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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자랑한 QD-OLED···IFA서 구석자리 신세 왜?

삼성전자가 자랑한 QD-OLED···IFA서 구석자리 신세 왜?

등록 2022.09.06 10:17

김현호

  기자

6일 IFA 폐막···기대 모은 QD-OLED TV '찬밥 신세'"LCD 패널값 최저"···LCD 기반으로 TV 만드는 삼성 호재패널 공급사 삼D, 증설 꺼려···중장기 전략에 QD-OLED 없어"패널 양산 얼마 안 됐고 생산능력 키우기보다 제품 완성도 높여야"

55인치 4K 삼성 QD-OLED TV 사진=삼성아메리카 캡쳐55인치 4K 삼성 QD-OLED TV 사진=삼성아메리카 캡쳐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가 6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한국 기업은 역대 최대 규모인 160개사가 참여했으나 기대를 모았던 삼성전자의 QD(퀸텀닷)-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존재감은 미미했다. 유럽은 세계 최대 TV 판매 국가라 세트업체의 대대적인 홍보가 이뤄지는데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는 평가다.

QD-OLED TV는 삼성전자가 키우는 차세대 주력 모델이다. 지난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직접 선택하며 QD 디스플레이 투자를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번 전시에선 부스 투어에서도 소개되지 않았고 전시장 한편에는 별다른 설명 없이 제품만 놓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현재 업황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QD-OLED TV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력 제품이 LCD(액정표시장치) 패널로 제작되는데 올해 원자재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패널 생산량도 소규모에 그치고 있지만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증산을 꺼려하는 분위기다.

◆무너지는 LCD, "내년까지 회복 없다" = 6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55인치 LCD 패널 평균 가격은 97달러를 나타냈다. 1년 만에 5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작년 9월만 하더라도 56달러에 달했던 32인치는 30달러 줄어든 26달러에 그쳤다. 또 43인치 57달러, 65인치는 123달러를 기록해 각각 48%, 52% 이상 떨어졌다.

세트업체의 성수기 시즌인 4분기는 대게 패널값이 반등하는 시기다. 크리스마스, 추수감사절,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이벤트가 있어서다. 더군다나 11월에는 카타르 월드컵도 앞두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TV 수요 회복은 관찰되지 않고 있지만 계절적 성수기로 진입하며 물동량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패널 생산 가동률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가격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DSCC는 "계속되는 공급 과잉, 약한 수요, 공급망 전체에 걸친 과잉 재고로 TV 패널의 모든 크기가 사상 최저 가격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4분기도 L자형 회복을 보이고 2023년까지 회복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DSCC에 따르면 지난 4월 LCD 가동률은 87%를 기록했으나 5월에는 83%로 떨어졌다. 이어 6월은 73%, 7월에는 70%까지 하락했다. 이에 6월 말 기준, LG디스플레이 창고에 쌓여있는 TV용 LCD 패널 재고는 역사상 최고치인 81일에 달했다. 또 가격도 9월까지 매월 4%씩 하락해 3분기 가격은 평균 15.7% 하락할 것으로 예고된 상태다.

QD-OLED 구조 사진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QD-OLED 구조 사진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이미 '찬밥 신세'···QD-OLED 증설 없어 = 이 같은 가격 하락은 LCD 기반으로 TV를 만드는 삼성전자에 호재다. 삼성전자의 주력 TV 모델은 QLED로 LCD 패널에 QD 시트를 덧붙여 만들어진다. 올해 상반기 QLED 판매량 중 삼성의 점유율은 75%에 달했고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도 2019년 이후 매년 40%가 넘었다.

바꿔 말하면 주력 모델의 원가 부담이 하락하고 있어 삼성전자 입장에선 QLED보다 상위 모델인 QD-OLED TV 생산량을 무리하게 늘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 부회장은 올해 초 열린 CES에서 "QD OLED는 마이크로 LED와 네오 QLED 중간에 위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의 QD-OLED는 머리카락 한 가닥 두께보다 5만배 이상 작은 크기의 반도체 입자 QD를 내재화한 패널이다. 백색 발광원에서 나오는 빛을 RGB(적·녹·청색) 컬러필터를 통해 내보내는 LG OLED TV와 차별된 점이다. LCD는 4K 규격인 BT2020 표준을 60% 미만까지 표현하는 반면, QD-OLED는 80% 이상 구현할 수 있다. 또 휘도(화면밝기)가 약 40% 미만인 LCD와 달리 70% 이상을 표현하는 장점이 있다.

패널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QD-OLED 생산에 회의적인 모습이다. 최주선 사장은 지난달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MID 2022' 개막식에서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으나 QD-OLED 증산은 밝히지 않았다. 당시 그는 "8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에 투자하고 VR, AR 시장 대응을 위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라고만 언급했을 뿐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수율(완성품 중 합격품 비율)을 85%까지 끌어올렸으나 월 생산량은 3만장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연말까지 4만장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연간 TV 출하량으로는 100만대 가량에 불과한 수치다. 작년 삼성전자의 QLED TV 판매량이 943만대인 점을 고려하면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QD-OLED 패널은 작년부터 양산되기 시작했지만 TV로 출시된 시기는 얼마 되지 않아 소비자가 사용하는 시간도 몇 달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생산능력을 키우기보다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고객사의 반응과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투자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 건 이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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