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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판교 사옥 매각 자금 '4000억' 어디에 쓸까

만도, 판교 사옥 매각 자금 '4000억' 어디에 쓸까

등록 2022.08.18 07:00

수정 2022.08.18 08:35

이승연

  기자

2600억 처분이익 발생...제반비용 외 실질 회수액 3500억 규모 예상자율주행 및 전동화 전환 위한 투자 재원 가능성...'23년 매출 7조 계획 일환차입금 확대에 신용등급 및 전망 조정 리스크 등장...채무 상환 통한 재무개선에 '무게'

만도, 판교 사옥  매각 자금 '4000억' 어디에 쓸까 기사의 사진

만도가 판교 사옥 매각으로 40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쥔 가운데 이를 어디에 사용할 지 관심이다. 전동화 및 자율주행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방점이 찍히지만, 계속된 투자로 재무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차입금 상환 목적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한라그룹 자동차 부품 계열사 만도는 최근 판교에 위치한 '글로벌 R&D센터(판교 사옥)'를 그룹 계열사 한라리츠운용의 '에이치엘제2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처분 예정 일자는 이달 31일이며, 처분금액은 4000억원이다. 판교 사옥의 장부가액이 1400억원임을 감안할 때, 만도는 이번 매각으로 약 2600억원의 처분이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만도는 판교 사옥을 매각하면서 거래 상대방인 에이치엘제2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보통주 300억원을 출자해 지분 15%를 취득했다. 또 해당 회사와 7년 간의 장기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임대차 계약에 따른 리스부채가 연간 1100억~1200억원으로 추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만도가 해당 부동산 매각으로 건지는 자금은 약 3500억원 선이다.

그렇다면 만도는 이 돈을 어디에 쓸까. 현재로선 투자 재원으로 쓸 가능성이 높다. 만도는 요즘 자율주행 및 전동화 사업 전환에 여념이 없다. 이를 위해 지난해 물적분할을 통해 자회사 HL클레무브를 신설,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미·중국 진출을 고려하고 있으며,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있다.

또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에 계속해서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차량용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드림에이스에 20억원을 투자했다. 셀 단위로 배터리의 최적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 엘리먼트에너지와 미국 전장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소나투스에 각각 100만달러(약 13억원) 350만달러(45억원)를 투자하는 등 현재까지 총 25개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만도의 잇단 투자는 2023년 7조원, 2025년 9조 60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제시하면서 전장부품 비중을 2023년 66%에서 2025년 69%로 올리고 친환경차 비중은 26%에서 33%로 확대한다는 계획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이 6조원인 점을 고려할 때 2023년 목표 금액인 7조원을 맞추기 위해 추가 투자를 통해 몸집을 불릴 가능성이 높다.

출처=한국기업평가출처=한국기업평가

계속되는 투자로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차입금 상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차입금이 2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2018년 대비 불과 5년 만에 1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자산 규모가 늘면서 부채비율은 100% 후반대에 머물고 있지만, 현 투자 계획대로라면 곧 200% 돌파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당장은 신용등급 하향 및 전망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기업평가는 만도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하향 트리거로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 3.0배 초과 지속△차입금 의존도 33% 초과 지속을 제시했다. 작년 말 기준 해당 지표는 각각 2.3배, 38%로 차입금 의존도 지표는 이미 하향 트리거에 도달해 있다.

신용등급 강등 및 전망 조정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판교 사옥 매각 자금을 투자 재원보다 재무개선에 활용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만도가 올해 내로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부채는 각각 1514억원, 4079억원에 달한다. 차입금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만큼 추가 시장성 조달 보단 판교 사옥 자금과 7000억원에 이르는 현금성 자산 일부를 활용해 이를 충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형자산 처분에 따른 자본 확충과 차입금 상환으로 인한 부채가 감소하면서 만도의 부채비율은 현 수준에서 20%p(포인트), 차입금 의존도는 3~4%p(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한기평은 보고 있다. 이 경우 하향 트리거를 탈피하는 재무레버리지를 확보하게 되면서 만도는 신용도 강등 리스크를 벗어나게 된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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