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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中, '고르바초프' 사망에 짧은 애도

이슈플러스 일반

中, '고르바초프' 사망에 짧은 애도

등록 2022.08.31 18:57

중국 정부는 31일 외교부 대변인 정례 브리핑에서 제기된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건조하게 애도의 입장을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고르바초프 선생은 이전에 중국·소련 관계 정상화를 추동하기 위해 긍정적인 공헌을 했다"며 "우리는 그의 병사(病死)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짧게 답했다.

관영 통신 신화사를 비롯한 중국 관영 매체들은 부고 기사에서 고인의 행적에 대한 가치 판단을 자제한 채 이력과 장례 일정 등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다만 "소련 최후의 영도자", "소련의 처음이자 마지막 대통령",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마지막 총서기" 등과 같은 기사의 표현은 고인의 집권기에 소련이 붕괴한 측면을 은연중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어 보였다.

냉전 해체의 한 주역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역사적 인물이지만 그에 대한 찬사나 긍정적 평가는 31일 현재 중국 매체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1960년대 국경 충돌과 공산 진영에서의 주도권 다툼으로 알력이 심했던 중국과 소련의 관계가 고르바초프 집권기에 해빙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고르바초프가 중·러 관계에도 긍정적 족적을 남긴 측면은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중국을 이끌어가는 공산당 입장에서는 고르바초프가 상징하는 과감한 정치 개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줄곧 강했고, 그것은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유혈진압을 계기로 중국이 정치적 민주화와 철저히 선을 그으면서 공고해진 측면이 있다.

중국도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의 개혁·개방을 통해 세계 2위 강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지만 급진적이고 전면적인 고르바초프식 정치 개혁은 중국이 피해야 할 '반면교사'로 보는 인식이 강한 것이다.

특히 정치적 자유화 측면에서 개혁·개방 이래 가장 보수적인 중국 최고 지도자로 평가받는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아래 그런 부정적 인식은 중국 공산당 내부와 주류 사회 안에서 더욱 공고해진 것으로 보인다.

민간의 기류를 읽을 수 있는 소셜미디어(SNS)상에서도 고인에 대해 중립 또는 부정적인 평가가 대세를 이뤘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31일 올라온 고르비 사망 관련 댓글 중에는 "그(고인)는 마르크스를 감히 대면할 수 없을 것", "그는 서방의 친구", "둘도 없는 반역자" 등 부정적인 시각을 담은 글이 적지 않았다.

중국의 대표적 관변 논객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31일 웨이보 계정에 올린 글에서 "그는 자기 조국의 이익을 희생해서 서방의 광범위한 칭송을 얻었다"며 소련 붕괴의 영향이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에까지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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