 2위 조선소이자 특수선 부문에 전문성을 지닌 대우조선의 합류로 이들의 신성장 동력인 방산 부문의 구조가 한층 두터워질 것으로 기대돼서다.

게다가 한화는 16년 전의 30% 수준에 불과한 가격에 대우조선을 손에 넣는 셈이기도 하다. 이들은 2008년에도 한 차례 대우조선 인수를 시도했으나 도중에 포기한 바 있다. 회사의 몸값이 6조5000억원 정도로 높게 책정된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자금 조달과 잠재 부실 우려가 동시에 불거졌기 때문이다.

국책은행으로부터 수주나 자금 조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한화엔 다행스런 부분으로 지목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대우조선에 이뤄진 기존 금융지원 방안을 연장할 계획이다. 거래종결일로부터 5년간 대출과 선수금 환급 보증(RG), 2조9000억원 규모 크레딧 라인(일종의 한도대출) 등 기존 금융지원을 유지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의 경우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체제 아래에서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포함한 근본적인 경쟁력 개선에 한계가 있다"면서 "매각 시기 실기로 인해 더 큰 손해를 본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의하며 신속한 매각을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다면 한화는 대우조선 앞으로 2조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되면 2001년 워크아웃 졸업 후 현재까지 21년간 산업은행의 품에 있었던 대우조선이 민간 대주주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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